경영평가는 어디가고 뜬금없는 지배구조 의견서?
경영평가는 어디가고 뜬금없는 지배구조 의견서?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9.05.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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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평가는 어디가고 뜬금없는 지배구조 의견서? 

 

  “KBS 이사회 구조를 7:6으로 개편하고 특별다수제를 수용하되 여권에서도 과거 여권시절 추진하던 수신료 인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이러한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현행이사회 구조(7:4)와 사장선출방식을 그대로 두되, 3:2 비율의 준상임이사제를 도입하고, 부사장 2자리 중 1자리를 야권이사들의 추천 몫으로 주는 조건으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 KBS의 지배구조를 정치권의 몫으로 오롯이 넘겨주라는 의견이다.   도대체 어디에 나온 의견일까?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권이 아니다. 그렇다고 언론단체나 시민사회단체의 의견도 아니다. 이 황당한 의견이 등장한 곳은 다름 아닌 <2018년 KBS경영평가단 보고서>다.

   관련법에 따라 KBS는 매년 경영평가보고서를 작성 공표해야한다. 경영평가위원 선정과 보고서 심의 의결은 KBS이사회의 몫이다. 올해 초 KBS이사회가 선정한 평가위원은 총 7명,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된 김영헌 KBS감사를 제외하고 외부 전문가 6명이다.  방송, 기술·뉴미디어, 경영·회계 등 세 부분에서 각각 2명씩이다. 즉 6명의 외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평가대상도 아닌 KBS 지배구조를 논의하더니 이를 아예 공식으로 KBS경영평가서에  넣어서 공표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어제 열린 KBS이사회에서 보고서 채택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당연하다. KBS이사회가 KBS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식보고서에 담아서 외부에 발표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 황당한 내용을 KBS 다수 이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영평가 보고서에 담겠다고 주장한 평가위원이다. 해당 위원은 방송부문 평가를 맡은 정윤식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라고 한다. 어째 들어본 것 같은 인물이다. 다름 아닌 김인규 사장 시절 한나라당 추천으로 KBS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KBS이사를 마치고 뭐하시나 했더니 이번에 소수이사 추천을 받아서 경영평가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한다.  

   과거 이력으로 보나 이번 추천과정으로 보나 정치적 성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뭐 그걸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자유다. 문제는 KBS이사까지 했던 인물이 경영평가 영역도 아닌 지배구조 문제를 경영평가 보고서에 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것이다. 

   황당한 것은 이 고집에 KBS이사회도 두 손 들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KBS이사회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보고서인데도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못 고친 셈이다. 그러면 뭐 하러 이사회에서 경영평가 보고서를 심의하고 의결을 논하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번에 완전히 KBS 이사회가 특정 1인의 경평위원에게 놀아난 모양새다. 

  알다시피 언론노조 KBS본부는 그동안 수차례 성명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KBS지배구조에서 여든 야든 정치권은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해서는 안 되고, 이사추천과 사장 임명에 있어 KBS의 주인인 시청자의 참여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경영평가 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다.

  KBS 이사회에 요청한다. 내년도 경영평가 위원회 구성 시 KBS 직원을 대표하는 KBS본부의 위원 추천을 받아주기 바란다. 공평하게 보고서가 작성되려면 이번 보고서와는 다른 의견도 반영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KBS 지배구조 결정에서 왜 정치권의 영향력이 최대한 배제되어야 하는지, 정치권 배분으로 이사회가 구성되고, 그 이사회가 특정한 목적으로 경영평가 위원을 선정하고 그 위원이 몽니를 부리면 어떤 경영평가 보고서가 나오는지를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KBS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9년 5월 30일
실천하는 교섭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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