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호-3] 전격 블라인드 인터뷰…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228호-3] 전격 블라인드 인터뷰…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9.06.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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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심각한 위기는 KBS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전현직 KBS 출입기자와 전직 방송기자 가운데 KBS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있는 4명의 기자에게 물었다. 과연 외부자 또는 경계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현재의 KBS는 어떠할까? 익명성을 전제로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파업 이후 1년 지났는데, 어떤 변화 있다고 보나.

C 변화가 없지 않았지만 역시 딱히 기억나는 건 없다.
B KBS의 가장 큰 문제는 인상에 남지 않는다는 거다. 보도 영역 에서 보자면 SBS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온 느낌이이고 MBC는 그나마 포장을 잘한다. SBS는 뉴스도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다음 꼭지를 보고 싶게 만든다. 그런데 KBS는 블록뉴스라곤 하지만 형식적으로 쪼갠 느낌이다.
A 청와대 김태우 수사관 보도도 KBS가 가장 먼저 했는데, 그걸 아무도 모른다. 그게 KBS의 모습이다.
D 많이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건 10년 전 기준으로 그렇다. 뉴스를 보자면 모든 뉴스를 원고 읽듯 하니 재미가 없다. 짜여진 질문에 짜여진 대답, 생동감이 없다. 1인 미디어시대에 모두가 저널리즘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굉장히 수준이 높아졌는데 앵무새처럼 원고를 읽고 있는 걸 누가 보겠나. 그런데도 많이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하는 건 복고이고 퇴행이 다.

 

7-9체제 아는가. KBS가 7시 종합뉴스-9시 심층 블록뉴스로 방향성을 정했는데, 잘되고 있다고 보는가.

A KBS 기자 말고 누가 알겠나.
B 9시 뉴스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 같기는 한데, 효과적으로 작 동했는지는 모르겠다.

 

뉴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인데...

D 화면이나 그림 완성도에 집착한다. 그림 없이 10분간 떠들어도 김어준 뉴스는 몰입이 된다. 그게 뉴스냐, 그게 저널리즘이냐 비판하지만 훨씬 더 원초적 저널리즘에 가깝다. 말할 자유가 없는 기자, 말할 용기, 말할 실력이 없는 기자를 저널리스트라 볼 수 있나. 그러니 KBS는 재미도 없고 초짜 같아 보인다.
A 기대치가 높아 실망도 크다. 한국 언론사 중에 가장 많은 기자가 있고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 열어보니 다른 방송사보다 나은 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B 송현정 기자와 문재인 대통령 대담도 그렇다. 가장 큰 언론사에서, 대표 공영방송에서 엄선하고 엄선해 내보냈을 거라 생각하는데, 기대에 못미쳤다. 대중은 그걸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빅 이벤트를 저렇게 날려버리다니... 결국 KBS 실력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아픈 부분이다. 시청자들의 비판을 내부 구성원들이 받아들이는 인식의 수준에서도 간극이 있어 보인다.

C 기자들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과 대중의 생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거리감을 좁히는 것도 언론 스스로의 몫이다.
D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다. KBS의 실력에 실망한 거다. 일단 이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시청자들의 불만을 되새겨야한다.
B 대담 태도나 질문의 내용 등에 화가 난 시청자도 많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을 대하는 KBS의 태도에 더 분노가 폭발한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기자들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내가 생각 하는 것과 완전히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실망이었다.

 

긍정적 변화도 있지 않았나. 칭찬도 좀...

C 저널리즘토크쇼J, 대화의 희열, 거리의 만찬, 도올아인 오방 간다...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는 변화가 보였다. 시대정신이라고 할까, 프로그램에 시대정신을 녹여내는 고민과 시도는 인상적이었다.
A 대화의 희열에서는 과거의 KBS라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인터뷰이도 나오고,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포맷도 신선했다. 그런데 강원산불 재난방송 실패나 대통령 대담 논란 등이 터지면서 훅 갔다.

 

“그동안 정석이라고 여겼던 것들,
그것이 오히려 적폐나 퇴행은 아닌지...”

 

현재의 KBS 상황을 위기라고 보는가? 그렇다면 어느 정도 위기라고 보나?

C 위기다. 시청률, 광고 등 여러 지표상으로도 심각한 위기다. 왜 KBS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직면한지 꽤 됐다. 스스로 왜 공영방송 필요한지 존재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B 위기다. 목소리 큰 사람들의 비판이 과대 대표된 측면이 있지 만, 별거 아닌 걸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시청자가 언제까지 기다려주지는 않는다.
A 완전히 바닥을 친 위기냐고 묻는다면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KBS구성원과 시청자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위기의식을 느끼는지 모르 겠다.
D 위기다. 8년 전 개국했을 때 비웃었던 종편을 보라. 과연 KBS가 종편보다 취재력, 방송능력 등에서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나.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이 덩치에 그 정도 결과 밖에 못보여 준다면 누가 공영방송을 인정하겠나. 가장 심각한 위기는 KBS 구성원들에게 이런 위기의식,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무겁다...마지막으로 조언 부탁한다.

A ‘우린 준 공무원이야’ ‘KBS가 망하겠어’ 이런 분위기 빨리 타파해야 한다.
B 제발, 소수자라도 시청자 의견을 진정성 있게 들어달라.
C 내부 구성원들이 스스로 약점을 찾아내고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D 그동안 정석이라고 여겼던 것들, 그것이 오히려 적폐이거나 퇴행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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