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궐이사 선출, ‘법대로’ 해야
KBS 보궐이사 선출, ‘법대로’ 해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1.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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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궐이사 선출, ‘법대로’ 해야

 

  천영식 전 KBS 이사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대구 동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구의 현역인 정종섭 의원이 차기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만에, 무주공산이 된 곳에 깃발을 꽂은 셈이다. 예상된 행보지만, 씁쓸한 뒷맛을 씻기 어렵다. 천영식에게 ‘KBS 이사’라는 직함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 ‘총선 스펙’을 채우려는 정치 지망생의 이기심에 공사 최고의결기구의 공적 명함이 잠시 사용됐다 버려진 것은 아닌가. 

* 사진 설명 :
  (좌) 2018년 9월, 천영식 전 KBS 이사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KBS 이사 임명장을 받는 장면
  (우) 2020년 1월, 천영식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장면(출처 : 천영식 페이스북)

 

  이제 공은 방송통신위원회에게 넘겨졌다. 방송법은 이사 결원 시 30일 이내에 후임 이사를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4일 천 전 이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어찌 된 일인지 방통위는 잠잠하다. 지난 2018년 진행됐던 이사진 선임 과정과 달리, 이번 보궐이사 선임에는 별도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기로 방통위가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내부 논의 절차는 거친다고 하지만, 그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능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후임 이사 선정의 키는 이미 한국당에게 쥐어졌고, 이 결과가 곧 특정 방통위원을 통해 방통위 내부에 전달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되묻고자 한다. 어쩌면 상식처럼 전개될 이 과정은, 과연 합당한가. 관련법의 취지와 절차는 이 과정에 얼마나 담겨져 있는가. 방송법은 <KBS이사는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방송법의 취지가, 현행 여야 7대 4의 정치권 나눠먹기 관행에 도대체 어떻게 반영된 것인가. 언론노조 KBS본부가 수차례 지적했듯, KBS 이사 선임 과정엔 정치권이 개입할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다.

 

* 사진 설명 : ‘2020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이제, 악습을 끝내자. 이미 방통위도 스스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수차례 인정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업무보고 자리에서 방통위는 “KBS등 공영방송 이사, 사장을 선임할 때 국민참여를 보장하고 절차적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도 정책의견서를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지배구조 확립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국민추천 이사제 도입’등을 제안했다. 당시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밝혔듯, 이 제안은 “방통위 상임위원이 수차례 논의를 통해 합의”한 제안이었다.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이번 보궐이사 선임 과정부터 방통위가 내부 합의했던 ‘국민추천 이사제’ 등 ‘국민의 뜻’을 반영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 ‘정치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지배구조’라는 기본 전제를 만드는 데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도, 여유도 없다. 근거도 없이 KBS 이사 추천권을 넘겨받은 정치권이 그 권리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천영식 전 이사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모두 똑똑히 목격했다. ‘국민의 방송’의 제자리를 찾기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작업, 이번 보궐이사 선임 과정이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2020년 1월 21일
실천하는 교섭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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