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호-7] [지부장 기고] 지역방송국은 재난방송국?
[236호-7] [지부장 기고] 지역방송국은 재난방송국?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7.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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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국은 재난방송국?

 

 

강규엽 강원영동지부장

 

 

  강원도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다 보면, 더 이상 이동할 수 없는 곳에 다다릅니다. 네, 금강산을 마주한 최북단 고성군입니다. 여전히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 때문에 제가 사랑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안타깝게도 상당수 국민들은 고성군이라고 하면 산불을 먼저 떠올린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뉴스에 오르내렸기 때문이겠죠. 고성군 주민들도 뉴스 덕분에 발 빠른 대피가 가능했고, 이후 보상이나 지원을 받는 데 도움을 얻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조심스럽게 걱정이 담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일도 참 많은 곳인데, 하필 안 좋은 인상이 각인되게 생겼다고 말입니다. 여전히 KBS를 최고로 생각한다며 힘들게 이야기를 꺼낸 그 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는데요.

  요즘 화두 가운데 하나인 KBS 지역방송국 기능조정 문제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저 누군가가 그랬거든요. “요즘 교통이 좋아져서 큰일이 나면 생각보다 빨리 현장에 갈 수 있어”, “요즘 스마트폰 다 갖고 있으니까, 당장 필요한 화면은 제보 영상을 받아쓰면 돼”라고요.

  틀린 이야기가 하나 없는데도, 다시 떠올린 것만으로 이상하게 마음이 또 무겁습니다. 저 누군가는 지역방송국이라고 하면 아마 재난뉴스를 먼저 떠올리는 분일 테죠. 분명 재난 말고도 다양한 의미 있는 뉴스가 많은 곳인데, 그 의미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기능조정 이후 지역방송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수신료가 더 효율적으로 알차게 쓰일 수 있는 기회라 믿습니다. 총국방송 활성화가 아닌 지역방송 활성화를 기다립니다. 다양한 지역소식을 기다렸던 고성주민이 내는 TV수신료는 한 달에 2,500원입니다. 서울에 사는 김 모 씨도, 총국권역에 사는 이 모 씨가 내는 수신료 2,500원과 정확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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