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본부장 높은 불신임을 경영진 전체 평가로 인식하라
보도본부장 높은 불신임을 경영진 전체 평가로 인식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8.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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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본부장 높은 불신임을 경영진 전체 평가로 인식하라

 

 

  투표자 대비 67%, 재적 대비 47%의 불신임. 김종명 보도본부장에 대한 보도본부 조합원들의 냉정한 평가다. 전체 투표권자 585명 가운데 274명이 김종명 보도본부장을 신임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합 평가는 물론, 항목별 세부 평가 역시 낙제점이었다. ‘업무 성과’나 ‘소통 능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은 모두 2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불만이 두드러진 부분은 ‘간부 및 평직원 인사’ 항목이었다. 지난 1년간의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은 불과 10%뿐, 투표 참가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지난 인사를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복돼 온 ‘보도본부 發’ 논란... 결과 엄중히 받아들여야

 

  지난 1년간 보도본부에서는 각종 논란들이 그야말로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독도 헬기 추락사건 보도, 김경록 PB 보도와 유시민 ‘알릴레오’ 대응 건 등이 사내외에서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올해도 사회부 정보보고 전달 논란과 후속 인사 건, 박원순 보도 건 등으로 보도본부는 파장의 중심이었다. 더구나 최근의 채널A-검찰 유착 의혹 관련 보도 건은 KBS 뉴스는 물론 공영미디어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도 상처를 남겼다.

 

  청부 보도, 권언유착이라는 프레임을 부정하는 데 치중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는 최전선에서 일하던 기자만 심적 고통과 불이익 앞에 놓이게 되었다. 아랫사람의 잘못을 논하기보다 책임을 통감하고 근본적인 방지책 마련에 두 팔 걷어붙여야 할 고위 관리자들을 보고 싶다. 이런 지당한 요구가 이번 투표에 담긴 함의다.

 

  코로나19에 최근의 기상 이변까지 6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재난방송에 구성원들은 ‘국가기간방송’의 책무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내던지고 있건만, 공들여 탑을 쌓아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꼴이다. 헤어나오기 어려운 무력감과 좌절감은 분노가 되어 이번 투표 결과에 반영됐을 것이다. 비록 단체협약상 노조의 보직해임 건의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투표 결과를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소 잃고도 외양간을 못 고치는 양승동 리더십이 불신임 경고를 받은 것

 

  이번 투표 결과는 보도본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양승동 사장과 경영진 전체가 받은 성적표이다. 한두 번의 사고는 날 수 있다. 그런데 양승동 사장 임기 내내 반복적으로 터지는 사고를 보건대 리더십의 근성과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영진은 사고가 터지면 어설프게 외부에 대처한다. 해당 본부장을 호되게 질책하는 역할은 사장이 아니라 이사들이 맡았다. 사장은 출석해 송구하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할 뿐이다. 그리고 정파적인 잣대로 책임 공방이 더해져 사내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 예방책은 세워지지 않는다. 긴장감은 무디어지고 다시 사고는 터진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건 리더십의 관용도 아니고 제작 자율성은 더더욱 아니다. 경영진의 무책임과 무능이 반복적으로 KBS의 추락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작년 거듭되는 파장 등으로 KBS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때, 양승동 사장은 직접 제작가이드라인 개정을 포함해 재발 방지 시스템을 약속했다. 하지만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보도, 시사교양 제작진을 위한 저널리즘 교육도 단체협약에 언급되어 있으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방송제작가이드라인과 교육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으나, 그것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과정만 충실하게 겪었어도 사고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었을 것이다. 경영진은 외양간 고치겠다는 약속만 했을 뿐, 고치는 시늉조차 안 했다. 이번 채널A-검찰 보도 뿐 아니라 이번 주말도, 앞으로도 KBS가 사고와 파장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양승동 사장과 경영진은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혁신안을 발표하며 회사를 함께 변화시키자고 한다. 그런데 경영진 스스로 무엇을 바꾸었는지 모르겠다. 본인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의지와 실력도 없으면서, 직원들에게는 고통 분담 감수하라며 혁신을 요구하는가. 사측의 무책임 때문에 수신료 인상은 커녕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는 국민이 두려울 지경이다.

 

  이번 투표 결과는 단순히 반복된 사고들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지난 사고들을 제대로 곱씹고, 대비책을 만들어 미리 실천하지 않은 점에 대한 경고다. 책임자를 해임하든,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든,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제작 노하우와 취재 윤리를 체화하든 그 무엇이든 제대로 실천할 의지와 실력이 있는지, 구성원들이 양승동 사장과 경영진에게 무겁게 물어보고 있는 것이다. 말단 구성원들의 책임만 묻지 말고, ‘책임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 의지 없이 실천에는 손을 놓거나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말로만 개선을 외친다면 양승동 체제 전체가 ‘무능하다’는 비판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2020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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