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균형잡힌 시민넷 보고서 보완을 기대한다
다양하고 균형잡힌 시민넷 보고서 보완을 기대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8.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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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균형잡힌 시민넷 보고서 보완을 기대한다

 

 

  지난 7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미디어시민네트워크 (이하 시민넷)과 공동참여자로서 미디어 정책보고서를 공개했다. 미디어 정책보고서는 언론 분야의 개혁을 이끌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그 방향을 담았다. 그러나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언론노조 및 각 지본부가 문제점을 제기하며 수정의견을 제시했고 현재 수정 중이다. 

 

보고서는 공영방송과 종사자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포함하였는가 

 

▶ 재원 : 공영방송 수신료제도

 

- (상략)

- 방송/미디어 재원은 크게 공적재원(수신료, 방송통신발전기금, 교부금 등)과 민간재원(광고, 협찬, 구독료, 후원금/기부금 등)으로 구분 가능. 국내외 전문가의 평가에 따르면, 공영방송/미디어의 책무 수행에 바람직한 재원 방식은 공적재원과 민간재원에 의한 혼합재원방식. 수신료 광고수입에 의한 혼합재원 방식이 공영성과 창의성활력 등을 함께 제고할 수 있기 때문. 단, 주요 재원은 공적재원으로 하고 민간재원은 보완적 재원으로 활용하되 양자 간의 적절한 비율의 조합을 도모해야 함.

■ 일본 NHK의 수신료 단독 재원구조 (전체 재원의 약 96%가 수신료 수입)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 조직의 비대화현실 안주의 매너리즘정치적 편향성비판정신의 결여 등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일본 유일의 공영방송이라는 독점적 지위와 수신료 단일 재원”이 지적되고 있음.

- 헌법재판소 선고 98헌바70 결정에 따르면 수신료의 법적 정의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특별부담금”

 

 

시민넷 보고서 41p 中

 

  보고서는 공영방송 재원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 NHK 사례를 들었다. NHK가 수신료를 독점하며 예산상 높은 수준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편향성, 비판정신 결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일반적인 사례와 맞지 않는 논리적 비약이다.

 

  세계적으로 국가 안에 1개의 공영방송만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리고 공적재원 또는 수신료의 예산 상 비중을 90%이상으로 하는 사례 또한 다수이고 평가는 제각각이다. 왜 작성자 스스로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이라는 일본 NHK 사례를 들어, 수신료 의존이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일반화하는지 납득이 쉽지 않다. 재원구조뿐 아니라 NHK 지배구조, 조직문화 등에서 일본 공영방송이 겪고 있는 문제를 찾는 것이 합당하다.

 

구분

국가(공영방송사명, 공적재원 비중)

조세 등 공적재원을

주 재원으로 운영

핀란드(YLE, 97.4%), 룩셈부르크(ERSL, 97.6%), 안도라(RTVA, 81.1%), 아제르바이젠(ICTI, 99.7%), 사이프러스(CYBC, 89.3%), 에스토니아(ERR, 94.2%), 조지아(GPB, 92.1%), 리투아니아(LRT, 92.8%), 몬테네그로(RTCG, 91.6%), 네델란드(NPO, 71.1%) 

수신료를

주 재원으로 운영

노르웨이 NRK(95.3%), 그리스 ERT(93.3%), 크로아티아 HRT(87.3%), 덴마크 DR(85.5%),  터키 TRT(81.6%), 이스라엘 IPBC(79%), 스위스 SRG SSR(76.9%), 포르투갈 RTP(74.6%),  영국 BBC(68.5%), 

출처: 유럽방송연맹 내부자료

 

  가장 큰 문제는 보고서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시간 싸워온 투쟁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공영방송이 수신료라는 재원에 의존하는 한, 정권에 따라 정치적으로 권력을 추수할 수밖에 없다는 오해를 부른다.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 공영방송 종사자들은 파업, 해고와 징계를 무릅쓰고 싸웠다. 투쟁의 시간에 종사자들을 가장 좌절하게 했던 말은 “수신료 받는 KBS, 원래 정권 따라가는 거 아니냐?”라는 잘못된 시각이었다. KBS본부와 함께 싸워온 언론노조와 시민단체가 편협한 시각의 보고서 내용으로 KBS구성원에게 상처를 준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

 

  과거 정치권력이 KBS를 순치시키는 데 사용한 주된 무기는 사장 등에 대한 인사개입과 징계 등의 불이익이었지 수신료는 아니었다. 수신료는 정당·정부를 뛰어넘어 국민과 국가기간방송 KBS 사이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적재원에 의존하지 않은 타사 언론사 동지들이 탄압을 무릅쓰고 언론장악에 맞서 싸운 역사는, 보고서 속 논리라면 설명할 길이 없다. 국민이 주는 공적 재원은 태생적 한계로서 작동하지 않는다. 공적 재원은 종사자들의 사명감과 국민의 감시가 있다면 공영방송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보고서는 수신료+광고수입의 혼합재원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NHK의 일본 유일의 공영방송이라는 독점적 지위와 수신료 단일 재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KBS 예산에서 수신료 비중은 46%에 불과하다. 수신료에 96%에 의존하는 NHK사례를 들어 한국 공영방송 재원 정책을 논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현재 KBS가 1TV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적책무를 추구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다. KBS가 공영방송의 독점적 지위를 포기하면서 예산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신료 비중을 얼마나 더 낮추고 상업적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공적재원과 민간재원의 적절한 비율을” 얻을 수 있을까? 보고서는 모호하고 균형을 잃었다.

 

시민넷 보고서가 다양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담기를 기대한다

 

  보고서의 공동참여자인 언론노조는 보고서 내용상의 문제, 절차적 미흡함을 보완하기 위해 의견수렴 중이다. 다른 지본부와 마찬가지로 KBS본부도 22페이지에 걸쳐 보고서의 문제점과 수정의견을 전달하였다.

 

  애초에 시민단체의 시각을 존중한다는 취지와 언론노조가 공동참여자로서 참여하는 것 사실 사이에서 균형 있는 해결안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보고서 작성 지침에 따라 공청회나 언론종사자의 지속적 참여가 실천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시민사회와 언론노조 종사자들 사이에 대립적인 시각차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지레 조정을 포기하는 소극적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제기와 수정요청을 참여학자나 시민단체를 연구용역으로 인식하는 행위나 산별정신에 대한 위배라고 본다면 보고서 수정의 걸림돌이다. 시민넷의 8월 말 인쇄본 초안 완성 계획과 보고서를 토대로 예정되는 국회 토론 발제를 고려해보자. 지금의 시민넷 보고서를 단순히 논의의 시작으로 간주하여 수정보완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설사 보고서 인쇄가 논의의 시작이라 할지라도 시작부터 균형을 갖추어서 문제될 것은 없으며 무작정 서두를 일도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언론노조는 능동적으로 보고서가 언론노조 지본부의 다양한 시각을 균형있게 담도록 해야 한다. 소수의 일치된 의견보다 다양한 시각이 담긴 보고서가 미디어 개혁위원회 설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종사자들은 인쇄 전 초안을 보고 수렴실태를 확인하고 언론노조나 지본부가 부분적 이견에 대한 의사 표시를 보고서 안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종사자들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과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판단할 권리가 있다. 각 지·본부와 언론노조는 구성원의 의사를 왜곡하지 않고 온전히 스탠스에 반영할 책임이 있다. 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단순한 봉합을 뛰어넘어 언론종사자들이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를 지지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시민넷 보고서가 추구하는 미디어개혁위원회의 롤 모델인 방송개혁위원회를 되짚어본다. 방송개혁위원회 활동 결과에 대해 99년 MBC는 공적기여금 납부 액수, KBS는 국책방송사 설립에 반대해 파업을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언론개혁에 대한 대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언론노조는 초반의 건강한 이견 표출을 두려워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나서야 바람직하다. 

 

첫째, 보고서에 각 지·본부 언론종사자들의 지지와 더불어 의견을 담도록 하여 언론노조는 공동참여자로서 민주적으로 참여하라

 

둘째, 시민넷 보고서는 다수의 시각을 균형있게 담아야 한다

 

 

 

2020년 8월 19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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