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호-3] 도서 지역 재난방송은 중계와 취재 분리해야
[237호-3] 도서 지역 재난방송은 중계와 취재 분리해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9.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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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 기고문 | 현장의 목소리 

도서 지역 재난방송은
중계와 취재 분리해야

광주전남지부 / 이성현 조합원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목포에서도 쾌속선을 타고 4시간이 걸려야 도착하는 섬, 가거도를 가봤다는 선배들도 손에 꼽힐 정도다. 그래서였을까. 8호 태풍 ‘바비’가 서해안을 따라 가거도에 근접해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자 취재팀을 가거도로 보낸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설레는 마음으로 자원해서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물론 걱정되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하니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어떡하지?’라는 우려가 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KBS이기에 태풍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단,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안전모와 취재 장비를 챙겨 태풍 북상 이틀 전 가거도로 들어갔다. 취재팀은 3명으로 이루어졌다. 취재기자, 촬영기자, 그리고 촬영보조. 평상시 취재인력과 다름없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 매시간 뉴스특보에 현장을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못했다. 만약 출발 전에 매시간 가거도 상황을 전달해야 한다는 재난방송 계획을 사전에 알았더라면 취재팀을 두 팀으로 구성해서 출발했을 것이다. 도서 지역의 특성상 취재인력을 교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시간 중계 참여로 인해 현장 취재를 할 물리적인 시간마저 없기 때문이다.

교대자 없이 17시간 동안 이어진 현장 연결

  그렇게 태풍 상륙 당일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17시간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현장을 연결했다. 연결이 끝나면 취재기자 후배는 기사에 반영할 내용을 취재하고, 촬영기자인 본인은 태풍의 위력을 카메라에 담았다. 최대순간풍속 초속 66m.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바람을 지닌 태풍이었다. 거기에 비까지 내리는데 얼굴에 비를 맞기라도 하면 무척 따갑고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악화된 기상 속에서 장시간 동안의 취재와 중계로 지칠 법도 했지만, 운이 좋게도 점심을 먹은 탓이었을까. 밥심으로 버틴 느낌이다. 

‘사고 위험’ 장시간 노동 대책마련 필요

 교체할 인력도 없는 섬에서 장시간 동안 태풍의 상황을 전달하는 것은 고역이다. 특히, 중계와 취재 업무를 분리하지 않고 혼자 맡는다면 태풍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하고,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 최소한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 만큼은 보장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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