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호-5] KBS 재난방송 어떻게 해야할까?
[237호-5] KBS 재난방송 어떻게 해야할까?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0.09.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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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재난방송 어떻게 해야할까?

 

언론노조 KBS본부는 재난방송센터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성한 조합원을 만나, 현 재난방송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기과학을 전공하고 공군 기상장교, 기상정보회사 등을 거쳐 KBS 기상전문기자로 입사했던 경력만큼, KBS 재난방송의 앞날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전문성 있는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재난방송센터에겐 올해가 정말 바쁜 한해일 것 같아요. 

 

김성한      태풍은 그나마 예측 가능해서 괜찮았어요. 하지만 7월~8월의 집중호우는 예측성이 많이 떨어지고 주로 밤에 상황이 많이 벌어져서 굉장히 힘들었죠.

KBS의 재난방송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김성한      점점 체계가 갖춰지고 있다고 봐요. 재작년에 비해서 작년이, 작년에 비해 올해가 더 나아졌고요. 충분히 발전하고 있고,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시청자들은 ‘KBS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라고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지만요.

기상, 재난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떤가요?

 

김성한     관련 업무를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개선됐다고 칭찬을 많이 듣기는 했어요. 특히 본사 위주의 재난방송이 아니라 거점 총국 위주의 재난방송을 했다는 점이 매우 의미있었다고 봐요. 서울에서는 사실 지역 상황을 구체적으로 잘 모르니까 거점 총국에서 직접 전달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거든요.

하지만 지역국 인력 한계가 명확한데 재난방송이 남발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어요.

 

김성한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업무를 배분했어야 되는데 기술적으로 좀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정말 위험이 다가오고 필요한 곳에 연결을 했어야 하는데, 기계적으로 시간 채우기용으로 돌려버린다든지...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겠죠. 다만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가되, 거점 연결을 통해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전달 방식이라고는 생각해요.

비슷한 지적은 여러 조합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어요.

재난방송에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지만, 맑은 하늘에 중계차를 연결하기도 했고요.

 

김성한      재난방송 하면서 제일 고민되는 부분은 한정된 자원의 배분이에요. 모든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되는데, 올해 같은 방식은 정말 무식하게 시간을 채웠죠. 그 점은 반성하고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시청자들 입장에서 내가 TV를 보는 순간에 재난 얘기를 안 하고 있으면 KBS가 재난방송을 안 한다고 비판하기도 하거든요. 

  마냥 연속 생방송을 꾸려나갈 수만은 없으니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해요. 예를 들어 야간에는 어떻게 할지, 이게 꼭 ‘보도’의 형태, ‘현장 중계차’의 형태로만 해야 되는 것인지… 그런 고민을 해야 되는데, 지금으로서는 사실 그 역할을 재난방송센터가 짊어지고 하는 수밖에 없죠. 상황이 터졌을 때 회사의 리소스를 어떻게 집어넣고 배분하고 그런 계획을요.

재난방송센터가 맡아서 하기 너무 큰 업무 아닌가요?

 

김성한      재난방송이 조직 내에 뿌리를 내린 일본 NHK에도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는 ‘기상재해센터’라는 조직이 있어요. 그런데 인원은 10명 정도밖에 안되고, 부서간 업무 조율 기능만 하죠. 그게 가능한 건 각 부서별로 재난방송의 역할이 이미 나누어져 있고, 조직원들이 그 역할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이예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하고, 각 부서에만 맡기기엔 혼동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죠.

KBS 구성원들은 재난방송의 중요성을 ‘내재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성한      아직 한참 멀었어요. KBS 조직 구성원들은 대부분 긴급한 상황에서 융통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위에서 지시하면서 억지로 끌어가고 있는 상황이죠. ‘재난방송을 잘못하면 조직에 큰 화가 된다’는 정도까지는 내재화가 됐지만, 구체적으로 조직원들의 실행 동기를 유발시키는 단계까지는 아직 못 간 것 같아요. 다시말해 재난방송이 ‘KBS의 일’이라는 점은 동의를 했지만, 이게 ‘나의 일’이라는 점에 대해서 아직 동의를 안 한 상태랄까요.

 

 

 

그럼 그걸 어떻게 내재화될 수 있을까요? 

 

김성한      조직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죠. 현 상황에서는 재난방송센터를 중심으로 한 방사형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재난방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무언가를 기여해야 한다고도 느끼거든요. 지금은 업무 부담도, 성과도 보도본부 위주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런 부분들을 전사적으로 나눌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거고요. 타 부서원이 잠깐 노동력을 빌려주는 방식이 아니고, 그게 그 부서의 성과로 남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재난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KBS에 기대하는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김성한     몇 가지 주요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첫번째 포인트는 세월호겠죠.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어떤 정부가 오더라도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됐죠. 이후 경주 지진 등을 겪으면서 사회 안전망,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해 중요성이 계속 높아졌고, 자연스레 KBS에 대한 요구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거예요. 이건 어찌 보면 엄청나게 무거운 책무이고, 삐끗 잘못하면 그냥 나락에 빠질 정도의 부담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는 시청자로부터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운영되는 회사인 만큼, 공적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다른 방송사들도 우리의 방송 형식을 따라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KBS 구성원들이 ‘우리가 재난방송을 왜 하는지’를 늘 내재화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 피해를 줄일지’를 늘 생각한다면 콘텐츠가 한 발 나아갈 수 있겠죠.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면 형식은 따라올지언정 콘텐츠의 질은 따라오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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