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행동하지 않은 자, ‘진정성’ 운운할 자격 있나
아무 것도 행동하지 않은 자, ‘진정성’ 운운할 자격 있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3.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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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행동하지 않은 자, ‘진정성’ 운운할 자격 있나

 

 

   KBS노동조합이 언론노조 KBS본부의 직무재설계 투쟁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우리의 투쟁을 관심갖고 지켜보고, ‘근엄한 충고’까지 건네며 애정을 보여주신 데 대해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 역시 동지적 애정을 바탕으로, KBS노조의 직무재설계 투쟁을 복기하고 평가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진정성 있는 투쟁’의 본보기를 찾고, 배울 점이 있다면 배워보려 했다. 하지만 이내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직무재설계 정국을 눈 씻고 되돌아봐도,

   KBS 노조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가할 것’ 조차 없었던 KBS노조의 투쟁... 철저한 무위(無爲)로만 일관

 

   KBS노조가 구성원들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한지는 꽤 오래됐지만, 이번 직무재설계 정국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잠깐 카카오톡 채팅방을 열기만 했을 뿐, 어떤 투쟁도 실천도 없이 철저한 무위(無爲)로만 일관했다. 논의 초반에 외쳐댔던 ‘전면 투쟁’ 구호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구역별로 조합원 의견을 모으고, 의견전달을 직접 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 때 KBS노조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가 수백 페이지 의견서를 만들어 사측과 이사회에 전달하고, 피케팅과 면담, 성명서 등으로 투쟁을 전개하는 동안 KBS노조는 어떤 투쟁을 펼쳤는가.

 

정보 파악조차 게을리 한 채 집행부 얼굴 내밀기에만 급급

 

   KBS노조는 직무재설계 관련 논의 상황이나 정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내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진행중인지, 어느 수준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잘 모르고, 언론노조 KBS본부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고 움직이는지도 전혀 감을 잡지 못잡고 있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상상력에 기댄 성명서나 써 대고, 집행부 얼굴 선전용 유튜브 콘텐츠나 찍었을 뿐이다.

 

   이런 과정들을 되돌아보건대 KBS노조에게 이번 직무재설계는 ‘정치적 먹잇감’에 불과했던 것이다. 직무재설계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한줄 한줄이 부서별 구성원들의 근무 여건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어떻게 이를 막아낼지 등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경영진을 더 비난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KBS를 정쟁 속으로 빠뜨리고 집행부 몇몇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만이 KBS노조의 관심사였다.

 

   이런 ‘말로만 투쟁’은 KBS노조의 오랜 DNA였다. 지난 10여년의 시간 동안 KBS노조는 한결같이, 입으로는 투쟁을 외치며 정작 실천하지는 않는 모습을 거듭해 보여왔다. 그래서 이번 직무재설계 정국에서도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반성은커녕, 갑자기 옆 노조의 투쟁에 ‘진정성’의 리트머스지를 들이대는 뻔뻔함이 소름돋도록 낯설다. 그런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동료 고발해대면서 ‘연대’, ‘투쟁’ 외치는 KBS노조의 이중성

 

   KBS노조는 연일 사내 모든 구성원들을 향해 ‘연대’와 ‘투쟁’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연대, 행동하지 않는 투쟁은 헛구호일 뿐이다.

 

   노동조합은 집행부 몇몇이 소꿉놀이하듯 운영돼선 안된다. 비록 조합의 규모가 계속 줄고 있더라도, 노동조합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라. 그토록 투쟁을 외쳤으면 행동으로 투쟁을 실천하고, 그토록 연대를 외쳤으면 행동으로 연대를 증명하라. 신뢰와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획득된다는 사실을, 굳이 말로 설명해줘야 하는가.

 

 

2021년 3월 23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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