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극장'배임 / 김정은과 싸이가 점령한 9시뉴스
'다큐극장'배임 / 김정은과 싸이가 점령한 9시뉴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04.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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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극장> 그 숨겨진 의도와 배임행위

 

- 유신 찬양 의도 끝까지 포기 안 해

- KBS 자산인 현대사 영상자료 통째로 유출

 

외주를 통한 현대사 프로그램의 일방적 제작을 저지하기 위해 언론노조 KBS본부 및 PD협회와 사측 간에 진행되던 협상이 최종 결렬됐고, 이번 주 토요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코비스를 통해 상세한 협상과정이 공개됐고, 수많은 가 합의문이 만들어졌다 폐기됐다. 하지만 타결될 듯 타결될 듯하면서 결렬된 과정을 살펴보면 사측은 처음부터 <다큐극장> 제작과 관련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었고 협상은 처음부터 성사되기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 ‘마지노선’이 바로 현대사 프로그램이 노리고 있는 부분이다.

 

협상결렬의 최종 원인은 사측이 고집한 20개 아이템

 

협상 막바지에 외주국이 협상을 주도했다. 하지만 협상 마지막 즈음 외주국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시도한다. 갑자기 외주국장, EP, CP와 다큐국 국장, EP, CP 들과 <다큐극장> 아이템 확정회의를 시도한 것이다. 아직 다큐국 내에 <다큐극장> 이관을 위한 제작팀이 꾸려지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회의 막바지에 외주국은 아이템 20여개를 미리 뽑아보자며 거의 일방적으로 회의를 주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다음날 외주국장은 사장에게 외주국과 다큐국 간의 합의 사항이라며 ①‘In-House(다큐국) 합류 시점은 6월 29일(당초 외주국 안으로 비대위에 제시한 시점은 6월 중순), ②‘제작주체는 추후 결정’, ③‘20개 아이템을 우선 확정’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큐국 이관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이관 이후에도 확정된 아이템의 방송보장을 받고자 한 것이다. 확정지으려 시도했던 아이템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구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파독 광부 간호사 50주년, 베트남 파병 2부, 포니 신화, 수출 100억불, 경부고속도로 개통 등 앞부분에 배열된 아이템들은 상당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과 연관된 것들이다. 결국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마지노선’은 “최소한 인 하우스로 이관하더라도 박전대통령의 업적과 관계된 아이템들을 보장”받고자 바꾸자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외주제작의 또 하나의 문제 ? 특혜와 영상자료 유출

 

<다큐극장>의 제작비는 알려진 바 회당 4,200 여만 원이다.

외주제작사로서는 상당한 제작비라 할 수 있다. 현재 인스토리와 미디어소풍 등 두 외주제작사 중에서 문제가 불거져 제작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한 인스토리를 제외하면 미디어소풍 단 한 제작사가 이 많은 제작비를 독식하게 된다. 또한 알려진 것과 달리 인스토리의 경우 완전 제작철수가 아니다. 첫 번째 세 번째 아이템의 제작을 그대로 맡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말로만 완전 제작 철수이지 실제로는 어영부영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KBS의 근현대사 영상 자료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근현대사 영상자료 유출이다. 이 부분은 KBS 사측의 실질적 배임행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 근현대사 관련 영상자료는 그 자체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KBS의 최고의 자산 중 하나이다. 이 영상자료의 활용과 외부반출 관리는 KBS의 금고를 지키는 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영상자료는 <다큐극장> 제작을 위해 외주제작사에 제공된다. 특히나 종편 등장으로 종편이나 외주사들이 자료화면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종편 등 경쟁 방송국에도 납품할 수밖에 없는 외주제작사에 소중한 영상자료를 아무런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우리 자산을 퍼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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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추진위원회주간보고서

 

김정은과 싸이가 점령한 9시 뉴스

 

1. 한반도 상황의 진실은 무엇일까?

 

“현장기자의 의견과 달리 보도국 간부들이 북한 관련 보도 건수를 늘리고 있다”

 

단일 주제 관련해서 이렇게 많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뉴스를 내보는 적이 있었는가? 다름 아닌 북한 관련 뉴스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1일까지 9시뉴스에서 북한 관련해서 보도된 꼭지는 모두 98건이다. 하루 평균 약 4.7건이 방송됐다. 특이한 점은 북한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발생이 없을 때도 뉴스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발생이 없으면 기획을 통해서라도 어떡해든 뉴스를 생산해 냈다. 이와 관련해 보도국의 한 간부 기자는 상황이 취재기자가 아닌 간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외교부에서 한 꼭지를 올리면 간부회의에서 2꼭지로 늘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이 북한 관련 뉴스를 줄이는 것이다. 무조건 늘리다 보니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기자들은 피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 보도와 비교해서도 더 많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보도를 모니터 하면서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서 공영방송으로서 믿을만한 정보를 가급적 많이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기했지만 당시 보도본부의 입장은 한 마디로 ‘축약된 최소한의 보도’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보도본부가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공격적이다.

 

같은 내용 반복에 때로는 상충된 보도 ... 심층과는 거리 멀어

 

시청자들이 한반도 상황이 어느 정도나 위험한 것일까? 북한의 군사력은 어떨까? 등을 판단하기 위해 KBS뉴스를 본다면 오히려 헛갈릴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 두 꼭지를 본 뒤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까?

- 주한미군 사령관, “한반도 매우 위험한 상황”(4월 3일)

- 남북 외교전, ‘한반도 정세 안정적‘ 설명 맞대응(4월 8일)

 

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KBS뉴스를 보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 각국 군사전문가 “북 미사일 능력 과대 포장”(4월 1일)

- 무수단 미사일 ‘사정거리 3500km 탄도미사일“(4월 10일)

- 전문가들, “무수단 미사일 실패 가능성 높아”(4월 12일)

 

심지어 미사일 발사 시나리오를 제기한 뒤 예상대로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자 오히려 북한을 비난한다. 내심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주기를 바랬던 것 같다. 그리고는 같은 날 평양이 축제 분위기라는 뉴스를 함께 내보낸다. 무엇이 진실일까?

- 청와대, “북 10일 미사일 발사 가능성”(4월 7일)

- “북, 내일 미사일 발사할 수도” ... 예의주시(4월 9일)

- 북, 미사일 발사 임박 ... “동시다발 가능성”(4월 10일)

- 북, 미사일 기만전술 ... 군 위협시 ‘요격’(4월 11일)

- 평양은 잔치분위기 ... 경축행사 준비 한창(4월 11일)

- 북, 대화제의 침묵... “미사일 움직임 없어”(4월 13일)

 

얼마나 뉴스로 만들 것이 없었으면 미국 공화당 내 대북 강경파의 한반도 핵무장화 주장까지 인용했을까? 한반도에 다시 핵무기를 배치하자는 주장을 ‘주장’이라는 이름 아래 보도했다.

- 미 의회,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검토 요구(4월 11일)

- 한,미 정부, “전술핵 재배치 검토 안 해”(4월 11일)

 

대통령이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안보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것이 뉴스가치가 있을까? 이런 뉴스도 나갔다.

- 박 대통령, “상황에 따라 안보회의 수시 개최”(4월 2일)

 

전쟁이 발발하거나 긴장이 고조되면 정부는 언제나 언론을 선전기관으로 이용하고자 한다. 일부 언론인들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갔다. 현재 KBS는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청와대를 위한 방송을 하고 있다.

 

2. 싸이에 열광하는 KBS

 

KBS뉴스가 또 적극적인 주제가 있는데 가수 싸이다. 신곡 발표 이후 매일 싸이 관련 소식이 보도되더니 13일에는 3꼭지나 방송했다. 사내 많은 연예 프로그램들이 싸이 소식으로 넘쳐나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급기야 가수 싸이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닮았다는 영국의 한 신문의 가십성 기사까지 인용하며 싸이를 정치적 선전에 이용하려는 시도까지 보인다.

 

4월 12일(금)

싸이 신곡 ‘젠틀맨’ 공개…전세계 뜨거운 관심

4월 13일(토)

싸이, ‘해프닝’ 콘서트…신곡·뮤직비디오 공개

4월 13일(토)

싸이 ‘젠틀맨’ 공연에 해외 관심도 ‘후끈’

4월 13일(토)

싸이-김정은, 말춤-핵 위협 ‘극과 극’

4월 14일(일)

싸이 ‘젠틀맨’ 초반 반응 폭발…각국 음원차트 상위권

4월 15일(월)

싸이 신곡 ‘젠틀맨’ 춤도 인기 몰이

4월 15일(월)

싸이, 한국 홍보 CF 찍다…내달 70여 개국 방영

4월 17일(수)

싸이 ‘젠틀맨’ 뮤비 사전 심의 실효성 논란

 

그런데 이를 어쩌나? 뉴스는 이렇게 열광하지만 정작 KBS는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방송금지한 상태다. “뮤직비디오 도입부에 나오는 주차금지 시설물을 발로 차는 장면이 시청자의 준법정신을 저해한다”는 것이 이유다. 뉴스를 연예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보도본부나 준법정신 운운하며 가위질을 하겠다는 심의실이나 모두 수준이 한참 이하다.

 

3. 공공의료 시스템 위기는 나 몰라라

 

KBS뉴스는 경남 진주의료원 폐쇄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수신료를 부담하는 서민들과 직결된 공공의료체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안이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4월 8일 차례 다룬 것이 전부였다.

- [이슈&뉴스] ‘적자 폐업 위기’ ... 진주의료원 해법은?

 

4. 국방장관 비난 유인물 발견이 두 번째 톱?

4월 19일 9시뉴스의 톱은 미국 보스턴 폭탄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는 소식이었다. 관련 뉴스는 모두 4꼭지. 그렇다면 다음 뉴스는 무엇이었을까?

- 국방부 청사 주변 국장방관 비방 유인물 발견(4월 19일)

 

단신으로 간추린 뉴스에 한 꼭지 들어갈 정도의 뉴스가 두 번째 톱으로 배치된 이유를 우리는 아직도 모르겠다. 보도본부 수뇌부들은 대답해주길 바란다. 혹시 보도본부 간부들 아들 중에 군대 간 사람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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