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세자릿수 채용... 양승동 사장은 약속을 지켜라
무늬만 세자릿수 채용... 양승동 사장은 약속을 지켜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5.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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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세자릿수 채용... 양승동 사장은 약속을 지켜라

 

   오랜 기간 중단됐던 신입사원 채용이 구체화되고 있다. 오늘(10일) 진행된 임원회의에서 인적자원실은 경영진에게 올해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보고 했다고 한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이번 채용의 규모는 100명 수준이다. 당초 사측이 87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사실에 비춰보면, 13명 가량 증원된 수치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그간 ‘세자릿수 이상’의 채용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100명 수준’이라는 이번 채용 규모는, 언론노조 KBS본부 등을 통해 표출된 현장 목소리를 듣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사측이 노력을 한 것처럼 보인다.

 

   무늬만 세자릿수... 사장은 스스로 내뱉었던 약속 잊었는가

 

   하지만 우리는 ‘무늬만 세자릿수’인 이번 채용 규모를 납득하기 힘들다.

 

   우리가 앞선 성명 등을 통해 수차례 밝혔던 대로, 최근 3년간 퇴직자 대비 신규충원율은 55%에 불과하다. 최근 몇년간 퇴직자 규모가 예년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현업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앓는 소리’로 치부될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3월 공사창립 48주년 기념사를 통해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의 채용”을 약속한 바 있다. 4월 초에도 서신을 통해 ‘5년간 600명 신규 채용’을 약속했다. 양승동 사장이 했던 약속을 지키려면, 최소한 올해 퇴직자 224명의 55%인 120명 이상을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창립 기념사를 통해 밝힌 내용은 KBS 직원 뿐 아니라 전 시청자, 국민들을 상대로 한 약속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한 말을 행동으로 옮겨서, ‘신뢰’라는 리더십의 기본을 실천해야 한다.

 

   지역 채용 외면... 많은 직종 ‘고사’ 위기

 

   이번 공채 규모에 지역 인력 채용 계획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이번 채용에서 지역 인력은 전체 채용 규모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역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카메라감독, 아나운서 등의 직종은 채용 인원이 아예 ‘0명’으로 정해졌다.

 

   사측은 재난방송 강화, 지역 뉴스7의 확대 등을 통해 공영성 강화라는 열매만 따먹으려 할 뿐, 체제의 지속 가능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마저 외면하고 있다. 특히 수년 째 채용이 멈춘 지역 카메라감독과 아나운서 직종은 말 그대로 '고사' 직전이다.

 

   신입사원이 없다보니, 퇴직자들의 빈자리는 남아있는 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공영방송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숨을 헐떡이며 퇴직자의 빈 구멍을 메우고 있는 지역 카메라 감독과 아나운서 조합원들의 선의를 얼마나 더 이용하려는 작정인가.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사측은 지역의 빈자리를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본사와 지역간 순환 근무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더구나 사측이 과연 인력 재배치 시행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운 시선이 많다.

 

   현장 아우성 더 이상 외면 말라... 단협 개정으로 '정기, 적정규모 채용' 이뤄낼 것

 

   허술한 직무재설계부터 원칙 없는 오락가락 채용까지, 이를 지켜보는 KBS구성원들은 거듭해서 사측 경영 철학의 빈곤함만 실감할 뿐이다. 필요한 곳에, 적절한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그간 사측이 보여온 미숙함을 그나마 극복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가.

 

   양승동 경영진에게 하는 마지막 고언(苦言)이다. 살피고 또 살펴 채용의 사각 지대를 해결하라. 특히 오랜 기간 인력난을 호소해 온 지역, 직종 등에서 나오는 현장의 아우성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언론노조 KBS본부는 ‘매년 정기적인, 적정 규모의 채용’을 단체협약으로 못박아 철학과 근거없는 널뛰기식 채용 행태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2021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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