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섭 이사,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이력으로 역설하다
황우섭 이사,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이력으로 역설하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6.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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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섭 이사, 지배구조 정상화 필요성 이력으로 역설하다

 

    지난주 KBS 이사회의 풍경은 언제든 정쟁(政爭)의 장으로 오염되고 변질될 수 있는 현 지배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우리는 이사회 안팎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투쟁의 필요성을 거듭 절감한다.

 

   왜곡을 위한 퍼포먼스, 왜 구성원이 부끄러워야 하는가?

   지난 26일, ‘양승동 사장 해임 제청안’이 KBS이사회에 올라왔다. 해당 안건을 제출한 이사는 서정욱, 서재석, 황우섭 이사였다. 제출자 가운데서도 일부가 토론이 부족했다고 항의하며 바로 퇴장했다. 해당 안건은 찬성 1, 반대 8, 기권 2로 부결됐다.

 

   이사회를 나온 황우섭, 서재석 이사는 바로 KBS노조 집회 장소로 향했다. KBS노조는 집회를 시작하면서, 해임안을 제청한 이사들이 안건이 부결되면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6층 난입 퍼포먼스까지, 이미 부결 결과를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자들의 팀플레이였다. 이들은 해임이 아니라 다른 목적을 주목했다.

 

   노조와 야권이사들의 왜곡 굿판

    해임 상정의 주요 사유였던 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는 무엇인가? 진미위는 2018년 과거 한국방송의 공적 책무와 독립성 등을 훼손한 사례를 조사했다. 진미위는 1년여 동안 국정농단 보도 저지, 2008년 대통령 주례연설 청와대 개입 문건, <시사기획 창> ‘친일과 훈장’편 불방 등 방송의 공정성·독립성 침해의 전모를 밝혔다. 기자협회의 정당한 견제비판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위 관리자들이 조직적으로 직원들을 위협했던 더러운 역사도 진미위를 통해 양지로 끌어내졌다. 진미위 운영 절차가 사법적 지적을 받자, “근로기준법 위반”이 확성기로 증폭된다. 확성기를 든 자들은 누군가의 더러운 과거를 덮을 것을 꿈꿨다.

 

    이런 진의를 가진 선수들이니 무려 사장을 내쫓겠다는데, 파업 찬반 물을 생각을 꿈도 못 꾼다. 야권 이사들은 화기애애하게 이사회에 참석할 것이다. KBS노조는 뒤에서 사측과 “스스럼없고 격의없는 관계”를 이어갈 것이다. 이렇게 봄날의 소동은 잊혀져 간다.

 

   황우섭 이사의 인생 역정으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드러나

   해임 소동을 주도한 황 이사의 이력을 보면, 정치후견주의의 전형이 적나라하다. 황 이사는 인재개발원장 시절, 젊은 목숨이 희생된 사태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무능했다. 그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극우적인 공영노조 위원장을 거친 후, 심의실장 자리를 꿰찬 다음에는 간첩 조작 사건의 실체를 밝혔던 <추적 60분>을 불방을 주도하는 등 정파적으로 활약한다. 그는 정치세력이 공영방송 이사로서 후견할 만한 인재였다.

 

    공영방송 이사가 된 후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황 이사는 ‘미디어연대’라는 단체의 공동대표다. 이 단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는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 건을 이유로 KBS기자들을 고발한다. 황 이사와 함께 단체를 이끄는 공동대표는 KBS 구성원들을 밖에서 고발하고, 안에서 황우섭은 이사 자격으로 뉴스와 프로그램에 훈수를 둔다.

 

   파렴치하고 이중적이다. 직원들이 피땀 흘려 광고수입과 수신료를 거마비로 챙겨 배를 두드리며 짐짓 점잖은 목소리로 훈계한다. 이런 이력과 정파성은 이사의 권위의 직접적 걸림돌이었다. 이렇게 정치후견주의 연결고리로 연결된 자들이 이사회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모 현직 이사는 “이것이 KBS의 현실로, 이사 구성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해당 이사들의 정파적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이사도 “이사 추천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공영방송의 머리, 정치후견주의로부터 해방되어야

   이사회는 공영방송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방송 기본운영계획과 KBS의 예결산안은 물론 사장 선임, 해임제청 등 공영방송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의사결정 권한들이 모두 이사회에 있다. 그런 만큼 이사들은 어떠한 편견 없이 본인의 전문성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주어진 직무를 행해야 한다.

 

   주어진 역할의 무게를 망각한 채, 오로지 정파적 시각으로만 판단하고 행동하는 이사들의 행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왜 달라져야 하는지를 절절하게 입증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꿔내자. 정치적으로 독립된 이사, 사장 선임구조를 이번에야말로 만들어내자.

 

   위기의 KBS를 되살릴 모든 개혁의 첫단추는, 바로 여기서부터 채워져야 한다.

 

2021년 6월 1일
자랑스러운 KBS를 만드는 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알림 : 황우섭 이사는 본사 기자 고발 행위에 대해 KBS이사회에서 해명했다고 알리며 수정 요청한 바, 관련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황 이사는 본인은 미디어연대 공동대표였고, 다른 공동대표가 고발에 참여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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