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이랍시고 ‘정권 단죄’ 소신 존중을 호소하는 확신범에게 KBS 이사는 가당찮다
해명이랍시고 ‘정권 단죄’ 소신 존중을 호소하는 확신범에게 KBS 이사는 가당찮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1.09.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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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이랍시고 정권 단죄
소신 존중을 호소하는 확신범에게 KBS 이사는 가당찮다

 

언론노조 KBS본부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석래 이사가 입장을 내놓았다. 입장문에 제대로 된 해명은 단 한마디도 없다.

 

KBS 이사 자격으로 했던 발언 해명한다면서 정권 단죄운운 웬말인가

이 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자연인 신분이었고, 저 개인의 자유 의지로 발언했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 이사가 ‘KBS 신임 이사가 아닌 자연인 이석래신분으로 한 말들이었다면, 우리 역시 문제 삼을 이유가 전혀 없다.

이석래 이사가 개인 신분이었다면 그 자리에 설 이유가 무엇이었겠는가. 마이크를 잡고 연사를 소개한 KBS노조 허성권 위원장은 이석래 씨를 ‘KBS 신임 이사라고 대중에 안내했고, 이석래 씨는 보무도 당당하게 KBS 이사 자격으로 그 자리에 섰다. 앞서 진행됐던 피케팅 역시 이석래 이사는 ‘KBS 이사자격으로 참여했다. 문제가 지적되니 이 씨가 진솔한 해명 대신 개인운운하고 KBS노조가 자연인이라고 화답, 옹호하는 모습이 비겁하고 옹색하다. 이석래 씨와 KBS노조는 손잡고 여의도를 떠나 광화문으로 가라.

지난 행동들이 개인의 입장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입장문을 이사회명의로 올리는 건 무슨 경우인가? 개인 자격으로 망언해놓고 이사회를 방패로 쓰다니 공사 구분 의식도 없다. 개인적 해명은 개인 블로그나 타 언론사 통해서 해야 맞다.

이석래 이사의 이번 입장문은 지난 발언들을 해명하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이 이사는 지난 필리버스터에서 나온 정권 망가뜨리는 데 앞장”, “정권 하수인 처단발언들에 대해 해명한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게 됩니다. 자유민주적 체제 안에서 단죄해야 합니다.

- 이석래 이사의 92일 입장문 -

이런 말로 해명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어리숙함이 의아하기까지 하다. 이 이사는 지난 필리버스터 발언들은 감정적 표현이었다거나, 순간의 실수였다고 해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장문을 통해 정권을 단죄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정권 단죄든, 횃불이든 이석래 씨 개인의 주장은 자유다. 그러나 공영방송 이사로소개받은 공개적 자리에서 발언으로, 이사회 명의로 사내에 올린 글을 통해서 할 말인가? 더욱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존중하라는 지적에 대한 해명을 해야할 타이밍이었다. 공영방송 이사 사장 선임의 정파성 때문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입법이 논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분위기 파악, 소통 능력 모두 심각하다.

이전에도 정파적 이사는 많았지만, 임기 시작부터 이렇게 벌거벗고 노골적으로 공영방송 정체성을 흔드는 이는 없었다. 정파성을 떠나 공영방송이 무엇인지, 이사의 처신은 어떠해야 하는지 기본 자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사 완장 차고 크게 사고 치지 말고 물러나라.

 

정권 퇴진운동 하기 위해 이사가 됐다는 점 거듭 확인한 입장문

이석래 이사는 입장문에서 본인의 양심과 신념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본인의 양심과 신념에 어긋나는 이사 직무 수행이 가능한가? 본인의 정치적 성향과 신념이 직업적 전문성을 침범하지 않게 하는 것은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숙명이다. 그러나 이석래 이사는 겸허히 과오를 인정하며 본인에게 주어진 숙명을 다짐하는 대신, 본인의 양심과 신념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일고의 여지가 없다. 이사회 회의, 사장 선임 과정을 정권 타도라는 신념하에 진행할 것을 거듭 천명하는 자가 KBS에 있을 수 없다. 이석래 씨는 정권 퇴진을 주장하건 옹호를 주장하건, 자연인 신분으로 KBS 밖에 나가서 하라.

 

도덕성이 결여된 해명은 더욱 문제다

이석래 씨는 1천 명 소수 노조 몰락 사실을 감추고 싶어하는 KBS노조 속도 몰라주고, 노동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노조원 수 역전을 역설했다. 노조의 언론중재법 저지를 독려하기 위해서란다.

그런데 언론노조가 현업단체들과 함께 언론중재법 개악 저지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기사들만 몇 번 읽어봐도 알 수 있다. 국회 앞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던 KBS노조가 슬쩍 사라진 시간에, 언론노조는 빗속에서 밤을 세워 진짜 필리버스터를 한 것을 알고 있나? 노동법 위반 발언 해명을 하는 척하며 KBS본부를 공격하다니 가증스럽다.

이석래 씨는 필리버스터 현장에서 최순실 가짜뉴스 때문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법 질서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응한답시고 당시 언급한 가짜뉴스가 박근혜 섹스 비디오, 마약설 등을 의미한 것처럼 말을 덧대어 새롭게 쓰고 있다. 길게 말할 것 없다. 이석래 씨의 관련 발언 전문을 첨부하니 호도할 생각마라. 해명조차 비도덕적인 인사는 KBS이사가 아니라 평직원도 될 수 없다.

 

정치권에 대한 충성 맹세심각성 인지하고 스스로 사퇴하라

분명히 말하건대, 이석래 이사의 발언과 이번 입장문은 특정 정파에 대한 충성 맹세였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특정 정치권에 충성맹세를 한 인물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겠는가. KBS 구성원들의 모든 것을 심의 의결하고, 차기 KBS 사장을 뽑는 역할을 이런 인물이 오해 없이 제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할수도 없다. 또 이석래 이사의 이번 언행으로 KBS 이사회 전체에 향할 수많은 의심의 눈초리들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석래 이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다. 사퇴하라.

 

202192
언론노조 KBS본부 비상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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