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대선 의제가 형성된 배경과 공약 효과도 함께 분석되어야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대선 의제가 형성된 배경과 공약 효과도 함께 분석되어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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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모니터링

1월 11일(화) 방영분

 

KBS는 대선을 맞아 시청자들이 뽑은 주요 의제 열 가지를 짚는 연속 기획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를 시작했다.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흘러가기 쉬운 대선 국면에서 이러한 시도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모니터링단도 지금까지 꾸준히 정책기반 보도를 강조해왔기에, 앞으로 이어질 내용에 기대가 크다.

첫 순서는 ‘청년’ 공약이다. 2030세대가 의제 1순위로 꼽은 것은 ‘집값안정’으로 언론과 사법개혁(4,50대), 일자리 창출(60대) 등 다른 세대와 상이했다면서 이런 차이를 바탕으로 주요 후보들의 청년 관련 공약들을 간략하게 짚고, 이에 대한 청년세대와 청년세대 정치인들의 반응을 집중 소개했다.

최근 10여년 사이 청년 의제가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세대 담론이 정치 의제화되는 추세다. 그런데 공영방송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할 게 아니라, 과연 이러한 정치적 세대론이 과연 한국사회의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조응하는 것인지를 성찰해볼 필요도 있다.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고 불린다고 해서 청년세대 모두가 가난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비정규·불안정 노동의 확대로 인해 청년세대 내부의 소득 및 자산 격차가 심화되어왔다는 점이 핵심이다. 2007년 출간된 『88만원 세대』는, 알려진 것과 달리 청년세대 전체의 빈곤화가 아니라 청년세대 내부 양극화와 이로 인한 빈곤 청년의 확산을 비판했다.

바꿔 말하면, 뉴스에서 언급하는 세대 의제 우선수위의 차이, 즉 ‘집값안정’ ‘언론 및 사법 개혁’ ‘일자리 창출’ 등은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세대적 차이보다는 오히려 계층적 차이인 측면이 더 클 수 있다. 예컨대 같은 2030세대라도 어떤 계층에 속해있는가에 따라 관심사가 집값일 수 있고, 언론 및 사법 개혁일 수 있다. 이런 세대 내 인식 차이는 2021년 KBS 세대인식 집중조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이타성(“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다”)에서 청년남성들은 계층 인식에 따라 극단적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정당들은 서유럽과 달리 계급정당이 아니라 몰계급적 대중정당에 가깝고, 지지자를 결집하는 정치적 호명 방식도 계급이 아니라 지역이나 세대에 편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정당정치 현실과 별개로 계급·계층 불평등은 엄존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계급·계층 불평등의 차원에서 접근해야할 의제가 세대 불평등의 차원으로 왜곡되는 일이 벌어지기 쉽다. 최근 십여 년 세대론이 유행하면서 이 문제는 점점 악화되었다. 요컨대 경제적 불평등 의제가 세대 불평등 문제로 왜곡되어 그 오류가 대선 등 주요 선거 정책들에도 고스란히 연결되어 버린다. 부동산으로 고통받는 집단은 청년세대나 신혼부부만이 아니다. 또한 계약직 등 비정규직 노동에서 차별받는 집단도 청년세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의제들을 ‘청년’ 이슈로 묶는 순간 정책 공백이 발생하고 만다. 물론 시행과정에서 이를 보완할 수야 있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꿸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당이나 정부가 주거빈곤 계층에 지금보다 훨씬 두터운 지원을 쏟아 붓는다면, 자연스럽게 주거가 불안정한 청년세대도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계급·계층 불평등의 세대론적 왜곡이라는 문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해왔다. 그러나 정치권은 단지 지지층을 결집하고 동원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끝없이 세대론을 꺼내든다. 저널리즘은 이런 행태를 그대로 좇기보다 최소한의 문제의식과 균형감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 문제의식을 장착했을 경우, 취재나 보도의 방향은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예컨대 기본주택(이재명), 청년원가주택(윤석열), 생애첫집(심상정), 청년안심주택(안철수) 등 대선후보 각각의 공약이 실제로 어떤 계층의 청년들을 타깃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정책이 현재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그랬을 때 청년 정책에 대해 정작 청년세대가 왜 회의적으로 반응하는지 적확히 언어화할 수 있으며, “퍼주기냐 아니냐” 같은 표피적인 논란을 넘어선 보도도 가능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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