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오차범위 내 지지율’ 보도, 끝까지 신중해야 (1/20)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오차범위 내 지지율’ 보도, 끝까지 신중해야 (1/20)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1.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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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선 보도 모니터링

1월 20일(목) KBS 9시 뉴스

 

20일 KBS 9시 뉴스의 톱뉴스는 새롭게 실시한 여론조사 보도였다. <이재명 34.5%, 윤석열 33%, 안철수 12.9%>와 <누구로 단일화? 가상 대결 결과는?> 두 개 리포트를 통해 다양한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중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이는 신년 여론조사와 크게 달라진 여론이기 때문에 중요한 뉴스로 다뤄질 만했다. 지난 조사결과를 포함해 시간 흐름에 따른 여론의 변화 추이를 시계열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2016년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협회 등이 함께 마련한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 제16조는 ‘오차범위 내 결과의 보도’에 대해 주의할 사항을 권고하고 있다. 16조 2항을 보면, 지지율 또는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 또는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보도하라고 되어 있다. 또한 3항에서는 위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를 차지했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앞섰다”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그간 KBS 보도는 비교적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따라왔으며, 특히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도함에 있어서도 위에서 언급한 제16조의 유의사항에 입각해 오해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는 보도를 했다. 기자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 34.5,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33%로, 격차는 1.5%P, 오차 범위 내 초접전입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5.2%, 국민의힘 33.7%로 오차범위 내였습니다.”와 같이 오차범위 내에 있는 조사결과를 설명할 때에는 잊지 않고 “오차범위 내”를 언급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수치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켰다. 당연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많은 언론들이 오차범위 내에서도 굳이 순위를 강조하거나 특정 후보가 ‘앞섰다’는 표현을 남용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돋보일 만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앞서 인용한 <선거여론조사 보도준칙> 제16조 4항을 보면, 지지율 또는 선호도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수치만을 나열하여 제목을 선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KBS는 톱 제목을 <이재명 34.5%, 윤석열 33%, 안철수 12.9%>라고 뽑으며 오차범위 내에 있는 수치만을 나열하는 제목을 내걸었다. 여론조사 보도의 일반 원칙을 잘 준수했음에도 가장 눈에 띄는 제목에서 화룡점정에 실패한 것이다. 방송 리포트에서도, 홈페이지 기사에서도 모두 같은 제목이었다. 이 같은 제목 선정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리포트 내용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수치를 제목으로 굳이 뽑아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이어 KBS는 <정청래 ‘이핵관’ 논란에 ... “자진 탈당” 주장도> 리포트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에 대한 불교계의 비판 여론과 탈당 논란을 다루었다. 정 의원이 지난해 10월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댄 발언 때문에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목소리를 뉴스에 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봉이 김선달’이라는 자극적 발언으로 주목을 끌고자 했던 정 의원의 가벼운 처사도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언론이 이 사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정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한 성찰은 간데없이 발언을 둘러싼 공방만을 중계하는 데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정 의원은 국감 당시 해인사에 방문하지 않는 공원 입장객조차 해인사까지 거리가 3.5km 떨어져 있는 매표소에서 해인사 입장권을 사고 통행세를 내야 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정파나 종교를 떠나 이러한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공론화할 만한 이슈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는 ‘봉이 김선달’이라는 폄훼적 표현에 묻혀 휘발되어 버렸다. 논란 중계가 더 장사가 되기 때문인지 불교계의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언론이 이 표현에 지나치게 집중해 사안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이날 KBS 보도 역시 지난해 국감 당시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아니, 3.5㎞ 밖에서 매표소에서 표 끊고 통행세 내고 들어가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요.”라고 말하는 정청래 의원을 화면으로 보여주었을 뿐 추가 설명 없이 ‘이핵관’의 탈당 권유와 당내 움직임 위주로만 보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라도 발언의 배경과 맥락에 대한 설명이 조금이나마 더 추가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언론이 갈등의 이유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갈등의 양상만 중계한다면 우리 사회는 갈등으로부터 배울 기회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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