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동정보도’ 한계 드러나... 언론의 검증 과제 고민해야 (1/23)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동정보도’ 한계 드러나... 언론의 검증 과제 고민해야 (1/23)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1.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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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보도 모니터링

2022년 1월 23일 <KBS 뉴스 9>

 

  이날 KBS9 대선 보도는 총 3개 꼭지로 그쳤으며, 2개의 동정 보도와 1개의 이슈 보도로 구성되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동정이 각각 다른 꼭지로 다뤄졌으며 이슈 보도는 윤석열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 씨의 ‘무속 발언 논란’에 대한 것이었다. 이 후보는 주택 공급 대책 공약을 발표하였는데 이에 대해 실현 가능성 및 수도권 편중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단순히 후보의 말을 받아 적는 것을 넘어 유권자들에게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어진 보도에서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동정 보도에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KBS 뉴스 9>가 꾸준히 네 후보의 동정을 모두 균형 있게 다뤄왔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물론 당일 심상정 후보는 공식적인 외부 일정이 없었기에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고 여겨질 수 있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도 같은 판단에서 심 후보의 동정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C는 안 후보의 동정을 윤 후보의 동정 보도 뒤에 덧붙여 언급했다. 또한 같은 날 SBS 8시 뉴스는 윤 후보 동정 보도에 안 후보뿐만 아니라 심 후보의 동정도 덧붙였다. 심 후보에 대해서는 “공식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설 연휴 전 선거 전략을 다듬었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KBS의 저녁 7시 단신 뉴스에서도 대선 후보의 동정을 한 꼭지로 모아 다루면서 심 후보와 안 후보의 동정까지 함께 언급했다. 심 후보에 대해서는 “다음 주 여성 경찰들을 만날 계획”이며 “‘심상정 케어’와 관련한 정책 행보도 이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일 공식 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보도할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 대선 지형에서 심 후보의 존재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있기에 공식 일정이 없다고 하여 단순히 보도에서 생략해버리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세 번째 꼭지로 김건희 씨를 둘러싼 ‘무속 논란’을 다루며 국민의힘 당내 불화를 언급하였는데, 논란에 대해 매우 피상적으로만 언급하고 관련 정치인들의 말을 인용하는 것에 그치는 수준으로 마무리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무속 논란’은 굿을 했다는 사실 또는 무속인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문제라는 이유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속 그 자체는 가십의 영역에 가깝다. 현재 정치권에서 ‘무속 프레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정농단과의 연계성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주된 원인으로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과 무속신앙 동원이 있었기에 이를 조금이라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면 맹공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논란에서 언론이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무속신앙이 아니라 국정 개입이다. 구체적으로는, 김 씨가 선거 캠프에 영향력을 얼마나 어떻게 행사하고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정치권이 만들어낸 프레임 안에서만 사안을 바라보기 보다는 비판적인 관점에서 언론의 검증이 필요한 부분을 짚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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