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개별 후보의 공약 검증도 놓치지 말아야 (1/28)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개별 후보의 공약 검증도 놓치지 말아야 (1/28)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0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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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선 보도 모니터링

 

1월 28일(금) <KBS 뉴스9>

 

 

 28일 KBS 9시 뉴스에서도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하는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기획은 이어졌다. 첫 꼭지인 <청년층도 노년층도 ‘더 좁아진 취업문’> 리포트는 노년층과 청년층 모두 구직난을 겪는 현실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구직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의도는 좋지만, 리포트가 전체적으로 상투적인 형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점은 아쉬웠다.

 

 한두 개의 사례를 소개하며 리포트를 시작하는 것이 방송 뉴스의 관행처럼 자리 잡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기자들은 사례를 찾아내고 촬영 섭외를 하느라 많은 공을 들이고 시간을 빼앗기지만, 노력에 비례할 만큼 성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전달 효과 측면에서 사례가 있고 없고에 따라 시청자들이 큰 영향을 받지도 않을뿐더러 시간에 쫓겨 정작 집중해야 할 심층적 정보 전달은 하지 못하게 된다. 아주 새롭고 이색적인 사례가 아니라면 리포트 초반에 사례를 배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대선 공약을 검증하는 기획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례 몇 개를 형식적으로 소개하는 것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의제/이슈의 맥락에 대한 배경지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와 심층적 분석을 제시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잘 반영된 예가 같은 기획에서 27일 첫 꼭지로 나간 <공공으로 버틴 고용률... 일자리 성적표는?> 리포트였다. 문재인 정부의 연간 고용률 지표를 시계열적으로 보여주고 공공 일자리와 관련된 다양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이슈에 대한 지식을 충실히 전달해주었다. 28일 방송에서는 첫 꼭지에 이어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서 앵커와의 대담 형식으로 중숙련 일자리의 감소. 자동화와 비대면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전망 등 맥락이 되는 정보들을 전달했는데, 이 내용을 첫 꼭지로 가져가도 충분했을 것이다.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 기획은 ‘현실 진단-공약 소개-공약 검증’의 뼈대로 진행된다. 이 순서에 따라 뒤이은 리포트는 공약을 소개하고 검증하는 <‘산업전환기’ 대선후보 일자리 공약은?>이었다. 후보들의 공약을 소개하는 것과 관련해 제작진의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방대하고 중구난방인 공약들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전달하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빨리,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쏟아져나오는 경향이 있다. 시청자들이 100% 수용하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정도다. 독자가 여러 번 돌아가서 다시 꼼꼼히 읽을 수 있는 활자매체와 달리 영상매체에서 공약을 소개할 때는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간과 영상 구성에서 배려와 고민이 필요가 있다. 공약 검증 부분에서도 지나치게 속도가 빨라 시청자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면서 쫓아가기에는 힘이 부칠 것으로 보인다.

 

 공약 검증과 관련해서 한 가지 주문하고 싶은 점은 후보들의 공약 전반에 대한 평가는 줄이고 개별 후보 공약에 대한 평가는 강화해달라는 것이다. 개별 후보의 공약에 대한 평가도 물론 있지만 양적·질적으로 다소 아쉬운 수준인 반면, 4명 후보 전체의 공약 수준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예컨대 28일 보도에서는 “모든 공약 다 상당한 재원 투입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재원 마련 계획, 분명치 않습니다.”, “후보들 대부분은 산업의 전환으로 새로 생길 일자리에는 주목했지만, 사라지게 될 일자리에 대한 대책은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와 같은 부분, 27일 보도에서 “후보들은 공약은 비교적 명확히 제시합니다. 반면에 공약을 위해 예산을 조정한다면 어떤 다른 정책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세금을 더 걷을지 이 부분은 불명확합니다. KBS 공약 검증 자문단은 후보들이 여기까지 내놓고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와 같은 부분들이다.

 

 후보들의 공약 전반에 대한 평가가 아무 의미를 갖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 단계에서 시청자들의 판단을 돕고 유권자들이 표심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갖는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후보들 전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자칫 정치 혐오를 유발할 수도 있다. 현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개별 후보들의 공약에 깊이 있게 들어가서 현실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고 상호 비교하는 것이라 본다. 물론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공약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후보의 공약은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공정성 시비를 초래할 위험도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려다 보면 후보들의 공약을 묶어서 전체를 비판하는 안전한 길로 가고 싶은 유혹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 검증의 결과는 결코 중립적일 수 없으며 언론이 검증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상 그 결과로 인한 논란을 두려워하거나 기피해선 안 된다. 검증의 결과가 중립적이지 않을수록, 특정 후보에 유리하거나 불리할수록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럴 때 검증 보도를 보며 시청자들이 느끼는 효능감도 높아질 것이다. 불편부당한 기준으로 장기적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은 불식될 것이라는 믿음 아래 개별 후보들의 공약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비판하는 검증 보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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