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네거티브 발언’, 취지와 맥락을 고려한 보도가 되어야 (2/1)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네거티브 발언’, 취지와 맥락을 고려한 보도가 되어야 (2/1)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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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보도 모니터링

 

2022년 2월 1일(화) <KBS 뉴스 9>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후보들이 바쁜 행보를 이어가며 가는 곳마다 여러 가지 공약을 내놓고 있다. KBS 보도는 매일 한 꼭지 이상의 리포트를 제작해 유력 후보들의 동정을 전하고 있다. 리포트 중간에는 항상 후보의 육성 발언이 짧게 들어간다. 하루 동안 후보가 쏟아내는 엄청나게 많은 ‘말’ 중에 고르고 고른 핵심 문장일 것이다. 취재원의 수많은 ‘말’ 중에서 어떤 언설을 취사선택할 것인가는 언론의 가치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무엇이 포함되었고 무엇이 누락되었는가는 해당 언론이 선거에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때로는 과연 후보의 주장과 성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문장’을 적절하게 선택한 것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 물론 중요한 발언을 했지만 지나치게 길고 장황하거나 방송에 쓰기 부적절한 상황일 때도 있을 테고, 방송에 쓸 만큼 가치 있는 발언이 없지만 양적 균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함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을 터이다. 다만 한번쯤 짚어봐야 할 지점은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발언이 불필요하게 전파를 탈 때가 많다는 것이다. 상호 정쟁이 치열한 거대 양당 후보의 발언을 전할 때 이런 문제는 특히 도드라진다.

 

 1일 KBS 9시 뉴스의 <이 “육사 안동 이전”... 윤 “사드 포함 미사일 방어”> 리포트에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이 한 번씩 나왔다. 이재명 후보의 경북 지역 개발 관련 공약을 전할 때는 “경북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보수 정당이 하지 못한 일이지만 저는 할 수 있습니다.”는 발언이 소개됐다. 공약 내용에 관한 발언이 아니라 상대 정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선택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사드 추가 배치와 관련된 안보 공약이 아니라 토론 무산과 관련된 “제한 조건을 또 대서, 이렇게 한다는 건 그런 허세를 부릴 거면 아예 양자토론 하자고 하지 말던가….” 발언이 소개됐다.

 

 1일 뉴스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사시 부활, 정시 확대”... “피살 공무원 진상 규명”> 리포트에서는 2년 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유족들과 만난 윤석열 후보의 동정을 전하며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낱낱이 보여드렸어야 되는 것 아니냐,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했길래….”라는 정권 비방에 초점을 맞춰 보여주었다. 25일 <이번엔 ‘농심’ 경쟁... “기본소득” “직불금 2배”> 리포트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농기 투지 방지책과 관련한 공약을 전하는 내용이 아니라 “약간 서류 조작을 좀 하면 누구든지 농지를 살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최근 유력 후보의 가족들 얘기도 나오는 거죠.”라며 윤석열 후보 장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비꼬는 부분만 소개됐다. 24일 <“힘으로 평화 지킬 것”... 녹취 논란엔 “죄송”> 리포트에서도 안보 관련 미래 비전을 밝히는 윤 후보 발언 중 현 정권의 남북정상회담에 관하여 “앞으로 잘해 봅시다, 이런 얘기하는 건 정상 외교가 아닙니다. 국내 정치에 외교를 이용하고, 국내 정치에 남북한 통일 문제를 이용하는 쇼입니다. 저는 쇼는 안 합니다.”라고 폄훼하는 부분만 보여주었다.

 

 후보가 직접 상대를 공격하는 발언은 주의를 집중시키기 좋은 자극적 소재이다. 그러나 거대 양당 캠프가 네거티브 캠페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대선 국면에서 언론이 이를 더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이 네거티브에 더 많은 비중을 실어 보도하면 정치권은 언론의 관심을 얻기 위해 네거티브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대선 국면에서 상호 비방 발언을 보도에 아예 포함시키지 않을 방도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양자토론 무산과 관련된 리포트에는 상호 비방 발언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후보의 동정을 전하면서도 네거티브 발언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네거티브는 무조건 나쁘다는 주장이 단선적 논리인 건 맞다.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네거티브 캠페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후보의 짧은 발언에 네거티브의 긍정적 효과가 담기기는 어렵다. 하루의 뉴스에 후보 육성 발언이 담기는 건 많아봤자 2~3회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후보 발언을 전할 때만큼은 네거티브보다 정책 관련 논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나아가 리포트에 (뉴스가치가 없더라도) 반드시 후보의 발언 영상이 삽입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작하는 방향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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