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첫 토론회 전달 충실... ‘의견대립’ 전달 미흡 아쉬워 (2/3)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첫 토론회 전달 충실... ‘의견대립’ 전달 미흡 아쉬워 (2/3)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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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모니터링

 

2022년 2월 3일(목) <KBS 뉴스 9>

 

 

이날 20대 대선 첫 후보 토론이 열렸고, KBS 뉴스 역시 이 소식을 중점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선 관련 보도는 김혜경 논란까지 총 다섯 개로,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축이었다.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토론 시청률은 방송사 합쳐 약 39%였다. 1차 토론회 기준으로 대선토론 역대 최고 시청률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처음 실시된 토론으로, 약 55.7%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대체로 20%~30% 초반 대였다. 직전 대선인 2017년 대선 후보자 토론 방송 시청률이 22%대에 그친 것에 비하면 이번 대선 토론 근래 가장 높은 시청률이며(KBS가 19.5%로 방송사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그만큼 시민의 관심이 컸다고도 볼 수 있다.

 

후보의 각론이야 향후 주제별·개별 토론에서 더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치더라도 첫 토론의 의미는 작지 않다. 물론 불과 두 시간 동안 4인 후보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형식 자체의 물리적 한계는 명확하지만, 주요 의제에 대한 후보 간 인식 차이가 상당히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KBS뉴스는 대장동, 부동산, 사드 배치 등 익히 알려진 쟁점에 대한 토론 내용은 잘 정리해서 보도했다. 이 부분에서 후보들 간의 의견대립이 명확했고, 특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차이가 잘 드러났다. 그런데 노동·일자리·환경에너지 정책 분야가 보도에서 사실상 빠져있다. 이 의제는 후보들 간 이견이 극명하게 드러났을 뿐 아니라 어쩌면 실제 시민들 피부에 닿는 일상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뉴스에서는 언급 자체가 거의 되지 않았다. 중대재해법,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윤석열 후보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 에너지 전환 및 녹색 전환, 차세대 성장동력 등이 그것이다.

 

정치권이 설정하고 언론이 보도하는 의제들이 지나치게 갈등 중심적·진영논리적이라는 점을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해왔다. 실제 대다수 시민의 삶이나 공동체의 미래 먹거리에 직결되기 때문에 중대하게 다뤄지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 소위 ‘정치 고관여층’이 자주 언급하니까 중요한 것처럼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완전한 상업 저널리즘에서는 의제의 화제성이 곧 의제의 중요성이겠지만, 공적 저널리즘은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곤란하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문제를 조명하고 사회 구성원이 이를 인식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공적 저널리즘의 주요한 책무일 것이다.

 

KBS 뉴스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토론 직후 큰 화제가 되었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장면이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RE100’과 ‘EU 택소노미’에 대한 의견을 물은 부분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단어 자체를 못 알아듣거나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기 위한 이 후보측의 다분히 의도된 질문이긴 했지만, 이 문제는 화석연료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여전히 화석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경제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가야 하는지와 직결되는, 매우 시급한 우리 사회의 숙제 중 하나다. KBS 뉴스가 이 장면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쉽다. 차라리 ‘곡절 끝 열린 첫 TV 토론, 초접전 대선에 변수될까?’ 꼭지를 빼고 노동·일자리·환경에너지 정책 분야에 대한 토론 내용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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