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공약비교, 차별성 제시할 수 있는 검증되어야 (2/17)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 공약비교, 차별성 제시할 수 있는 검증되어야 (2/17)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02.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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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대 대통령 선거 보도 모니터링 

<2022년 2월 17일(목) <KBS 뉴스9>

 

 대선 기획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는 17일 감염병 재난 대응과 관련한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했다. 낮은 공공병상 비율을 지적하는 등 허약한 공공의료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의료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고, ‘공공병원 확충이냐 민간 의료자원 활용이냐’로 문제를 요약했다.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압축해 전달한 점이 돋보였다.

 

 지금까지 진행된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는 대체로 크게 두 가지 파트로 구성되었다. 후보들의 정책을 소개하는 부분과 검증하는 부분이다. 소개에 비해 검증은 훨씬 까다롭고 복잡한 내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둘 중에서 훨씬 중요한 쪽은 당연히 검증이다. 시청자들이 더 필요로 하고, 권위 있는 레거시 미디어인 KBS에 기대하는 바도 검증일 것이다. KBS가 해당 기획을 소개할 때 공약 ‘검증’을 명시적으로 강조하는 걸 보면 KBS의 목적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분량이나 비중 측면에서 볼 때 정책 검증보다는 정책 소개 및 전달 쪽에 방점이 찍히거나 두 부분이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날 보도 역시 7분 17초 정도 분량에서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3분 40초가 맥락을 설명하고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며 전달하는 데 할애되었다. 물론 공약에 관한 시청자들의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제시하는지 소개하는 건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다.

 

 지금까지의 검증은 대체로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재원 마련과 배정의 우선순위 등을 따져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주로 제기된다. 정책의 방향과 내용 자체에 대한 다각도의 평가가 아쉽다. 중요한 건 여러 후보들 중 어느 후보의 정책 지향이 한국 사회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우월한지를 따지는 것인데, 대부분의 공약이 재원 대책이 불명확하고 현실성이나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진단에서 끝난다면 후보 간 비교가 어려워진다.

 

 17일 주제를 예시로 이야기한다면 공공병원 확충을 주장하는 이재명, 심상정, 안철수 후보와 민간 병원 역할을 강조하는 윤석열 후보, 양측의 방향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후보의 정책 지향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평가를 함께 제시한다면 시청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검증 결과를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로 보인다. 이 기획이 다루는 의제들은 모두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다. 일반 방송 리포트 형식과 분량으로 내실 있게 다룬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짧은 시간 안에 무게감 있는 주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데 대한 기자들의 고충이 클 것이다. 17일 보도에서도 7분이 넘는 분량을 들이긴 했고 이 정도의 시간도 방송 리포트에서 상당한 비중을 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순 있지만, 전달해야 할 메시지에 비하면 여전히 너무 짧다. 필요하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검증의 초점이 유력 후보에 쏠려 있는 점도 아쉽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공약에 대한 내용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대한 검증이 더 중요하며 시청자들의 관심도 더 많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책은 군소 후보가 지지율 약세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이며, 거대 양당이 부당하게 누리고 있는 기득권에 균열을 내서 실력을 갖춘 작은 정당이 관심을 받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보도 시간을 더 늘린다면 군소 후보의 좋은 정책에 대하여 유권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해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한국 정치의 정책적 논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왕에 정책을 검증하는 기획을 준비하였다면 기존의 관례를 깨는 의사결정을 통해 기획의 목표를 최대한 달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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