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무책임과 경영진 무능의 합작품… 지역방송 활성화, 명료한 대책 마련하라
방통위 무책임과 경영진 무능의 합작품… 지역방송 활성화, 명료한 대책 마련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12.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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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무책임과 경영진 무능의 합작품…

지역방송 활성화, 명료한 대책 마련하라

 

 

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가 회사로 보낸 공문 한 통이 접수됐다. 바로 2020년 3월 20일 회사가 냈던 ‘지역방송국 기능조정에 따른 변경허가 신청’을 반려한다는 내용이다. 회사가 2년 넘게 추진해 온 ‘지역국 기능조정’이 회사의 의지와 달리 일단락된 것이다.

 

방통위는 공문에서 반려이유로 2020년 KBS 재허가 신청시 제출한 사업계획과 ‘지역국 기능조정’ 사업계획이 달라 심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요청한 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들었다.

 

 

좌고우면한 방통위의 장고 끝 악수...무책임의 표본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러한 결정이 방통위의 무책임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회사가 추진한  ‘지역국 기능조정’은  열악해지는 지상파 생존환경에서 지역방송의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이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광역제작, 광역송출이라는 방향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7시 뉴스 지역화>는 지역 기자들의 오래된 요구였고 적지 않은 자원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인권과 젠더, 지역문화 등을 지역의 시각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과감하게 다루고 실험적인 형식으로 만들었다. 지역은 물론 학계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런 평가 속에도 방통위는 회사가 낸 ‘지역국 기능조정’ 신청을 계속 검토로 묶어두었다. 이미 KBS본부는 방통위에 좌고우면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고 끝에 악수(惡手)라더니. 지역 정치권의 눈치만 보던 방통위는 결국 2년 넘는 검토 끝에 반려 결정을 내렸다. 무책임하다는 말을 들 수 밖에 없다.

 

 

‘지역방송 활성화’ 약속 못 지킨 경영진...전략 부재 드러내

 

회사 경영진 또한 이번 결과에 큰 책임이 있다. 회사는 야심차게 <7시 뉴스 지역화>를 추진했지만, 모두 지역국 조합원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회사는 지역 보도국의 열악한 인력사정을 인정하면서 인력을 3차례 충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7시 뉴스 지역화>를 추진하면서 걸맞은 충원은 실행하지 않았다. 보도국만 그런가? 지역 카메라 감독이나 아나운서, 기술 제작인력 등 인력 부족 아우성을 모른체 했다.

 

게다가 ‘지역방송 활성화’를 하겠다며 내놓은 다른 약속들도 줄줄이 부도냈다. 지역국 라디오 시사 기능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인력 충원 없이 업무지정 등 기존 인력 쥐어짜기로 연명했다. 오죽하면 한 지역국은 라디오 PD가 없어 프리랜서 PD를 고용하기도 했다. 지금도 PD가 아닌 다른 직종 인력이 업무지정으로 프로그램 제작을 겸업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 확대나 방송문화사업 확대, 미디어 교육 강화는 또 어떤가? 여전히 임시조직으로, 일부 지역(총)국에서 사업들을 펼치고 있으면서 본사로부터 어떠한 체계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알아서 하라는 것이지, 본사 차원의 ‘지역방송 활성화’ 정책이 투영된 사업이 무엇이 있는가!

 

그러는 사이 ‘지역국 기능조정’에서 제외된 강릉국과 울산국의 여건은 더욱 피폐해졌다. 강릉국과 울산국은 기능조정 대상인 지역국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총국 수준의 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국 기능조정’이 마무리되면 강릉국과 울산국 대책도 나오려니 기대했건만 이것마저 더욱 난망해졌다. 그야말로 ‘사각지대’에서 열악해지는 인력 사정을 고스란히 계속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회사의 전략적 실패도 짚어봐야 한다. 이번 반려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방통위에서 요구한 자료를 회사가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는 8차 자료까지 제출한 이후 2021년 10월 29일에 온 9차 자료 제출이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계속 미루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았다. 그랬던 자료 미제출이 이번 반려의 한 이유가 되었다. 실질적인 영향이 있든 없든 간에 방통위에 빌미를 준 것은 전략 부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시작한 ‘지역방송 활성화’, 명료한 비전과 대책을 내놓아야

 

KBS본부는 효율적인 자원 사용과 고사 직전에 있는 지역방송의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회사의 ‘지역방송 활성화’가 의미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판단은 단순히 ‘지역국 기능조정’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제반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 하에 실질적인 ‘지역방송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지 ‘지역국 기능조정’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처참히 방통위의 무책임과 경영진의 무능으로 무너졌다. 이제 회사는 ‘지역방송 활성화’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혀야 한다. 지역 보도국 소속 변경과 지역국 기술인력 재배치로 사실상 ‘지역방송 활성화’ 계획은 이미 시작됐다. 방통위라는 규제기관의 반려 결정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지역방송 활성화’를 이뤄낼 것인지 지역방송에 대한 명료한 비전과 대책을 구성원들에게 내어 놓아야 한다.

 

 

 

2022년 12월 1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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