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성명] “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방송법 개정 반대하는 국민의힘
[언론노조성명] “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방송법 개정 반대하는 국민의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2.12.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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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방송법 개정 반대하는 국민의힘

 

 

공영방송 이사회가 국민의힘 밥그릇인가?

 

언론노조를 포함한 현업언론단체들의 계속되는 만남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어제(12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창립준비위라는 단체의 발족식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다수 언론인들이 가입된 단체들과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특정 단체 행사장에 참석해 축사를 하다가 ‘속내’를 털어놓았다. ‘공영방송 언론노조 장악, 언론노조 영구장악법 등’의 막말은 이제 무시할 때도 됐지만 어제 내비친 검은 속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명확히 짚어야겠다.

 

보도에 따르면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이날 축사에서 “저들은 5년 잘해먹고 지금도 잘해먹고 있는데, 여러분은 뭐하고 계십니까”라고 반문한 후 “우리는 6개월이 지났는데, 아무 것도 못했다”며 “누군가 책임지고 뭔가 해야 되는데, ‘법’과 ‘합리적’이라는 이름 하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성중 의원은 KBS와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비율을 거론하면서 아직 “(우리가) 하나도 못 먹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17대4, 16대5 영원히 민노총 민주당 합작이 된다”고 말했단다.

 

미디어정책을 관할하는 국회 상임위 집권당 간사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인가 귀를 의심하게 한다.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았고 따라서 공영방송 이사진을 먹어야 하는데 법과 합리를 따지느라 아무것도 못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과 사장선임 제도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은 본인들에게 유리하지 않으므로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 개정은 누구의 유불리를 따져 제안된 것이 아니다.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정치인이 ‘하나도 못 해먹은 아쉬움’을 표하며 법안 반대 명분으로 들먹이다니 듣는 이가 낯 부끄러울 지경이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저런 식으로 드러낸 걸 보면 “방송장악 할 생각 없고, 힘도 없다”는 그들의 말은 반어적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더 심각한 것은 박 의원이 “쟤들은 정권을 안내주기 위함이라면 피도 눈물도 없다”며 “우리 당이 약한 측면도 있지만 오늘 발족됨으로써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 사실이다. 특정 단체의 발족이 국민의힘의 전투력을 배가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출은 국민의힘이 언론인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려는지 잘 보여 준다.

 

끝으로 어제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관계자들과 이를 보도한 언론인들에게 전한다. 어제 발족한 언론인단체의 회장이 장을 맡고 있는 YTN공정방송노조 조합원 수는 85명으로 알려져 있고 KBS직원연대 100여 명, KBS노조 940여 명, MBC노조(제3노조)에는 80여 명이 가입돼 있다고 한다. 해당 사업장 언론노조 조합원 수가 얼마인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현업언론단체들의 회원 수가 얼마인지는 굳이 여기에 쓰지 않겠다. 다수라고 하여 우리가 모두를 대표한다고 자임하지 않는다. 소수의 의견도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언론장악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역사적 사실조차 왜곡하며 이름만 바꿔 달아 정치적 복권을 시도하는 세력은 청산돼야 마땅하다.

 

 

 

2022년 12월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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