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없이 목표뿐인 지역국 개편, 폐기만이 답이다
비전 없이 목표뿐인 지역국 개편, 폐기만이 답이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3.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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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없이 목표뿐인 지역국 개편, 폐기만이 답이다

 

 

지난 2일(목), KBS 공사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리셉션 자리에서 김의철 사장이 ‘2040 비전’을 발표했다. ‘2040 비전’은 공영방송 KBS의 또다른 50년을 준비한다는 취지였겠지만, 이를 본 지역방송국 조합원들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당 하나의 KBS’라는 지역 방송국 개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역 방송국 체제를 두고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행정구역 변화, 도시의 발달, 생활여건의 변화를 그때그때 KBS가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개편의 당위성을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영진에게 묻고 싶다. 2004년 지역국 통폐합을 결정한 건 누구였나? 사장이 생각하는 ‘논란과 갈등’의 지역방송국 체제를 만든 건 누구인가 말이다. 지역국 통폐합에다 아직 끝내지 못한 지역국 기능조정까지, 논란과 갈등을 만들어 온 건 다름아닌 경영진이었다. 그랬던 경영진이 ‘논란과 갈등’을 이유로 지역국 개편을 이야기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지 않은가!

 

좋든싫든 현재 지역방송국 체제는 KBS의 유산(레거시)이다. 공사창립은 50년이지만, 그보다 수십년 앞서 지역 중계소, 방송소, 방송국으로 시작하면서 지금 총국과 지역국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 지역(총)국이 지금까지 이어져왔기에 지역국 통폐합 때도, 지역국 기능조정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사정을 무시한채  ‘논란과 갈등’을 이유로 ‘1 광역시도마다 1 방송국’이라는 기준을 제시한다는 건, 경영진의 ‘설명편의주의’일 뿐이다. 오히려 ‘논란과 갈등’을 말하는 이들에게 왜 이런 체제가 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게 경영진이지 않은가!

 

KBS본부 역시 현재 지역국 체제가 정답이고 변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역방송의 비전이 보이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조차 없는, 오로지 ‘1 광역시도 1 방송국’이라는 목표뿐인 계획에는 동의할 수 없다. 목표뿐인 계획은 추진과정에서 고려해야할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기 십상이다. 과정이 없는 계획은 공허할 뿐이다.

 

이미 지역방송과 관련해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익히 경험했다. 경영진이 지역국 기능조정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의 반발을 보았던 것이다. 사장도 지역국 체제개편에 ‘지역사회, 지자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국 기능조정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설득시키는데 실패한 경영진이 아니었던가. 이런 환경에서 목표만 내놓은 지역국 체제개편이 순항할리는 만무하다.

 

더군다나 이번 계획을 마련하며 지역국은 고사하고 본사의 담당부서인 지역정책실도 배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연 회사의 업무 분장이나 계통이라는게 있기나 한 것인가! 지역국도 지역정책실도 배제된 지역국 개편계획. 그야말로 6층 책상에서 만들어진 계획 아닌가!

 

이번 ‘지역국 체제개편 계획’의 운명은 명확하다. 바로 즉시 폐기이다. 더 이상 공허하고 실행방안도 없는 허울뿐인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 계획 수립의 처음으로 돌아가라. KBS 지역방송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어떻게 실행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조직이 가장 적합한지를 따져야할 것이다. 더이상 경영진이 ‘뜨거운 감자’만 던져 놓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모아 비전을 마련하고 후속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2023년 3월 6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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