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 니편 내편 아닌 공영방송 미래만 생각하라
 KBS 이사 니편 내편 아닌 공영방송 미래만 생각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23.03.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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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이사 니편 내편 아닌 공영방송 미래만 생각하라

 

 

여당 추천 KBS 이사들이 어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를 막기 위해 경영진과 이사진의 총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 추천 이사인 이은수 이사는 이사회에서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 사태 해결을 위해 KBS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사원들도 “시청자들에 납작 엎드려 읍소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여당 추천 이사인 이석래 이사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이사 모두 여당 추천 이사이자 KBS에서 각각 PD와 촬영기자로 30년 넘게 재직한 바 있는 분들이다. 이은수 이사는 MB정권 시절 MB 정부 인사들을 수차례 아침마당에 출연시켜 아침마당을 정치마당화 시킨바가 있다. 

 

이석래 이사는 2021년 여당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되자마자 공개 석상에서 “앞으로 문재인 정권은 처참하게 망가질 것이다. 저도 거기에 앞장설 것이다.”, “우리가 정말 이번에 정권을 다시 되찾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역사는 최소한도 30년 이전으로 후퇴할 것이다.”라는 공영방송 이사로서 최소한의 정치적 중립성마저 져버린 발언을 했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두 분의 이사들이 공영방송의 존립 근거인 수신료가 흔들리는 상황에서까지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경영진, 이사회 사퇴 의견을 낸 것이 아니리라 믿는다. 오직 조직의 존속과 후배들의 안녕을 바라는 입장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에서 나온 발언이라 의심치 않는다. 

 

다만, 공영방송 내 최고의결기구의 구성원들이라는 분들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서 내놓은 대책 치고는 참으로 1차원적이라는 부분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이사들의 의견대로 KBS 경영진과 이사진이 사퇴한다고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원하는 국민들이 ‘아이고, KBS가 이제야 정신 차렸나보네. 이제는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안 해도 되겠네.’라고 생각하겠는가? 

 

더구나 두 이사가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 국민제안의 시발점이 어딘지를 고민하고 이런 대응책을 내놓은 것인지 의문이다. 이번 국민제안은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실에서 촉발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과 이사진 총사퇴는 권력의 공영방송 길들이기에 발맞춰 스스로 넙죽 엎드리는 것, 그 이상이하도 아니다. 

 

만약 수신료 분리 징수를 막기 위해 공영방송의 거버넌스를 정권에 바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이는 향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이 KBS를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자연스레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과연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한 일인가?

 

이은수, 이석래 두 이사님들께 부탁드린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공영방송을 지켜나가야 하는 조직의 구성원, 후배들을 위해 이사로서 본인들의 연륜과 경험, 혜안이 담긴 대책을 제시해주시길 바란다. 두 이사들의 충심이 공영방송 KBS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추천해준 정당과 정권을 위한 것인지 구성원들과 후배들이 의심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2023년 3월 23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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