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에 MC를 꽂으려 한 자 누구인가!
부당한 외압 반드시 법적 책임 묻겠다!
KBS 대표 프로그램인 <역사저널 그날>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의 비정상적인 결정으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가 된 낙하산 MC 선정에 관여한 사람이 이제원 씨가 아닌 또 다른 경영진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취재한 결과, 이제원 씨는 지난 14일 PD협회의 <역사저널 그날> 폐지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PD 협회를 만나 MC로 조수빈 씨를 최초로 제안한 건 자신이 아니라고 했다 한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언한다면 고발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PD협회는 면담에서 본부장의 지시가 아니라면, 박민 사장의 지시인지 물었지만 이제원 씨는 그것 또한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제원 씨는 경영진의 티타임 과정에서 경영진 중 누군가가 조수빈 씨를 제안했다고 흘리듯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원 씨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식 회의도 아닌 티타임 과정에서 누군가 조수빈 씨를 추천한 것을 가지고, 본부장이 첫 녹화 사흘 전에 MC를 바꾸라 생떼를 쓰고 이것이 안 받아들여지자 ‘항명’이니 ‘기강이 무너졌다’느니 하며 프로그램을 홧김에 폐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사에서 벌어진 제작 관련 논란이라고 얘기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나아가 낙하산 박민 사장과 이제원의 취임 이후 KBS의 제작 프로세스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나아가 이제원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안은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제작본부와 전혀 상관없는 경영진 누군가가 <역사저널 그날> MC에 자신이 원하는 조수빈 씨를 꽂으려 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동안 이제원 씨가 벌인 만행보다 더욱 심각한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 MC 선정에 입김을 넣은 사람이 누구인지, 해당 인사는 왜 해당 아나운서를 MC로 제안한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 만약이라도 MC를 추천한 경영진이 회사 외부의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면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며 형사처벌 사안임이 분명하다.
14일에 나온 사측 입장을 보면 낙하산 MC 선정에 어떠한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자신도 놀랄만한 톱배우 MC 섭외를, 사흘 만에 손바닥 뒤집듯 결정을 뒤집었다. 그리고 그 최종 결정에는 낙하산 박 사장과 관여했다고 이제원 씨 스스로 밝히고 있다. 사측 입장을 보면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수없이 던지게 된다. 왜 굳이 조 전 아나운서를 추천하고, 제작진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MC를 섭외했는데 도대체 왜 이를 거부하고 조 전 아나운서를 집요하게 고집했는지, 또한 그렇게 고집한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닌지 우리는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KBS본부는 촉구한다. 이번 <역사저널 그날> MC 선정에 관여한 경영진이 누구인지, 또한 이미 톱배우 섭외를 알면서도 조수빈 전 아나운서의 MC기용을 그토록 고집했는지 낙하산 박 사장과 이제원 씨는 명명백백히 밝혀라!
MC 선정 논란에 따른 <역사저널 그날 > 폐지 과정에서 낙하산 박 사장이나 이제원 씨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사장과 제작 본부 수장으로 프로그램 제작진들을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외부의 의견을 근거로 제작진에게 외압을 행사하는데 앞장선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협찬도 모두 무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리뉴얼 중에 소요된 제작비도 모두 허공에 날리는 꼴이 됐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제작진들의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역사저널 그날>의 유무형의 가치 또한 사라지게 됐다. 이 피해의 책임은 모두 낙하산 박민 사장과 이제원 본부장 두 사람이 져야할 것이다.
KBS본부는 이번 <역사저널 그날> 폐지 및 심각한 제작자율성 침해와 관련해 사측에 임시공방위 개최를 요구한다. 또한 KBS본부는 이번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해 부당한 제작 개입이라고 보고 법적 대응하는 것은 물론, 무리한 프로그램 폐지 과정에서 초래한 제작비 낭비와 관련해서도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다.
2024년 5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