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를 극우세력에 헌납한
박민과 김동윤을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박민 사장과 김동윤 편성본부장은 2024년 8월 15일 KBS를 극우세력에 헌납했다” 훗날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독재자 이승만에 대한 낯뜨거운 찬사로 가득한 영상물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편성본부장이 영상물 구매에서 방송까지 과정을 다 책임진다고 했고, 사장은 승인했다.
<기적의 시작> 방송 강행은 단순히 극우 영화인을 격려하거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방송에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 추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추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찬성, 친일 논란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역사 왜곡 행태와 궤를 같이하는 사건이다. 박민과 김동윤은 결국 용산에 잘 보이려고 공영방송 KBS를 역사 왜곡의 첨병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KBS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9일 청원을 하자마자 6,500명의 시청자가 <기적의 시작> 방송 취소를 청원했다. 청원 내용은 방영작 선정 과정에서 공영방송 KBS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정성’이 충분히 고려됐는지 의심스러우므로 명확히 해명하라는 요구다. 6천 명 넘는 시청자가 조악한 수준의 영상을 왜 비싸게 구입해 KBS에서 방송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앵무새처럼 “독립적인 편성권에 의해 방송 편성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청원 게시판에 크게 적어 놓은 ‘KBS의 주인은 시청자 여러분입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할 따름이다.
KBS 전국기자협회 제주지회, KBS PD협회 제주지부, KBS 영상제작인협회 제주회원, KBS 아나운서협회 제주회원 등 KBS 제주방송총국 구성원들은 어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이 영상물이 국가 폭력의 아픔을 피눈물로 버텨온 제주 4·3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언론계와 역사, 시민단체 360곳이 “공영방송은 낙하산 일당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비판했고, 조계종에서도 반헌법적 역사편향방송을 중단하고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박민과 김동윤은 똑똑히 보라. 당신들이 우격다짐으로 특정 역사관을 주입하려 하지 않아도 현명한 시청자들은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 일제에 굴종한 대가로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들이 누구인지 보았고, 독재정권의 탄압을 겪으며 민주주의 쟁취를 목이 터져라 외친 이들도 시청자들이다. 산업화로 부강한 대한민국을 이끌어낸 저력을 상식적이고 균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우리 국민들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에 경고한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 더이상 KBS 구성원들을 욕보이게 하지 말고 <기적의 시작> 편성을 취소하라. 영화진흥위원회조차 이 영상물이 “팩트 자체가 틀린 것들이 있고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느껴지지 않음”,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것도 갖추지 않았다”, “프레임을 잡는 구도가 관습적이고 차별화된 표현방식을 가지지 못했음”, “논리적 뒷받침이 아주 미약” 하다며 독립영화로서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평가하지 않았는가. 기어이 이승만 독재를 미화하는 조잡한 영상물 방영을 강행한다면 역사가 박민과 김동윤 두 사람을 심판할 것이다. 그리고 KBS인들은 당신들을 정권과 극우세력에 KBS를 헌납한 반역자로 기역할 것이다.
2024년 8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