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정신 짓밟고 친일방송 만든
박민, 김동윤은 당장 KBS를 떠나라!
“이렇게 청원이라도 해야 광복절에 독립운동가분들께 부끄럽지 않고,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참담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하여 글을 씁니다.”
“내가 낸 수신료로 광복절에 기모노 오페라 나오는 걸 보고 있으니 피가 거꾸로 솟네요. 당신들이 제정신입니까? 일본 돈을 받아먹지 않고 어찌 이런 짓을 합니까?”
KBS 청원 게시판에 시청자들이 올린 글 중 일부다. 광복절 시작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이 방송됐다. KBS에 분노한 시청자들의 청원은 오늘 오전까지 5천 400여 건 넘게 접수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땡윤’ 방송으로 전락한 KBS가 이제는 일본방송국이 됐으니 수신료는 내지 않아도 되겠다는 시청자들의 조롱이 줄을 잇고 있다. 참담하고 개탄스럽다. 사측은 어제 9시 뉴스에서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실무자 잘못으로 물타기하고 경영진은 빠져나가겠다는 비겁한 계산이다. 세월호 다큐를 불방시키고, 역사저널을 폐지할 때도 편성권은 회사에 있다며 전가의 보도처럼 읊어대던 사측이 왜 이번에는 편성권을 들먹이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가. 회사의 대표자 박민, 편성책임자 김동윤 아닌가?
사측은 실무자들과 시민사회, 불교계까지 나서 강력하게 방송 취소를 촉구한 이승만 찬양 영상물 <기적의 시작> 역시 어젯밤 기어이 방영했다.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따가운 지적이 이어지고 언론에 KBS의 행태를 비판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이 영상물이 방송되면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에 직면할 거라고 실무진들이 간절히 만류했지만 낙하산 박민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우리는 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박민과 수하들이 시청자들의 의견과 비판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윤석열 정권과 정권을 떠받치는 극우, 친일, 뉴라이트 세력과만 ‘코드’를 맞추면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불과 10여 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제헌정부 수립일이 건국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어도 충실히 촬영해서 기사로 반영한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른바 보수 정부 시기 KBS를 장악한 사장과 간부들이 뉴라이트 역사관이 담긴 프로그램을 안간힘을 써 제작하고, 역사적 진실은 감추려 했던 일들을 기억한다. 2011년에는 친일파 백선엽 찬양 다큐멘터리를 내보냈고 2015년에는 친일파들이 이승만, 박정희 시절 훈장을 많이 받았다는 내용의 시사기획 창 '친일과 훈장'편을 불방시켰다. 2015년 뉴라이트 학자인 이인호 당시 KBS 이사장은 한국전쟁 초기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으로 망명을 타진했다고 보도하자 임시이사회까지 소집해 보도국을 압박해 기사를 삭제하고 보도국 국부장들을 갈아치웠다. 박민과 수하들은 이 선례를 좇아 보수 정권에 충심으로 아부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런 역사 왜곡 시도가 성공했는지도 똑똑히 알아두어라. 상식이 있는 우리 국민과 시청자들은 역사를 뒤집으려는 이런 시도에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분명히 나와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박민과 수하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사실상 부정하고, 3.15 부정선거로 독재의 기틀을 다지려던 이승만을 일방적으로 칭송하는 영상물을 방송했다. 헌법정신을 어기고 친일, 극우세력의 이해만을 대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KBS본부는 뻔뻔스럽게 역사의 죄인이 되겠다는 박민과 김동윤에게 경고한다. 당신같은 자들은 하루라도 공영방송 KBS에 있을 자격이 없다. 분노한 국민들과 KBS 구성원들이 끌어내기 전에 당장 KBS를 떠나라. 정권에 잘 보이려 역사왜곡도 서슴치 않는 기회주의자들이 머물 자리가 KBS에는 없다. KBS의 이름을 더럽히는 꼴을 도저히 볼 수 없다.
2024년 8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