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장악 대외비’ 문건 전체 공개2
4. 승진 및 직급체계 개편
- 문건은 ‘불합리한 인사제도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현행 변동형 직급체계를 직급과 직위를 일치한 고정형 직급체계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그 효과로 상위직급 과다 해소와 일하는 직원이 보상받을 수 있는 체계임을 강조합니다.
- 그러면서 문건이 제시한 개편안은 사측이 승진 및 직급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공개한 방식과 매우 비슷합니다. 특히 보직자에서 ‘직대’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띕니다.
- 또한 문건은 ‘직책수당 및 업무추진비 인상’ 등 권한을 강화해 ‘누구나 부서장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임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 사측의 직급체계 개편안에도 직급수당에 직책수당을 더해 지급해야 한다는 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승진 및 직급체계 개편이 저연차 직원들의 승진 기회를 막고, 기존 직원들도 사실상 강등에 해당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모든 노동조합에서 반대하면서 추진되지는 못했지만, 사측 조직개편안의 기초는 이 문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5. ‘KBS 정상화’ 및 ‘우파 등용’
- 문건은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 중심의 노영방송 체제 단절”을 “KBS 정상화”라고 언급하면서 국장급 이상 직위자는 “우파 중심”으로 등용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 실제로 낙하산 박민 체제 이후 단행된 보직자 인사를 보면, KBS본부 조합원이 전체 직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보직자 가운데 KBS본부 조합원 출신은 12%에 불과했습니다.
- 이는 김의철 사장 체제에서 전체 직원 가운데 KBS본부 조합원의 비율이 60% 수준이었을 때, KBS본부 조합원 출신인 보직자 비율이 68%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납니다.
- 또한 낙하산 박민 체제에서 본부장 및 자회사 임원 대부분이 특정 노조의 집행부 출신임을 고려하면 박민 체제에서 KBS본부 조합원 출신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결론에 충분히 이를 수 있습니다.
- 내부 인사 뿐아니라, 프로그램 출연자에도 우파 등용이라는 방향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고성국입니다. 그의 KBS라디오 진행자 발탁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유튜브에 출연하는 출연자는 “또 하나의 진지를 탈환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6. 대국민 사과
- 문건은 ‘사장 제청 즉시 챙겨야 할 긴급 현안’으로 ‘대국민 담화(사과) 준비’를 꼽았습니다. 특히 참고사항이라며 ‘후회하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 보상책을 제시하라,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하라’며 사과하는 기술까지 언급합니다.
- 사장 제청 직후는 아니었지만, 낙하산 박민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다음날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불공정 보도’ 사례로 4가지 보도를 특정해서 언급했습니다. 또한 ‘초짜’ KBS 사장이면서 방만경영을 언급하고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게다가 당일(2023년 11월 14일) 9시 뉴스에서는 낙하산 박민 사장의 대국민사과를 보도한 뒤 ‘보도공정성 훼손 대표적인 사례들’이라며 박민 사장이 지적한 4가지를 예로 들어 또다시 사과했습니다.
- 이런 대국민 사과 및 불공정 보도 사례 방송은 내부 구성원들과의 공감은 고사하고 보도 당사자들의 의견조차 묻지 않은 일방통행이었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 보도’는 검찰조차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안이었습니다. 공식적인 내부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사장의 일방적인 ‘지목’에 따라 보도한 것에 대해 보도 담당자와 일선 기자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상에서 보듯이 ‘KBS 장악 대외비’ 문건은 실제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이후 행적을 보면 단순히 ‘괴문서’으로 치부하기 힘듭니다. 형식이나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며 문건이 제안한 많은 부분이 실행됐고 추진되고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문건이 제시한 계획의 취지는 그대로 실현되고 있는 셈입니다.
자 이제 낙하산 박민 사장과 경영진은 똑똑히 밝혀야 합니다.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 누구도 본 적이 없습니까? 그저 괴문서라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누가 작성했으며 어디까지 보고됐는지, 사장은 어떻게 봤는지 그 경위를 스스로 밝히십시오!
2024년 8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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