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을 결산한 결과는? 박민은 사퇴가 해답이다!
“공사의 창립 기념일조차 답변 못하는 사장이라니...” 어제(2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한국방송공사 결산 보고에서 낙하산 박민 사장이 내놓은 답변을 들으면서 직원 대다수가 느낀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낙하산 박민이 결산 현장에서 내놓은 답변 하나하나가 공영방송의 구성원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수신료 통합고지 요구는 시기상조?
낙하산 박민은 결산 보고에서 수신료 분리고지와 관련해 또 한 번 충격적 발언을 쏟아냈다. 낙하산 박민은 “통합고지가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분리고지가 된 데는 그 때 당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KBS 입장에서 지금 다시 분리고지를 통합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기에는 아직 저희의 공정성이나 방만 경영에 대한 혁신이 부족하다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낙하산 박민의 수신료 관련 망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과방위원이 “사장으로는 빵점 아닌가? 회사가 살아야 할 거 아닌가? 어떻게든 정부 국민 설득해야 하지 않나? 이제는 통합징수 해달라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반문까지 했지만, 낙하산 사장은 “저는 이렇게(수신료 분리고지) 해야지 KBS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제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몰염치한 태도로 일관했다.
정권의 KBS 장악의도로 추진된 수신료 분리고지 시행령의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돌리는 태도도 문제지만, 사장으로서 당연히 공영방송의 존속을 위해 주요 재원인 수신료 수입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리고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뻔뻔하게 내뱉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수신료 분리고지에 찬성하는 듯한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에 발의된 수신료 통합고지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 일명 ‘수신료 통합징수법’과 관련해 제출한 사측 의견서에서도 분리고지를 바로 잡을 생각이 없음이 드러났다. KBS본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사측은 수신료 분리고지는 공영방송의 의무를 저버린 것에 대해 국민이 보내는 질책이라며, 국민의 경고와 질책을 받은 KBS가 충분한 반성과 혁신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결합징수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의견서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수신료 분리고지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수신료 분리고지로 인해 올해만 1,6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구성원들을 향해 특별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비롯해 무급휴직 카드까지 꺼내들며 구조조정 공포를 조성하고 있는 게 누구인가! 그럼에도 적자의 주요 원인인 수신료 수입의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는 자세에서 이미 낙하산 박민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 자격을 상실했다.
분리고지 시행령 헌법 소원 기각된 그날…
낙하산 사장은 총국장들과 흥겨운 술자리
후안무치한 낙하산 박 사장은 자신은 헌법소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수신료 협상도 모두 챙겼다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다. 결산 현장에서는 낙하산 사장이 얼마나 수신료에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가 드러났다. 지난 5월 30일, 수신료 분리고지의 근거가 되는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에 대한 헌법 소원 기각 결정이 나던 날, 낙하산 박민 사장은 방송협회 행사를 핑계로 제주도로 향했고, 총국장들과 폭탄주 술판을 벌였다. 이는 KBS본부의 비판 성명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결산 현장에서는 처음으로 당일 현장 분위기를 알려주는 사진들이 공개됐다. 사진 속 낙하산 사장의 얼굴에는 헌법 소원 기각 결정이 나온 것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통감하거나 걱정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폭탄주 마시느라 시종일관 즐거운 모습뿐이다.
수신료 제도가 파탄나 구성원들 모두가 망연자실하며 미래를 걱정하던 그날, 낙하산 사장은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지 횟집 사장에게 현금으로 팁까지 준 것으로 파악됐다. 그날의 부적절한 행태를 비판하자 낙하산 사장은 식당 사장이 KBS에 대한 애정을 보여서 줬다는 황당한 핑계를 댔다.
KBS본부는 낙하산 사장이 술판을 벌인 횟집의 SNS에서 추가적인 사진도 확보했다. ‘KBS 대장님과 함께’라는 글과 함께 올라와 있는 사진에는 누구보다 활짝 웃고 있는 낙하산 사장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인다. 이런 행동을 해놓고도 수신료 분리고지 시행령을 바로 잡기 위해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뻔뻔하게 내뱉을 수 있는가! 양심이란 게 있는가!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의 국적조차 답변 못한 낙하산 사장
낙하산 사장의 친일적 역사관 또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KBS 결산에서는 광복절 당일 기미가요가 나오는 ‘나비부인’과 독재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역사 왜곡물 ‘기적의 시작’이 KBS를 통해 방송된 것에 대해 과방위원들의 질타와 비판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과방위원이 ‘기적의 시작’에서 주장하는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절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을 던지자 낙하산 박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 제가 답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위원이 재차 동의, 부동의 여부를 질문했지만 끝끝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의 국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 때는 나라가 뺏겼으니까..."라며 대답을 주저하더니 "잘 생각을 깊이 안 해봤다."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답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저열한 역사 인식이다. 얼마 전 광복회에서 ‘1948년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 ‘일제강점기 우리 국적을 일본이라고 강변하는 자나 단체’를 뉴라이트라 판단하는 근거라고 제시한 걸 감안하면, 결산에서 보여준 낙하산 박민 사장의 역사 인식은 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공영방송의 사장이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결산에 나와 이따위 역사 인식을 보여주니 KBS까지 친일 매국 방송이라 손가락질 받는 것이다. 왜 낙하산 박민의 저열한 역사 인식으로 KBS와 구성원들까지 싸잡아 욕을 먹으며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2,200명이 부장급 이상?
내뱉는 말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낙하산 박민은 결산에서 수많은 거짓말을 내뱉았다. 마치 결산에서의 위증은 별도의 처벌조항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대표적인 발언이 바로 ‘2,200명이 부장급’이라는 발언이다. 낙하산 박민은 “제가 KBS 와서 가장 놀랜 게 KBS의 직급 체계 및 승진 제도이다. KBS는 2002,2004년도 이후에는 입사를 하면 전원이 거의 예외 없이 국장까지 승진한다.”면서 “지금 3800명 정도 정규 직원이 되는데 그중에 2200명이 부장급 이상이다."라며 KBS의 방만 경영을 지적했습니다.
얼핏들으면 조직의 반 이상이 부장인 기형적인 회사인듯 오해하게 만드는 아주 나쁜 거짓말이다. KBS는 직급체계상 부장을 할 수 있는 직급에 사람들이 있을 뿐, 그 사람들이 간부를 하는 것이 아님에도 국민들이 들으면 방만경영으로 오해하게 발언을 한 것이다.
이 밖에도 ‘임명동의제는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불방된 세월호 10주기 다큐는 원래부터 PTSD기획이었다’, ‘취임 초기 진행자 교체는 자신 모르게 진행됐다’, ‘임금협상을 노동조합이 거부하고 있다’ 등 대부분이 본부의 성명으로 거짓임이 드러난 내용들이지만, 낙하산 박민은 국회에 나가 사실과는 전혀 다른 말들을 쏟아냈다.
구성원들이 낙하산 사장 운영 방향에 동의? 착각마라!
처참한 현실 인식 또한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낙하산 박민을 향해 ‘수신료 분리고지 찬성’, ‘뉴라이트적 역사 인식’, ‘임명동의제를 비롯한 단협 무시’ 등 지난 9개월 동안 보여준 행태를 보면 구성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믿겠느냐며 리더십 실종 상태라는 질책이 쏟아졌다.
이에 낙하산 박민은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제가 취한 많은 조치를 9개월 동안 많은 직원들이 자기희생임에도 불구하고 따라준 건 이 방향으로 가는 게 틀리지 않다고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당당하게 대거리를 했다.
기가 찬다. 수신료를 모르쇠하며 공영방송의 근간을 흔들고, 세월호 폄훼, 독재자 미화, 친일 논란 등으로 KBS 보도와 프로그램의 신뢰도 및 영향력을 추락시키고, 그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경영난의 책임을 특별명예퇴직·희망퇴직·무급휴직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원들에게 전가하며, 구성원들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조직개편, 직급개편을 추진하는 무능력함만 선보이는 낙하산 박민의 경영 방향에 구성원들이 동의를 한다고?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가? 그동안 KBS 본관 앞에서 신관 계단에서 수많은 구성원들이 낙하산 박민을 향해 규탄했던 목소리를 무엇인가? 본인만 귀 닫고 눈 감으면 구성원들의 절규가 없는 일이 되는가? 혼자 구중궁궐에서 살고 있는가!
노사간 합의를 철저히 무시하며, KBS과 수십년 동안 만들어온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낙하산 박 사장의 방향에 우리는 동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껏 우리의 아우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에 KBS본부 또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제는 낙하산 사장에게 내부의 분노가 얼마나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있는지, 얼마나 낙하산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하는지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우선 다음 주부터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다.
능력도, 양심도, 염치도 없는 낙하산 박민 사장은 KBS에서의 남은 시간이 매 순간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KBS의 모든 구성원들과 한 마음으로 당신과의 싸움을 준비할 것이다. 낙하산 박민 사장은 짐이나 싸고 있으라!
2024년 8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