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악 ‘긴급안건’ 꼼수 부의… 이사회가 거부하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사회가 열리는 오늘(11일)도 점심시간과 이사회 개회 직전 ‘조직개악’ 저지를 위한 긴급 피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피케팅에는 KBS본부 외에도 사내 각 노조와 직능협회가 참여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조직개악’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KBS본부 박상현 본부장은 “12기 이사회에서 조직개악안을 철회 했던 사측이 새로 이사회가 꾸려지자 말자 사측은 갑자기 긴급 안건이라고 하면서 조직 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이사회가 꾸려지자마자 강행 의사를 밝히는 걸 보면 낙하산 반민 사장은 이사회를 자신의 거수기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번 긴급 안건 상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온 이사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조직개악안을 통과시켜달라고 겁박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아사회는 낙하산 박민 사장의 연임용 조직개악안에 들러리 서는 짓을 중단하고 공영방송 최고의결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라고 촉구했습니다.
KBS노동조합 허성권 위원장은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단 2개월도 안 돼서 조직개편을 시행해가지고 한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면서 “방통위나 정부에서도 알면 어이없어할 일이다. 사측이 밀어붙이더라도 우리가 한 뜻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이노조 권준용 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조직개편안 내용도 제대로 모르고 회사의 설명 몇 마디 듣는 걸로 가결에 손을 든다면 스스로 거수기를 자인하는 셈”이라며 “개편안이 철회 될 때까지 함께 힘 합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습니다.
조직개악안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협회장들도 구성원들의 비판과 목소리에 안하무인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사측을 강도 높게 질타했습니다. 조직개악안 반대에 앞장서다 사찰 수준의 감시를 받은 김승준 기술인협회장은 “박민 사장 연임을 위한 재물이 될 수 없다. 어떻게 기술 조직을 반토막 내는 것이 연임을 위한 재물이 될 수 있단 말이냐?”면서 “유임된 이사님들에게 부탁드린다. 새로운 이사들에게 왜 12기 이사회 때 이 졸속 개편 조직개편안이 철회가 되었고 구성원들이 이렇게 반대의 목소리를 두 달째 내고 있는지 전달해달라”라고 부탁했습니다.
김세원 PD협회장은 “수십년 동안 PD들이 피땀흘려 만들어왔던 시사 프로그램을 모두 부정하고, 기자들이 만드는 한 가지의 시사만 하자고 하는 것은, 그동안 KBS가 쌓아올린 무형의 재산을 또 스스로 짓밟는 행위”라며 “KBS의 강점을 살리지는 못할 망정, 그 강점을 내팽개친 채 KBS를 엉뚱한 길을 가게 하는 조직 개편안을 끝까지 저지할 것이며 박민 연임도 결사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점심 피케팅에 이어 임시 이사회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본관 하모니 광장에서도 이사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이사들을 향해 ‘미래도 비전도 없는 조직개악을 막아달라’, ‘콘텐츠 경쟁력 박살내는 조직개악 폐기하라’라고 촉구했습니다.
낙하산 박민 사장은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직제개편 엄중하다. 절차적 정당성 이야기하는데 제가 300일 동안 했는데 임기 만료 전에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후임 사장이 오면 적응하느라 조직개편 언제 할 지 모른다. 지금 조직개편 안 하면 3년 내 자본잠식될 것이다. 내가 이거 마무리 해줘야 한다”라고 황당한 논리로 조직개악안 처리를 촉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직개편이 도대체 어떻게 자본잠식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의 반대에는 귀 닫고 끝끝내 조직개악안 처리를 주장하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앞서 KBS본부가 진행한 긴급 신임 투표에서 낙하산 박민 사장은 98%라는 압도적 불신임을 받은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오늘과 같이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조직개악안을 강행 처리하려 시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구성원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 오로지 비판의 목소리만 나오는 개악안을 밀어붙이는 건 결국 낙하산 사장 본인의 연임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회사를 혼란에 빠트리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또한 낙하산 사장 스스로 자신의 취임 이후 급락한 공영방송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미래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조직 내 갈등만 부추기는 이번 조직개악안을 멈춰세울 방법은 이사회가 공영방송 내 최고의결기구로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구성원 모두가 이번 조직개악안의 문제점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 밖에 없습니다. KBS본부는 구성원들의 뜻이 이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낙하산 사장의 연임 명분 쌓기용 '조직개악안'에 반대하는 사내 모든 이들과 연대해 싸우겠습니다. 반드시 조직개악 막아냅시다!
2024년 9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