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는 KBS의 성역인가…
국민의 눈과 귀 가리기를 중단하라!
“KBS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있겠네. 권력의 똥꼬쇼 챕터가 적절할듯 ㅋㅋ”
“야 이게 공영방송 뉴스냐? 온갖 가십에 XXX 빨기만 하는 방송 누가 보겠냐?”
“김건희 뉴스 없는 앵무새들”
KBS뉴스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 댓글이다. 지적 하나 하나가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지적이다.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공영방송의 구성원으로서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언론사마다 김건희 공천개입과 관련한 각종 의혹보도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KBS만은 유독 조용하다. KBS 뉴스만 보면 대한민국에 그런 일이 있는지 알기가 힘들 정도다. 사실상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건희 관련 의혹을 다루는 방식과 내용만 봐도 KBS가 해당 의혹을 얼마나 부실·축소 보도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4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를 권고한 이후, 각 언론사는 해당 기소 권고 소식을 탑 블록에 배치해 주요 뉴스로 다뤘다. 수심위 기소 권고의 의미, 향후 미칠 파장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했다.
하지만, KBS의 선택은 달랐다. 당일 최재영 목사 수심위 결론 리포트 대신 <북한, 개성공단 연결도로에 지뢰 매설…재가동 정황도 확인> 리포트를 탑 블록에 배치했다. 수심위 결과 보도는 8번째 꼭지가 돼서야 방송했는데, 이보다 앞에 배치된 뉴스는 북한 관련 소식, 중국 ICBM 발사 소식, 사적 제재 관련 리포트 등이다. 시의성과 뉴스 가치를 비교했을 때 가당키나 한 뉴스 편집인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내용 면에서도 KBS의 보도는 검찰 발 발생성 리포트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명품백 수수 사건은 다루기라도 했다. 최근 타사 보도로 새롭게 드러난 공천 개입 의혹, 검찰 수사를 앞두고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과 김건희 사이 40차례 연락 정황 등의 내용은 KBS 메인뉴스에서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KBS를 향해 땡윤방송, 정권의 나팔수라 조롱하는 것도 당연하다.
내부에서도 최근 보도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기자협회가 나서 김건희 의혹 부실 보도에 대해 편집회의 석상에서 여러 차례 문제제기도 했다. 하지만 보도국 수뇌부들은 ‘정치 브로커 전언일 뿐’, ‘뉴스 가치가 없다.’, ‘결정적인 팩트에 하자 있다.’, ‘지켜보고 있다.’, ‘아직 다룰만한 수준 아니다.’, ‘진행되는 것 보겠다’, ‘김 여사 의혹 신뢰할 만한 내용은 다루겠지만 일일이 하기에는 위험부담 있다’ 등의 책임 없는 말만 내뱉으며 김건희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 맞나? 증거 있어?” 이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지난 박근혜 정권 당시 비선 실세 논란에 대한 구성원들의 취재 요구를 묵살하던 보도국 수뇌부들과 지금의 보도국 수뇌부들이 무엇이 다른가! 당시 보도국 수뇌부들의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권력 눈치 보기, 정권 비판 보도 축소로 인해 KBS가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지탄을 받았는지 벌써 잊었는가! 또한, 취재 현장을 누비던 취재진들이 시민들에게 어떠한 고초와 무시, 비난을 겪었고, 그로 인해 얼마나 부끄러움에 치를 떨어야 했는지 벌써 까먹었냐는 말이다. 그럼에도 KBS라는 마크를 달고 있는 것만으로 손가락질 받고 지탄받던 그 시절의 공영방송으로 되돌리려 하는가! 잘못은 권력에 굴종하는 낙하산 사장과 간부들이 하고, 부끄러움은 왜 항상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구성원들의 몫인가!
공식 석상에서 입만 열면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떠들던 낙하산 박민 사장에게 묻는다. 지금 KBS의 뉴스가 공정한가! 현재와 같은 뉴스가 당신이 말하던 공정한 뉴스인가! KBS뉴스의 전례없는 위기를 이끌고 있는 이가 누군가! 바로 지금같은 뉴스를 하려고 임명동의제를 무시한 채 최재현 보도국장 지명자 앉혔나! 지금 같은 뉴스를 만들려고 그토록 기를 쓰고 임명동의제 폐지를 요구한 것인가!
지금 KBS뉴스는 단순히 뉴스 시청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넘어, 불공정한 뉴스로 인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이 수신료 납부 거부를 하고 있으며, 나아가 공영방송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영방송 존립을 흔드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낙하산 박민 사장과 보도국 수뇌부들에게 경고한다. 공영방송을 권력의 시녀,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당신들의 더러운 사욕을 채우기 위해 권력 감시라는 공영방송의 본분을 해태하지 말라! 더 이상 공영방송을 국민의 곁에서 멀어지게 하지 말라!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 채, 낙하산 박민 사장과 보도국 수뇌부들이 김건희 지키기에 몰두한다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압도적 쟁의행위 찬성을 통해 공영방송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당신들에게 그 죗값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2024년 9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