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자료는 2009. 12. 18(금) 발표된 자료입니다.
‘비리 감사’ 이길영씨는 자진 사퇴하라!!
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길영씨를 KBS 감사로 임명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다시 한 번 모르쇠 정신을 발휘해 방송 역사에 또 하나의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추가한 것이다. 그리고 KBS 내부의 밑바닥 정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오만함을 드러냈다.
기본 상식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이라면 할 수 없는 짓이다. 지난 11일 KBS 이사회의 감사 제청 직후 언론 보도를 통해 그의 채용 비리와 학력 조작 행적이 드러난데 이어 감사실 평직원 일동(20명)이 ‘이길영 후보자의 감사 임명을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KBS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당연히 KBS 이사회가 그에 대한 제청을 철회하거나 본인의 자진 사퇴, 아니면 최소한 방통위가 임명을 연기하고 인사 검증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최시중의 방통위는 “한국방송 감사규정은 내부 직원에게만 적용되므로 이 감사의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구차한 변명을 하며 임명을 강행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감사는 도덕성과 청렴성, 엄정함이 생명인 직책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인물이 감사라면 앞으로 KBS 감사실은 ‘비리’, ‘조작’이라는 낙인을 벗어날 수 없다. KBS 조직에 영이 설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추락하고 있는 KBS의 신뢰도가 더욱 추락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감사실 평직원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임명 거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 감사실 근무는 그들에게 불명예요 지금까지 해 온 일에 대한 자긍심을 송두리째 짓밟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MB특보 사장 임명과 비리 감사 임명, 대체 KBS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오로지 한 가지 목표인 방송장악을 위해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권력을 종횡무진 휘둘러 왔다. 사회적 합의 정신과 밑바닥 민심을 계속 거스르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상식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권력 행사는 반드시 파멸을 불러온다. 권력은 그야말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조각배일 뿐이다. 바다가 화가 나면 다시 말해 민심이 요동친다면 강고해 보이는 권력도 성난 바다 위의 조각배처럼 순식간에 뒤집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당신들은 역사의 진리를 모르고 있단 말인가?
지금 KBS에는 새로운 신선한 기운이 움트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수백 명, 아니 앞으로 수천 명의 사원들이 공정한 방송, 민주적인 제작시스템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는 새 노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에 감사실 직원들이 한 것처럼 앞으로 각 프로그램, 각 부서의 직원, 기자, PD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불의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옮길 것이다.
두렵지 않은가? 이제 마지막 남은 길은 이길영씨 본인이 자진사퇴하는 것이다. 본인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려면 즉시 자진 사퇴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KBS 감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면 급기야 자신에게 대단히 불행하고 비극적인 사태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2009년 12월 18일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