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조직개편 강행, 모든 책임은 조대현 사장에게 있다
졸속 조직개편 강행, 모든 책임은 조대현 사장에게 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09.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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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뿔이 흩어놓은 플랫폼 정책...누가 조정하고 통합할 것인가?

조대현 사장의 조급함과 측근 실세들의 자리 챙기기가 결국 조직개편을 산으로 끌고 갔다. 지난 수요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대현 사장이 올린 조직 개편안이 통과되면서 콘텐츠창의센터 신설, 미래미디어센터 폐지, 편성국 축소가 현실화 됐다. 양대 노동조합과 각 협회 등에서 조직개편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산 너머 불구경 하듯이, 사장은 원안 밀어붙이기로 화답했다. 1년여 남은 임기에 조 사장은 너무 많은 걸 이루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동안 KBS출신 사장들이 저질러놓은 고질병과 병폐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상식적인 경영행위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사장만 되면 조직을 흔들어 자기사람을 심고 전임사장의 흔적을 지우려는 행태는 답습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조직개편 일방강행, 결과에 책임져라

내년 1월1일 KBS프로그램을 확 바꾸겠다는 사장의 의지가 조직개편에 실렸다고 한다. 콘텐츠개발을 통해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야 당연한 것이지만 조직개편이 만능은 아니다. 현재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수 프로그램들이 기획된 시기를 보면 어느 때 보다도 제작자의 자율성과 조직문화가 수평적이었던 시기였다. 오히려 센터같은 조직을 만들어 본부 밑에 두는 어정쩡한 조직형태로는 혼란만 줄 수 있다. 차라리 사장 직속으로 콘텐츠 개발, 기획 기능을 두고 직접 의지를 갖고 지휘하든지, 편성본부장 아래 콘텐츠창의센터장은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다.

이사회의 눈치를 살피느라 다수이사, 소수이사 간담회를 별도로 추진하고 간부자리를 늘리지 않는 소심한(?)준비를 할 정도의 조직개편이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하기위한 조직개편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탐사보도 기능강화에는 경영진도 동의를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손놓고 있는 태도도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조 사장은 일방적으로 이번 조직개편을 강행했으니 내년 1월 프로그램 대변혁에 대한 결과도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헤쳐모여’식 플랫폼정책, KBS미래도 제각각 해석

지상파의 미래, 참으로 무서울 정도로 불투명하다. 조 사장도 KBS밖에 나가보니 그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뭐 KBS가 망하기라도 하겠어, 나 퇴직할 때까지야 땅을 팔아서라도 월급은 받겠지 식의 무사안일은 우리 모르게 KBS내부에 스물 거리고 있다. 지상파 플랫폼의 앞날, KBS콘텐츠의 경쟁력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위기가 KBS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번 조직개편은 그 중요한 플랫폼정책을 뿔뿔이 흩어놓았다. 정책기획본부, 기술본부, 글로벌센터로 나눠진 플랫폼정책, 미디어정책은 누가 조정하고 통합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가.

말 그대로 지상파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상파라는 플랫폼에서 비롯되었다. 직접수신율이 땅바닥으로 떨어지도록 지상파는 기본을 지켜내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조 사장은 플랫폼정책, 10년 후 미래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할지 밝혀라. 이번 조직개편은 거꾸로 가도 한참 뒤로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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