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권 독점으로 얻은 게 무엇인가?
교섭권 독점으로 얻은 게 무엇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10.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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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노사관계, 결국 피해자는 KBS 전 직원이다
 

<편집자 주> 누구나 이야기 한다. KBS가 위기라고. 이러다가 10년 안에 회사 문 닫는다는 탄식도 터져 나온다. 간부들은 몇 년 채우고 집에 가면 끝이라지만 남은 후배들은 남은 회사를 책임져야한다. 회사가 바로 서기위해 젊은 후배들이 모여 있는 노동조합이 바로서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노동조합,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제목으로 기획연재를 총 5회에 걸쳐 실을 예정이다. KBS를 위기에서 살려내고 10년, 20년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KBS를 물려 주기위한 뼈를 깎는 반성들을 담고자 한다. 조합원 동지들의 허심탄회한 의견들을 기대한다. 

<연재 순서>

1편> 교섭권 독점으로 얻은 게 무엇인가?
2편> 수익사업, 노동조합의 독(毒)되다.
3편> 노조집행부가 출세의 수단인가?
4편> 노조가 변하지 않으면 KBS가 죽는다.
5편> 정리 좌담회

오늘 노사협의회 본회의가 열린다.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근로조건개선에 대한 협상을 벌인다. 사측과 노측 10명의 위원이 현안에 대해 뜨거운 싸움을 벌이는 자리이다. 그런데 노측위원 10명이 모두 KBS노동조합 집행부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 1,331명을 두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단 한명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2,473명의 KBS노동조합이 1,331명을 무시하고 모든 걸 독점하겠다는 심사다. 적어도 조합원수에 맞게 노사협의회 협상단을 구성하는 게 상식 아닌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KBS본부는 노무사, 자문변호사 등 복수의 법률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KBS노동조합은 이미 근로자대표 지위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S노동조합은 이미 근로자대표 지위를 상실했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현재 근로자위원들이 위촉될 당시 KBS노동조합이 과반노조에 미달하는 노조였다면 위촉권이 없는 노동조합이 위촉한 위원들로서 근로자위원의 지위를 가진다고 할 수 없다. 이에 새로이 근로자위원을 선출하여야 하며 이때는 과반노조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전체 근로자들이 직접‧비밀‧무기명투표의 방식으로 자신들을 대표할 근로자위원을 선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4년 사내 노동조합이 교섭을 앞두고 사측에 통보한 조합원 숫자는 KBS노동조합 2,473명, 언론노조 KBS본부 1,331명이다. 현재 확인 바에 따르면 KBS사업장의 재직 근로자는 5,175명이다. 회사 홍보실도 확인해준 숫자다. KBS노동조합이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을 위촉하기 위해서는 5,175명의 근로자 중 과반 이상이 가입된 과반노조로서의 지위에 있어야 한다. 적어도 가입 근로자가 2,589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2014년 10월 현재 근로자 중 2,473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면 근참법 상 과반노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KBS노동조합은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대표가 될 수 없다.

 지난해 학자금 폐지 등 전 직원에게 고통 안겨

KBS 노동조합의 조합원수는 올해 들어 급격히 줄고 있다. 상대적으로 KBS본부 조합원수는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도 KBS노동조합은 사측과의 교섭을 독점한다. 물론 사측과의 지난한 투쟁을 벌여 오고 있는 KBS노동조합 집행부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조합원의 이익을 지켜내고 나아가 공정방송을 통해 국민의 삶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지켜 내는 게 아니던가. 그런데 최근 몇 년간 KBS노동조합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작년엔 학자금 파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틈을 회사는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이젠 임금피크제, 연봉제 도입까지 거침없는 구조조정 행보를 서슴지 않고 내딛고 있다. 노동조합의 위기다.

KBS노동조합, 패권주의 버리고 KBS 위해 나서야

KBS노동조합 혼자만의 싸움으로는 한계에 봉착해 있음에도 교섭권을 독점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KBS노동조합 집행부는 틈날 때마다 노조의 통합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교섭권 독점을 통해 노조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장학금제도 폐지, 수신료인상을 위한 자구노력협조, 사실상 임금동결로 전 직원을 분노케 한 것은 결국 조합원 이탈로 이어졌다. KBS노동조합은 지금이라도 패권주의를 버리고 전국언론노동조합 1400여 조합원수에 비례한 교섭참여를 보장하라. 그것만이 양대 노조 공동투쟁의 최소한의 조건이자 사측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11월이면 KBS노동조합 위원장 선거가 치러진다. 전임 위원장처럼 이번에도 노동조합 통합을 주요공약으로 들고 나올 거라면 당장 내일 노사협의회부터 실천으로 옮겨라. 그게 진짜 공약 아니겠는가.

어린아이 팔 비틀겠다는 ‘비즈니즈 프렌들리’ 조대현 사장

KBS노동조합 집행부는 곧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소위 권력교체기며 레임덕이 오는 시기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노사가 합의해야할 사안이 산더미다. 당장 노사협의회부터 시작해 올해 임금협상, 단체협약 체결까지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교섭권을 독점하는 KBS노동조합 집행부를 상대로 회사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다. KBS노동조합의 교섭권 독점과 조대현사장의 레임덕 활용이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조대현 사장은 특정노조 편들기를 당장 중단하라. KBS노동조합을 무력화시켜서 결코 조대현 사장 본인에게도 좋을 게 없다. 조대현 사장은 노사협의회뿐만 아니라 타임오프, 수익사업, 임단협 등 노사관계 전반에 대한 새로운 논의 틀을 보장해야 한다. 일명 노무전문가라는 금동수부사장에게 모든 일을 떠넘기고 팔짱끼고 즐길 처지는 아니지 않는가.

금동수 사단의 농간, 먹튀 할 게 아니라면 정신 차려라

금동수 부사장, 류삼우 인력관리실장, 김우성 노사협력주간, 김윤로 예산주간으로 이어지는 회사 측 노무라인은 일명 금동수사단 이라고들 불린다. 이들은 조대현 사장의 측근으로 과거 노동조합을 상대로 회사 측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자들이다. 누구보다도 KBS내에서 양대 노동조합의 속사정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인물들이다. 또한 KBS노동조합 집행부 출신으로 조대현 체제의 주요 핵심보직을 맡고 있는 이모, 최모, 박모, 조모, 강모씨 등도 노사관계에 이런저런 조언들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흔히 KBS는 주인이 없는 회사라고 한다. 노사가 협력하여 국민들이 소중하게 내주시는 수신료의 가치를 보도와 방송에 담아야 하는 공영방송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한쪽을 눌러서는 절름발이 회사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노사구조이다. 그런데 일부 간부들은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고 백기 투항시켜 간부자리를 꿰차고 승승장구하는 도구로 노사관계를 이용하는 작태를 회사를 위하는 일 인양 포장하며 앞장서고 있다. 소위 금동수사단은 비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노동조합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특정노조와의 편향된 노사관계를 고집한다면 법률 위반으로 사용자대표인 조대현 사장이 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형사처벌까지 받는 불행한 사태를 앞당기는 길임을 명심하라.

KBS노동조합, 초심으로 돌아가자 

KBS는 90년 4월 방송민주화 투쟁으로 들불처럼 번지던 땡박 뉴스에 대한 전 국민적 수신료 거부운동의 불씨를 겨우 끄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KBS일부 경영진이 청와대에 줄을 대고 간부자리를 연명하고 편파보도와 방송을 일삼아도 KBS가 2,500원 수신료를 받아서 먹고 살 수 있었던 데에는 공정방송을 향한 노동조합의 헌신적인 투쟁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갈라지고 일부 노동조합의 행태에 국민들의 실망이 커지며 이제 국민들은 언제 내던질지 모르는 최소한의 애정만을 남겨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노동조합 동지들과 전 사원들에게 호소한다. 노동조합 정신, 그 초심으로 돌아가자. 패권주의를 벗고 KBS 모든 사원들을 위하고, 국민들을 위한 길을 노동조합이 앞장서 걷자. 왜곡된 노사관계의 피해자는 결국 KBS 모든 직원들이다. 교섭권을 독점해 얻은 것 보다 잃은 게 더 많지 않는가. 조대현 사장과 금동수 노무라인의 노사관계 정상화와 KBS노동조합 집행부의 진심어린 동지애를 기다리겠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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