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세습-사장 연임' 위한 위험한 밀거래
'노조 세습-사장 연임' 위한 위험한 밀거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10.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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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규-조대현 야합의 내막은?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근로자와 사용자가 참여와 협력을 통하여 근로자의 복리증진과 공사의 건전한 발전 및 공정방송의 확립을 목적으로 구성하는 협의기구를 말한다. 또한 노사협의회 협상을 이끄는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을 위촉하기 위해서는 KBS 재직 근로자 중 과반 이상이 가입된 과반노조로서의 지위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백용규-조대현의 구조조정 합의는 전체 KBS재직 근로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노사협의회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근로자대표 지위를 상실한 KBS노동조합이 위촉한 자격 없는 근로자위원이 협상을 진행했다. 절차와 내용 모두에서 근참법을 위반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 10월 14일 성명서를 통해 KBS노동조합이 근로자대표지위를 상실했다는 문제제기에 일언반구 대꾸도 없이 부랴부랴 엄청난 핵폭탄급 합의를 한 배경이 무엇일까?

탄핵위기, 그리고 노조 세습

*(위부터)2007년~2008년 박승규-강동규, 2009년~2010년 강동구-최재훈, 2011년~2012년 최재훈-백용규, 2013년~2014년 백용규-이현진으로 이어지는 세습 노조.

지난해 학자금폐지로 집행부 탄핵 직전까지 갔던 KBS노동조합 백용규 집행부는 연말로 임기가 끝난다. 위원장을 하기 위해 부위원장을 하는 것이 당연한 코스처럼 돼 있는 KBS노동조합의 선거는 그야말로 ‘세습’에 가깝다. 부위원장 2년하고 다음 선거에 출마해 위원장을 하는 게 벌써 몇 번째인가.

현재 백용규 집행부의 부위원장 역시 그 길을 걷고 있다. 러닝메이트로 출마가 예정된 안모 씨를 노사협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갑자기 근로자위원으로 위촉해 얼굴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른바 <노사 공동 미래발전위원회>의 노측대표를 위원장 출마가 확실한 교섭대표노조 부위원장이, 사측대표는 금동수 부사장이 맡기로 합의했다.

탄핵까지 몰렸던 현직 부위원장은 위원장 당선이 당장 급할 것이고, 당선되고 나면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 소위 노조 길들이기 전문가 그룹인 금동수 부사장 노무라인이 그런 약점을 파고 드는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일 것이다. KBS노조 현직부위원장(차기 위원장후보)와 금동수 노무라인의 ‘밀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쉽게 예상가능하다. 이번 백용규-조대현의 <노사 공동 미래발전위원회>는 구조조정의 서막에 불과할 것이다.

조대현 사장의 연임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의 재임의지를 묻는 질문에 조 사장은 “재임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얼마나 연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 나갈 것인지는 굳이 말이 필요 없을 듯하다. 조 사장이 택한 연임전략은 KBS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조합 무력화와 KBS 광고를 종편에 모두 넘기는 수신료 인상추진이라는 분석이 꽤 설득력 있어 보인다. 금동수 부사장을 노사관계 전면에 내세워 철저히 KBS노조와 협력(?)하게하고 KBS본부는 철저히 배격하고 따돌리는 방식으로 일관한 결과가 이번 백용규-조대현 야합 합의다.

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모두가 산다

KBS노조는 2,473명이 조합원으로 소속된 제1노조이다. 계약직 직원, 5,6,7직급 직원, 지역국 직원, 엔지니어 직종 동료들이 조합원의 다수를 이룬다. 백용규 위원장과 조대현 사장이 합의한 <노사 공동 미래발전위원회>에서 각종 구조 조정안이 논의되고 합의된다면 그 피해의 직격탄은 힘없는 약자, 상대적으로 적은 소수자, 지역국 등으로 향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KBS 사업장의 5,175명 전체 근로자도 예외일순 없을 것이다. KBS노조 일부 집행부는 자신들의 이해와 이익 때문에 KBS구성원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노동조합을 1990년 4월 방송민주화 투쟁의 초심으로 되돌리자. 눈앞의 이익에 빠져 조대현 사장의 연임 음모와 금동수 노무라인의 사탕발림에 속아 KBS구성원을 벼랑 끝에 내몰 수 있는 이번 구조조정 합의를 전면 백지화 하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동지들은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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