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개혁 보도' 과연 공정한가?
'공무원 연금 개혁 보도' 과연 공정한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4.11.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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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의 프로파간다가 된 KBS 뉴스

 지난 11월 17일 [KBS 뉴스9]의 톱은 ‘연금 개혁해도 공무원이 1억 천만 원 더 받아’라는 KBS 단독 보도 리포트였다. 마침 당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퇴직 공무원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고 관련 소식은 야당이 주최한 토론회와 묶여 톱을 받치는 두 번째 리포트로 나갔다. SBS나 MBC 메인뉴스에서는 당일 공무원 연금과 관련한 아무런 보도가 없었던 그야말로 KBS만의 단독 보도였지만, 과연 해당 리포트는 톱으로 나갈 만큼 가치 있는 단독이었던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해당 기사의 내용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새누리당 방안대로 연금 개혁을 하더라도 급여와 퇴직수당, 연금을 모두 포함한 공무원의 평생 소득이 1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1억 천만 원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공무원들의 평생 소득을 100인 이상 기업의 근로자 평균과 비교하는 게 어떤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비교 대상이 5인 이상이나 20인 이상, 300인 이상 사업장이냐에 따라 통계 수치는 다 달라질 것이며, 요즘처럼 공무원이 되기가 힘든 세상에 대기업 근로자와 비교하는 게 오히려 설득력이 있지 않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이 같은 통계는 다름 아닌 연금 개혁을 주도하는 정부기관인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다분히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어진 이 통계를 새누리당 측에서 매체 영향력이 가장 큰 KBS에게 단독으로 제공했고, 우리는 별 다른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보도를 한 것이다. 백번 양보해 보도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처럼 논란이 불가피한 아이템을 메인뉴스 톱으로 보도한 것은 KBS 뉴스 책임자들 또한 특정한 의도가 있다거나 그렇지 않다면 새누리당의 의도에 놀아난 명백한 판단 미스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공무원노조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으로 공무원들의 평생 소득이 대기업 근로자들과 비교해 몇억 원이나 적어지게 된다는 통계를 KBS에 제공한다면 똑같이 메인뉴스 톱으로 보도했을 것인가? 그리고 만약 공무원들이 공무원 평생 소득보다 훨씬 더 많이 받는 KBS 직원들의 임금은 과연 정당한가를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해 KBS 뉴스가 편향적이라는 건 비단 이번 보도뿐만이 아니다. 당정청 회의를 통해 개혁안이 공개된 지난 9월 18일 이후 지난 11월 17일까지 2달간 KBS는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해 메인뉴스를 통해 모두 21건의 리포트를 보도해 각각 16건과 12건을 보도한 MBC와 SBS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보도를 했다. 해당 사안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관심을 끄는 이슈라는 점에서 보도량은 많을 수도 있다고 보자. 하지만 문제는 보도 내용이다. 이 기간 KBS [뉴스9]에서는 “공무원 1인당 국민 부담 4억…개혁 시 333조 절감”(9/22), 퇴직공무원 7만 명, 연금 ‘월 300만 원 이상’(10/7), “공무원연금, 소득 높을수록 국민연금과 격차↑”(10/16) 등 3번에 걸쳐 경쟁사에서 보도하지 않은 리포트가 단독으로 나갔다. 물론 그 내용은 모두 연금 개혁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거나 공무원 연금 수령자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SBS의 경우 개혁안의 내용을 소개하면서도 ‘공무원 연금 개선안 현직·하위직이 더 깎인다’(9/29), ‘하후상박 보완? 여당 연금 개정안 허점 논란’(10/27)과 같이 개혁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함께 내보냈지만 우리 뉴스에서는 그런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KBS 뉴스가 어떤 사안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공정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특히 공무원 연금 개혁안처럼 여와 야가, 정부와 공무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가 공무원 연금 아이템을 톱으로 보도한 지난 17일, ‘채동욱 혼외자 정보 유출 서초구 전 국장 실형’ 아이템은 KBS 메인뉴스에서 간추린 단신 코너를 통해 단 한 문장으로 보도됐다. 최근 새누리당이 KBS를 사실상 국영방송화하려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행여 사측이 정부여당에 대한 우호적인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려는 오판을 하지 않길 바란다. 정당한 비판과 견제를 하지 못하는 언론을 어떤 권력이 무서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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