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모 총국장은 ‘끈질기다’. 첫 부임 때부터 꺼낸 ‘특정 직원 인사’ 이야기다. 간부회의 때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반대하면 기다렸다 또 한다. 노조를 불러서 또 얘기한다. 짜증내면 참고 또 한다. 결국 안 되니까 반대하는 간부를 인사 조치한다. 이제 남은 건 노조다. 그리고 또 얘기를 꺼낸다. 노조는 또 반대했다. 그러더니 또 기다린다. 이번에는 노조도 무시하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에 나섰고, 결국 성공했다.
잠시 1년 전으로 돌아가자. 문제의 인사는 부장 시절 노조 지부장과 사무국장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당연히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노조는 당시 이 간부를 ‘무고’로 고소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불쌍해서 봐줬다. 대신 이 인사는 쫓겨났었다.
‘안듣기’ 총국장. 간부들의 전언에 따르면, 회의 시간에 남 얘기는 안 듣고 자기 이야기만 한다고 한단다. 이 점은 대부분의 총국장과 비슷하겠지만, 특이점은 귀찮을 때 까지 지겹도록 이야기를 꺼낸다. 방망이 깎는 노인보다 더 대단한 장인정신이다. 누군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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