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자세, 연대의힘으로 더 큰 싸움을 준비하자!
유연한 자세, 연대의힘으로 더 큰 싸움을 준비하자!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1.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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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초심으로 돌아자 <정리 좌담회>
 

- 일시 : '14.12.23.(화) 13:30 ~ 15:00

- 장소 : 새노조 대회의실

- 사회 : 권오훈 위원장

- 정리 : 남철우 정책실장

- 토론자 :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세월호 참사 특별조사 위원)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

             엄경철 제1대 새노조 위원장

             조성래 새노조 정책위원/ 관악산송신소

 

2014년 총평을 한다면?

권오훈 위원장 : 오늘 좌담회의 의미는 노보 시리즈 마무리 좌담이라기 보다는 KBS본부뿐만 아니라 언론운동 전반에 대한 평가와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고자 하는 자리다. 모신 분들 구성을 보면 다양하게 모시고자 노력했다. 먼저 언론운동 진영과 KBS 새노조 투쟁에 대한 올 한해 총평부터 해보았으면 한다.

현상윤 : 세월호 참사와 그 여파에 따른 KBS 내부 구성원들이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지 않았고 권력의 하수인인 사장을 몰아낸 부분은 평가할 만하다. 언론사 내부의 싸움이 경영진과의 싸움으로 귀결되지만 길환영 사장이 나갔다고 KBS가 썩 나아지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언론운동은 권력과의 투쟁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싸움 이길 수 없다.

조성래 : 2014년 우리 노조가 일종의 해방구를 경험했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길환영 사장 퇴진 이후 문창극 총리후보를 몰아치면서 뉴스다운 뉴스를 하는 경험을 했다.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정권과 맞섰을 때 국민들이 지지해 준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조합원이 늘어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살림을 잘 한 한해였다.

엄경철 : 최근에 심인보 기자가 회사를 떠났다. 자평을 하고 위안을 하기에는 착잡한 부분이 있다. 올해 새노조가 소기의 성과도 냈고 진지를 구축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조합원들의 가슴속에 심기자의 질문이 평가를 대신해 준다고 본다. 심기자는 내심 우리가 외면했던 어떤 것들을 수면위로 던져놓고 떠나갔고 그로인한 불편함들이 있었다.

김서중 : 세월호 참사가 중요했다. 공정언론을 주장하는 진영에게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우리사회에 던진 충격파에 비해서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KBS에서 길환영 사장을 나가게 하고 조대현 사장이 온 것은 어차피 예상된 수순이었다고 본다. 좋은 사장을 맞이할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세월호 언론보도를 잘 못하고 세월호의 충격파를 언론진영이 제대로 흡수해 내지 못한 데는 경영진과 권력의 책임 논하기 전에 일선 현장 기자들의 책임이 있다. 기대에 못 미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2014년 새 노조의 주요 성과라면?

사회 : 권오훈 위원장

권오훈 위원장 : 올해의 성과가 있다면 우리가 만든 성과라기보다는 국민들이 만들어 준 성과였다라고 평가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새노조의 1년으로 넘어가 보면 올 초 1200명으로 시작해 연말 1400명이 되어간다. 조합원 숫자로만 본다면 새노조 농사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새노조의 활동을 꼽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엄경철 :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영화, 주말 농장, 이런 것들이 휠씬 더 인상이 깊었다. 본인의 일상적 업무에 묻혀 있다 보니 조합의 큰 주장이 잘 귀에 안 들어올 때가 많다. 소소한 것들이 조합원들의 결속력을 높여주고 즐거움을 준다. 어제도 장갑을 나누어 주었다. 노조집행부의 따뜻함이 전해졌다.

현상윤 : 길환영 퇴진과 문창극 보도가 그나마 KBS가 살아있다 느끼게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문창극 보도를 보면 KBS에 대한 기대감들을 갖게 했다. 권력이 건들이지 않고 언론인들에게 자율적으로 방송을 맡겨두면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방송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단편적이나마 공영방송 KBS의 미래적 존재 가치를 확인 시켜주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한다.

김서중 : KBS가 한 달여 사장 공백기에 보여준 모습은 진짜 공영방송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준 큰 의미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만족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KBS가 바뀔 거라 생각했는데 실망스러웠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은 기자, 앵커들이 왜 저렇게 방송해 하는 것이다. 지상파로부터 사람들이 떠나가는 전환점이 된다는 게 문제다. 공영방송답게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방송이 있었는가라는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엄경철 1대 새노조 위원장 

"2015년 이사, 사장 선임시

부적합 인물 빨리 공개 검증해야.."

엄경철 : 길 사장 퇴진 이후 큰 체질 개선에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사장퇴진이라는 최초의 승리는 원인이 여러 가지겠지만 팀장, 부장급이 대부분이 협회, 조합이 내건 가치를 공유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 바랐던 저널리즘의 변화와 관련한 실패는 사장퇴진에 동의했던 상당수 간부들이 이후 가치 공유엔 동의하지 않았다. 과거의 관행, 개인의 정치적 성향상의 이유 있겠지만 그 이후 변화 위해서는 가치의 공유가 안됐다라는 생각이 든다.

 

길 사장 퇴진 이후 새노조 투쟁의 한계는?

권오훈 위원장 : 상반기의 폭발적인 투쟁 분출력에 비해 하반기에 왜 이리 달라졌지 하는 오해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공정방송의 장애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게이트키핑, 권력 간섭 등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의 변화(보도본부TF)등이 거부당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답답하게 여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김서중 교수

"길환영 사장 퇴진이후 KBS보도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 듣고 있다."

김서중 : 총파업 투쟁 등 권력과의 큰 싸움 이후에 소외된 약자, 노동자에 대한 KBS보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중간간부들의 저널리즘의 가치가 다른 부분만 문제가 아니다. 가치를 동의하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구현할까라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

조성래 : 한달 넘는 기간 동안 공영방송이 무엇인지 경험 한 게 중요한데 그 뒤에는 동력이 왜 못 뻗어나갔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권의 눈치를 보던 길 사장을 퇴출시키면서 승리감에 도취해 그 뒤의 행보를 결정짓지도, 고민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지배구조개선 투쟁을 더 이슈화를 했어야 하지 않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장이 내려온다면 어차피 똑같아 질텐데, 지배구조개선투쟁을 세게 밀지 못한 게 프로그램과 보도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이유라고 본다.

권오훈 위원장 : 길 사장 퇴진 이후에 내부적으로 소소한 움직임은 있었지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보도는 TF안을 만들었고 국장 책임제를 만들자는 등의 내용들을 담은 숙제를 던졌는데 조사장이 거부를 한 상황이다. 피디들은 시사프로그램들을 새롭게 론칭하자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좌절됐다. KBS 뉴스 중에서 노동 관련 뉴스의 변화가 있다. 씨엔엠 농성을 뉴스에 담아내기도 했다. 솔직히 뉴스를 기대하고 보진 않지만 무언가 아예 없진 않다. 개인의 자각과 조직의 결단이 중요하지만 작은 변화들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현상윤 : 개인의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지만 한계는 있다. 결국은 우리사회 수준을 대변한다. 언론민주화는 사회민주화의 큰 틀에 있다고 본다. 언론은 언론 자체로는 해답이 없다. 언론을 변화시키려면 사회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언론이 변화가 시작됐던 거고 세월호 변화에 KBS가 쫓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거다.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 언론민주화를 접근하는 틀을 언론이라는 틀 속에 묻혀서는 안 된다. 사회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법제도 개선은 현 정치권력 속에서 불가능한 것이다. 노조의 정치세력화 많은 부분들이 선입견 있을 것이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언론이 안 바뀐다. 사회변화를 위한 길은 열려 있다고 본다. 시민의 권리, 저항권 행사에 사회적 참여 등이 노력 있어야 한다.

권오훈 위원장 : 노동조합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 평조합원 입장에서 조합의 일상 활동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조성래 새노조 정책위원

"새노조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홍보 작업등에 총력 기울여야"

조성래 : 부족한 거 잘 못 느끼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외형적 확대가 중요한 요소 하나인데 선전활동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기술직종들은 KBS노조에 다수가 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기술직종도 피디, 기자 못지않게 공정방송 의지 충분히 있다고 느낀다. 왜 새노조 가입을 주저하는지 긁어줄 필요가 있다. 조합의 외곽을 넓히는데 필요한 알리기 작업이 중요하다.

권오훈 위원장 :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공영방송인들의 역할이 부여된 게 있을 거다. 2008년 이병박 정권이 후 KBS에 가해진 탄압들이 다수 존재 했다. 박근혜 정권 들어 탄압은 좀 더 정교해 졌지만 메카니즘은 휠씬 더 강하게 KBS를 옥죄어 왔던 게 사실이다. 우리의 힘을 보존하는 게 절박한 과제였던 게 사실이다. 잘 버텨왔다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가 사내의 광폭한 탄압은 사라졌지만 안에 있는 구성원들과 외부의 국민, 시청자들 시선, 위치의 차이가 존재한다.

김서중 : 노동보도가 달라졌다면 의미를 두고 싶다. 하지만 KBS 구성원들이 대부분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민주적인 인식을 확실히 갖고 있다면 그런 부분을 드러내 저변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피디나 기자가 사회 전체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가? 비집고 들어가 싹을 뿌릴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본다. 단어 하나를 잘 쓰는 게 사회민주화와 연결된다는 인식 속에서 언론민주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015년 새노조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권오훈 위원장 : 소수노조로서의 한계, 교섭 틀에 참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사장퇴진부터 주말 농장까지 많은 일들을 했다. 1년이 지나고 나니 성과가 손에 딱 잡히는 것 같지 않다. 새해 2015년 새노조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부나 조언을 해주신다면?

엄경철 : 2015년은 이사회, 새사장 선임 등 큰 싸움이 있다. 권력의 입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것이다. 길환영 사장 때의 유연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KBS 노동조합에 대한 건강한 연대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차분히 조율해 가며 다리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임기 만료되는 이사, 사장을 지원하려는 후보들의 정보들을 정확하고 빨리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 갖춰서 되어서는 안 될 인물들을 빨리 공개하고 선임 원칙, 기준들을 새노조 조합원뿐만 아니라 KBS노조, 사내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협회, 회사, 간부 등에 KBS가 KBS 답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제안해 새노조 중심의 운동을 시작하자.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저널리즘 싸움을 공유하는 방식을 고민해 보자. 예를 들어 뉴스나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조합원 50자 문자 보내기 등을 통해 공유해 나가는 식이다. 실생활 저널리즘 싸움의 장치를 두자.

조성래 : 공공기관 운영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편향된프로그램이 활개 칠 수도 있다. 4대강 방송처럼. 우리끼리 소리치기에는 힘드니까 외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가깝고도 먼 내부 동료(다들 웃음)와 함께 해야 한다.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

"노동조합은 생활이다. 조합원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현상윤 :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본다. KBS내 권력변화, 노동환경의 변화로 노정간의 마찰 예상, KBS의 위상변화를 들 수 있겠다. 87년 6월 항쟁이후 정권입장에선 공영방송이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존재다. KBS 위상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기본체력이 강해야 한다. 조합원 체질개선 운동을 해야 한다. 조합원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여 한다. 만남을 자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노동조합은 생활이다. 조합 상근자만 하는 조합패턴을 바꾸자. 올 봄에 생활 노조를 만들자.

김서중 : 단결과 연대가 아주 중요하다, 일상적 단결부터 높은 수준의 단결까지. 신분보장과 복지문제가 예전에도 중요했지만 지금도 중요하다. 왜냐 공영방송이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냥 놓아두면서 해체되거나 변화된다. 공영방송다운 존재이유를 대중으로부터 인정받는 게 신분 보장, 복지문제 해결의 초석이다.

2015년 중요한 싸움을 앞두고 동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점조직 같은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중요한 내용의 확산을 위한 전술을 짜야 한다.

 

정리 : 남철우 정책실장

권오훈 위원장 : 새노조가 어느덧 6년차로 접어듭니다. 8백명 조합원으로부터 시작해 천4백 조합원까지 왔습니다. KBS 내부의 연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실전에서는 가장 중요한 거 같습니다. KBS노동조합과 함께 싸울 수 있는 여지와 기반 다지기를 계속 해 나갈 것입니다. 2015년은 KBS 독립성 보장 위한 지배구조 개선 투쟁, 내부 제작 자율성 확보를 위한 국장 책임제, 사장 선임과정의 공영방송 가치에 부합하는 사장 선출까지 큰 싸움이 예정돼 있습니다. 1,400여 조합원과 KBS 전 구성원들의 힘과 노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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