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타오르는 파업의 불길에 우리의 힘을 더하리라!
[아나운서] 타오르는 파업의 불길에 우리의 힘을 더하리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7.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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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파업의 불길에 우리의 힘을 더하리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 노조)의 파업이 보름째를 맞고 있다.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지는 파업의 열기는 파업의 정당성과 조합원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단체협약의 체결’을 요구조건으로 내건 이번 파업은 굳이 ‘합법’이라는 낱말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합법적이다.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 KBS의 참된 노동조합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한 파업인 것이다. 실추되어버린 한국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렇게 나선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 아나운서들은 파업을 앞두고 다른 조직보다 더 고민했고 부심했다. ‘전면 제작 거부’라는 집행부의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실과 새 노조원이 처한 현실을 고려해 일부 조합원은 전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공영방송 KBS에 몸담고 있는 전문방송인으로서의 공인(公人)의식과 노동자로서의 근로자 의식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새 노조를 대하는 회사의 협상태도는 우리의 기대를 실망과 분노로 되돌려주었다. 이에 우리 아나운서 조합원은 “내일(15일)부터 모든 프로그램의 진행을 거부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생명같이 소중한 프로그램들을 뒤로 하고 활활 타오르는 파업의 현장에 맨몸으로 뛰어들 것이다.

 

아나운서는 결코 영혼 없는 방송기능인이 아니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언론인이고, 우리말의 수호자이며, 방송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봉사자이다. 비뚤어진 언론사의 특별한 사원이기 보다는, 바로잡힌 회사의 평범한 사원이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순정(純正)한 소망을 지키기 위해 새 노조가 나서고 있는데 어찌 우리가 힘을 보태지 않을 수 있으랴! 새 노조가 KBS의 건강함이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조직이라면, 아나운서 조합원은 새 노조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존재들인 것이다.

 

지금 KBS에는 몇몇 비이성적 인물들의 막무가내에 합리성을 갖춘 목소리가 가려지고 묻히고 있다는 말이 사실임을 파업사태가 생생히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만하다. 이번 파업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부끄러움과 노여움에서 비롯됐다. 이익보다는 가치를 존중하고, 상식과 정의를 따르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나선 파업! 그래서 합법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강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공은 회사 측에 있다. 아나운서조합원들을 다시 방송현장에 복귀시키려면 협박문자 대신에 협상자세를 보여라. 그리고 ‘단체협약의 체결’이라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약속하라. 그것만이 우리의 발걸음을 제작현장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2010.7.1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아나운서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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