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사장의 '조급증' ... KBS는 '疲勞會社'
조대현 사장의 '조급증' ... KBS는 '疲勞會社'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3.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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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는 1.1 대개편, 미션 비전 선포 등 구호만 '가득'

성과사회는 우울증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현대사회의 과도한 성과주의, 과잉활동, 과잉자극의 관점에서 ‘피로’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대현 사장 취임 6개월, 요즘 KBS인들은 피곤하다. 왜 일까? 피로감의 실체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조대현 사장이 취임하던 날을 기억한다. 2014년 7월 28일, 취임사가 신선했다. 경영, 보도, 프로그램, 인사, 노사관계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은 전임 사장과 차별성을 갖기에 충분했다. 어느덧 6개월이 흘렸다. 길환영 사장의 짧은 잔여임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차분하게 사내의견을 수렴하기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그럴듯했다.

 콘텐츠창의센터 신설과 1월 1일 대개편 등 몰아치기식 드라이브가 이어졌다. 그런데 결론은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고, 행사한 권한만큼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모든 책임은 사장에게 모아질 수밖에 없다.

 피로한 KBS인들

 사내 한의원과 의무실에 직원들이 넘쳐난다. 많은 구성원들이 육체적 피로를 호소한다. 퇴근 후, 회사 인근 술집에서는 많은 KBS인을 목격된다. 정신적으로 힘든 것을 술로 풀고 있는 듯하다. 3월 2일 공사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미션·비전 선포식이 본관 공개홀에서 열렸다. 아래로부터 모아진 KBS의 미션·비전은 그럴듯했다. 실천만 뒤따른다면 아주 좋은 미션이고 비전이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정치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시청자 단체 등이 참석한 또다른 미션·비전 선포식에선 이른바 KBS미래혁신방안이 발표됐다. 사실상 구조 조정안이다. 지난 6개월간 KBS인들의 뜻을 모은 미션·비전에 재를 뿌리는 만행이었다.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저런 기획이 나왔을까 다들 분노했다. 이래저래 피로한 일들의 연속이다.

조대현 사장, 성과와 결과가 없다.

 과도한 성과주의는 우울증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는 한병철 교수의 지적처럼 조대현 사장의 지난 6개월은 빨리 성과를 내야하는 조급증이 반영돼 있었다. 보도와 프로그램도 2015년에 확 바뀌어야 하고, 적자도 내지 않겠다는 취임약속도 지켜야 했다. 뚜렷한 성과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KBS 구성원들은 달렸다. 그런데 결과가 없다. 1월 1일 대개편은 실패했고 벌써부터 또다시 4월 대개편을 준비 중이다. 총대를 맸던 콘텐츠창의센터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미션·비전 선포도 마찬가지이다. 공정성 가이드라인 제정도 일방적이다.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없다. 구호만 있을 뿐이다. 속빈 강정이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안은 부실하다. 몸과 마음은 피곤한데 결과가 없다.

 사장 연임의 늪에 빠졌나?

 조 사장이 요즘 청와대 줄대기에 바쁘다는 소문이 사내 파다하다. 연임을 위한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조 사장은 사내정치 횡행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본인의 연임정치는 멈추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저런 낯 뜨거운 소문까지 돌고 있는데, ‘연임할 생각 없다’는 명확한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으니, 소문은 사실처럼 읽히고 있다. 역대 KBS출신 사장들이 빠져 허우적대다 사라져갔던 연임의 늪에 조 사장도 빠진 것인가?

 조 사장이 요즘 ‘왕PD'로 불린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와 의견이라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제작진은 천금만금 ’지시사항‘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파리 목숨인 본부장들은 소신과 책임을 잊은 지 오래다. 오히려 정년이 보장되는 센터장들이 등에 커다란 날개를 달고 사사건건 목소리를 드높인다는 게 본관 6층의 최근 분위기라고 한다.

 국장책임제·보도본부TF안에 답하라.

 가장 신뢰받는 창의적 미디어가 KBS미션이라고 발표했다. 국민들의 신뢰확보를 위한 실행전략은 이미 나와 있다. 청와대, 이사장, 사장으로 이어지는 정치권력의 간섭과 전횡을 막을 수 있는 길은 국장책임제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책임 있는 국장만이 KBS를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취임 이후 조 사장은 국장책임제에 대한 답변을 오리조리 피하고 있다. 보도본부TF안, PD협회 제작 자율성 확보방안 등 어떤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조 사장은 할 건지, 말건지 답해라. 그 답변에 우리의 이후 행동이 결정될 것이다.

 피곤하게하는 조 사장,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조 사장이 만든 피로감에 KBS구성원들은 폭발직전이다. 1400여 새노조 조합원들은 조 사장에게 경고한다. 우리의 인내는 이제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보인 조 사장의 행보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그게 무엇인지 누구보다도 조 사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션·비전에서 선언한 내용들의 실행전략이 이미 충분히 나와 있다. 조 사장의 선택과 행동만이 남아있다. 지켜볼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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