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가이드라인, 노사합의는 거부?
공정성가이드라인, 노사합의는 거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4.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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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위원회 노측 요구, 금동수 부사장 완강히 거부

□ 일시·장소: 2015. 3. 20 (금) 오후 15:00, 제1회의실(본관 3층)

□ 안건
- ‘공정성 가이드라인’ 후속 조치 건
-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 보도 건
- 대통령 중동 순방 보도 건

 

사측, “가이드라인 준수 노사 공동 합의문 거부”

 

 

 노측은 지난 3월 2일 회사가 발표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노측의 참여 없이 회사 일방의 주도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 제작 절차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속력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공방위에서 ‘가이드라인’에 대한 존중과 준수 의지를 담은 노사 공동 합의문 작성을 제안했지만, 사측 대표인 금동수 부사장은 합의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합의문 작성이 불필요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사측이 주도해 제정된 ‘가이드라인’을 노사가 같이 잘 지켜보자며 합의서 작성을 제안했는데, 사측이 필요없다며 거절하는 건 도대체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이는 조대현 사장 취임 이후 공방위에서는 어떠한 형식의 합의문도 작성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의도를 노골화 한 것이다. 단체협약서에는 분명히 ‘공방위 합의사항은 즉시 이행되어야 하며’(제26조 5항)라고 규정돼 있다.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는 노사 간 합의사항이 어떻게 존재한단 말인가? 조합은 이 같은 공방위 합의문 작성 거부는 공정방송에 대해 실질적인 의지가 없는 조대현 체제가 공방위 결과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규정하고, 앞으로 이 같은 사측의 노골적인 단협 무시 행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사측, “대통령 취임 2주년 균형 있게 보도”

 

노측은 지난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취임 2년을 평가한 [뉴스9] 보도와 관련해 보도된 평가 분야가 경제와 외교통일 등 2분야뿐으로 평가 분야 선정이 자의적이며, 그 내용 또한 대국민 여론조사나 전문가 조사, 공약에 대한 검증 등이 없이 단편적인 경제 지표와 대 미.중 정상 회담 횟수 등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가 이뤄져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 취임 2주년 평가에 공약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경제민주화와 증세 문제 등의 주요 이슈가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당일 보도는 정치외교부에서 올린 안을 토대로 방송을 한 것이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경제고, 외교 문제 역시 중요한 문제인 만큼 2주년 평가를 크게 할 수는 없어 2분야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또한 공약과 관련해 경제민주화와 부자 감세 등 각론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움은 남는다고 밝히면서도, 비교적 균형에 맞게 보도했고 무슨 의도를 갖고 정부에 좋은 방향으로 평가하기 위해 2주년 보도를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측, “대통령 순방 보도, 현실적으로 검증 어려워”

 

노측은 이달 초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보도와 관련해 [뉴스9]가 ‘제2 중동 특수 기대’, ‘비즈니스 외교 주력’, ‘제2 중동 붐 조성 발판 마련’ 등 청와대가 발표한 자료를 그대로 인용 보도하며 사실상 대통령 순방을 국내정치에 활용하고자 하는 청와대의 의도대로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본계약 체결이 아닌 MOU 체결만으로 ‘380억 달러 수주 기대’, ‘2조 원대 한국형 원전 수출 합의’ 등의 표현을 쓰며 보도한 것은 KBS 뉴스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잘못된 관행적 보도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해외 순방 보도의 경우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MOU 체결 등 보도자료에 대한 검증이 어려워 보도자료만을 갖고 리포트를 제작할 수밖에 없고,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밝혀 사실상 문제가 많은 대통령 순방 보도 관행을 개선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세월호 1주년 방송, 미래지향이 최선인가? 

 

이날 공방위에서는 비공식 안건으로 세월호 1주년 특집 방송에 대한 사측의 계획을 들었다. 편성본부장은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가제)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슬픔을 딛고 안전에 대해서 점검하고 미래로 향하는 방향을 갖고 방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편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보도본부장은 세월호 전후 안전과 관련해 변한 것은 무엇인지, 미래지향적 발전적 측면에서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측은 미래지향적인 측면도 좋지만, 세월호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 인양 문제 등 아직도 세월호와 관련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방송을 준비해 줄 것을 사측에 제안했다. 실제로 최근 KBS 9시 뉴스에서는 ‘세월호특위 내부 문건이 청와대와 새누리당, 경찰 등에 유출됐다는 특위 위원장의 기자회견’(3월 24일), ‘위원장의 위원회 시행령 철회 요구와 면담 요구 기자회견’(3월 29일), ‘세월호 유가족의 416기간 집중 돌입’(3월 30일) 등 세월호 현안과 관련한 주요 뉴스가 잇따라 누락됐다. 공영방송이 세월호 1년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는 현재의 문제에는 눈을 감은 채 안전한 미래만을 외친다면 과연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는가? KBS가 1년 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주었던 아픔을 조금이라고 씻고자 한다면 공허한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현재의 모순을 드러내고 파헤치는 데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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