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미스터리...기재부와 직거래한 X맨을 찾아라!
10억 미스터리...기재부와 직거래한 X맨을 찾아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4.0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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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착오? 충성맹세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국고납입'

 지난해 KBS는 장부상 3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조대현 사장의 취임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부지를 매각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만든 수치가 34억 원이다. 그런데, KBS는 이 피 같은 34억 원 중에 무려 10억 원을 흑자에 따른 배당금으로 국고에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84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KBS의 이익잉여금 국고납입 결정은 KBS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런데, 갑자기 이 사건에 대한 자체감사가 시작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KBS본부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사내에 떠도는 풍문을 토대로,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탐사보도기법인 ‘구글링’을 활용해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 편집자 주

 

“관련 부서 전체를 감사하라!”

 

지난주부터 사내에는 ‘대대적인 감사’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감사는 착수됐다. 누군가 조대현 사장도 모르게 회삿돈 10억 원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고에 납입하도록 조치했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조 사장이 관련 부서 전체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는 풍문이다. 관련 부서 책임자는 조 사장에게 구두 보고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조 사장은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익잉여금의 국고 납입은 ‘경영회의’를 거쳐야하는 경영상의 중요한 결정사항인데, ‘경영회의를 거치지 않았다더라’ ‘경영회의에서 부결됐는데 이사회에 상정됐다더라’는 얘기가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확인 결과, 경영회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해당부서 관계자는 “경영회의 일정과 이사회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에 먼저 보고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누군가 서둘러서 일을 진행하고자 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사회에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KBS가 흑자가 났으니, 배당금 10억 원을 국고에 납입해야 한다는 안건이 이사회에 올라간 것은 지난 2월 23일 정기이사회였다. 이 자리에서 이사들은 2007년에 변경된 KBS 정관에 따라 정부가 배당을 요구할 경우, 이익잉여금을 국고에 납입할 수 있다는 조항만 인지한 채 10억 원 배당을 의결했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이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관에 따라 기계적으로 의결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날 이사회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안건이 상정되자, 모 이사가 “장부상 이익이 난 것일 뿐, 부지 매각 대금 같은 것으로 이익이 난 것인데, 이런 것도 국고에 납입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자, 김성오 시청자본부장이 “84년도에도 낸 적이 있습니다”라는 짧은 답변만을 했다. 추가적인 설명은 전혀 없었다. 심지어 일주일 전에 개최된 사전 설명회에서도 이 안건에 대한 담당부서 또는 부서장의 설명은 없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참석자는 “이사회에서 조용히 넘어가 주길 바란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지금이라도 10억 원 배당을 취소해달라는 안건을 상정하면 재의결할 수도 있는데 아직 아무도 그런 내용을 이사회에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불같이 화를 낸 방통위원장”

 

KBS를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번 사건에서 뒤통수를 맞은 건 마찬가지. 국회에 불려갔던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국회의원으로부터 “KBS에서 10억 원을 국고에 납입하게 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아무도 위원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터. 평소 화를 잘 내지 않기로 유명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광화문으로 돌아와 해당부서에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X맨은 누구인가?”

 

사건의 발단은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보낸 공문 한 장이 KBS 유관 부서에 도착하면서부터다. 최경환 기재부장관의 세수 확보 의지를 담은 이 공문의 지시에 따라, 경영회의도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는 조용히, 방통위원장도 모르게... 10억 원을 국고에 납입하려한 자는 누구인가.

 

일부에서는 이 사건이 조대현 사장의 레임덕을 알리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KBS본부는 이 사건에 대한 감사실의 감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사회까지 무력화시킨 장본인을 반드시 찾아내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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