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에게 편향을 말하는가!
누가 누구에게 편향을 말하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6.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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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노조는 공방위 무력화 시도를 즉각 포기하라!
 

다큐멘터리 <뿌리 깊은 미래>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 결과는 예상된 일이다. <뿌리 깊은 미래>가 심의에 올라갔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징계를 받을 거라 생각했다. 제작진이 잘못했거나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방심위가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예상처럼 <뿌리 깊은 나무>는 방심위의 정치심의, 표적심의를 피하지 못했다.

 

여야 구도 6대3의 방심위. 이곳에는 뿌리 깊은 편향이 있다. 백선엽 찬양은 되고 문창극 검증은 안 되고, 종편의 야당 비난은 되고 정책 비판은 안 되고,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의문제기는 안 되는 곳. 방심위는 그런(?) 곳이다. 기구의 본래 목적과 상관없이 현실의 방심위는 그 어느 국가 기구보다 정치적인 곳이다. 의견서를 잘 쓰면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는 척하면 봐줄 것이다, 부위원장이 우리 회사 출신이니 잘 해결될 것이다. 사측이 이런 기대를 했다면 정말 순진한 것이다.

 

아직 징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기각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 기각당하면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방심위의 엉터리 징계에 대한 소송에서 대부분 제작진이 이겼다. <추적60분> 천안함편, CBS <김미화의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인공기를 병렬 배치해 경고를 받았던 MBC <뉴스데스크>가 그랬다. 단언컨대 <뿌리 깊은 미래>도 소송으로 가면 분명히 이긴다.

 

‘경고’는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 2점에 해당하는 중징계다. 정상적인 경영진이라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사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할 만한 내레이션이 나왔다’며 프로그램을 폄하한 이인호 이사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논할 가치도 없다. 뉴라이트 역사관에 편향된 이사장의 프로그램 평가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 또 이사장은 프로그램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도 없다. 문제는 조대현 사장의 태도다. 조대현 사장은 시청자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10분 가까이 언급하며 사과했다고 한다. <뿌리 깊은 미래>는 정말 사과할 수준의 프로그램이었나? 조대현 사장은 일부 시청자위원의 편향된 문제제기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자신의 연임과 이 문제를 연관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회사는 방심위의 부당 징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혹시 시간을 끌다가 대충 덮으려는 계산이라면 장담컨대 그 계획은 실패할 것이다. 이미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사람이 있다. 길환영 전 사장이다. 그는 <추적 60분> ‘서울시 간첩 사건’ 편에 대한 방심위의 부당 징계에 대해 시간을 질질 끌며 행정심판 미루다 큰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해임정국에서 떠밀리듯 행정심판에 들어갔다. 명분도 실리도 명예도 모두 잃은 셈이다. 조대현 사장의 롤모델이 길환영 전 사장이 아니라면 정확히 판단하라!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세력은 자칭 공영노동조합이다. 그들의 노조 자격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그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편향성을 지적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은 KBS 이사회에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취소하라’고 요구했고, 광복절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이 아니라 이승만이 나라를 세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위원장인 황우섭씨는 심의실장 시절 자의적인 심의로 수많은 논란을 자초한 사람이다. 그들이야말로 우리 조직에서 가장 편향적인 사람들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편향성을 지적하는가!

 

지난 30일 열린 정례 공방위 회의. KBS노동조합과 KBS본부 노측 위원들 뒷쪽으로 황우섭 공영노조 위원장이 참여를 요구하며 앉아 있다.

그런 그들이 지난 30일 공방위까지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뿌리 깊은 미래>에 대해 공방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원장인 황우섭 씨가 공방위가 열리는 장소에 나타났고 논의 테이블에까지 앉으려 했다. 새노조는 이에 대해 사측과 KBS노동조합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결국 공방위가 중단되었다. 새노조는 공방위마저 이념논쟁의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이들의 기도를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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