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석연찮은 스포츠자회사 설립 중단하라!
[공동성명] 석연찮은 스포츠자회사 설립 중단하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07.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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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막판인 현 KBS 이사회에 수상한 안건이 올라왔다. 스포츠국 내 단 8명의 TF팀끼리만 폐쇄적으로 문서를 공유하던 스포츠 자회사 설립 건이다. 자회사 이름은 KBS 스포츠 크리에이티브(이하 KSC). 업무 영역은 HB(주관방송 사업)와 브랜드 사업이다.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사람은 현 스포츠국장. 설립 사유는 급변하는 스포츠계 환경에서 KBS내 의사 결정 구조나 감사 등의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라며 스포츠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등도 본사에선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회사의 사장은 스포츠국장이 직접 맡고, 일할 직원은 기존 스포츠국 내 HB 담당 부서에서 4명을 파견 보내겠다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기존에 본사 사업 조직이 있지만 답답하니까, 스포츠국장이 의사결정과 예산운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를 만들어 잘 해보겠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똑같은데 설립 목적대로 전문성이 갑자기 생길지도 의문이지만, 보다 큰 문제는 설립될 스포츠 자회사가 돈 흐름의 불투명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불투명한 돈 흐름을 견제할 장치도 없다.

     

 스포츠 자회사는 유한회사로 설립된다. 스포츠국에선 유한회사로 설립할 경우 원가 비공개, 리베이트 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사업권을 따낸 뒤 재판매를 할 때 이 돈의 흐름을 주무르는 건 자회사 사장, 곧 스포츠국장이다. 유한회사는 감사를 둘 의무도 없는데다 조합의 확인결과 다른 자회사와 달리 계열사 정책부서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때문에 활동비도 공개할 이유도 없고, 맘만 먹으면 비자금을 얼마든지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중요 정책 결정시엔 스포츠국과 협의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스포츠국의 수장이 자회사 사장 아닌가? 이런 구조라면 애사심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아니라면 무책임 경영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자회사 설립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올해 KBS가 주관방송사로 진행하는 광주 U대회(230억원), 문경 군인체육대회(120)을 끝으로 당분간 지자체가 진행하는 100억원 이상 규모의 스포츠 사업은 없다. 스포츠국장의 역량으로 해외 행사 사업권을 따내보겠다고 하지만,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 한 마디로 먹거리가 마땅치 않다.

 

 그렇다면 현재 본사에 있는 관련 사업부를 보강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 전문성이 필요하다면 KBS 스포츠 등 전문 자회사에 담당 부서를 만들어도 된다.

     

 조합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SC가 결국 현재 스포츠국 간부들의 퇴직 후 고용 보장자리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다. 또 스포츠국 내 PD, 중계기술, 카메라 감독 직종에겐 장차 아웃소싱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점이 있지만, KSC 설립안은 지난 5일 경영회의를 통과한 뒤 오늘 이사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승인이 날 경우 이르면 7~8월 중에 설립과 업무개시를 하겠다는 전광석화 같은 계획이다.

     

 조합은 조대현 사장과 현 이사회 임기 막판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뤄지는 석연찮은 여러 사내 구성원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사들은 이런 수상한 행보들을 냉정하게 분석해 잘 걸러내야 할 것이다. 스포츠 자회사 설립안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2015. 6. 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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