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반드시 심판한다
조대현, 반드시 심판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10.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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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를 이념 전쟁터로 만들 것인가?

오는 7월 28일은 조대현 사장이 취임한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2014년 7월28일, 조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경영, 보도, 프로그램, 인사, 노사관계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은 전임 사장과 비교해 신선했지만, 결과적으로 일회성 쇼였고 모든 분야는 낙제점을 받았다. 콘텐츠창의센터 신설을 통한 1월 1일 대개편 실패, 수신료 인상 실패, 경영 실패까지 총체적인 실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보도와 방송 프로그램의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어떠한 제도개선도 경영철학도 구현해 내지 못한 무능의 밑바닥을 보여준 1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사장은 연임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KBS 곳곳에서 비상식적인 일들을 벌이고 있다.

 

넘쳐나는 이념과 애국 마케팅, 청와대를 향한 조대현의 짝사랑

 

주말 저녁 8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프라임 타임 시간대이다. KBS프로그램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배치된다.

 

지금은 어떠한가? 예능국이 주도해 외주제작형태로 만들고 있는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민대합창 프로젝트가 방송되고 있다. 오는 8월 15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울 대국민합창단을 조직해 광복의 의미를 새기겠다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조대현 사장의 계산은 다른 것 같다. 김연아를 중심으로 한 청춘 합창단,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이 참여하는 서민 합창단 등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있지만, 핵심은 거물급 정치인들을 등장시켜 노래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이들 정치인들을 융숭하게 대접하는 데 있다.

 

정치부를 비롯한 사내 직원들이 총동원되는 이들 정치인들의 방송출연은 볼수록 가관이다. 김무성, 이상민, 심상정 등 여야 정치인을 가리지 않고 KBS에 불러 들여 카메라를 들이대고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자기홍보를 은연중에 방송한다. 서울 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모 정치인은 죽으나 사나 ‘서울 찬가’가 자신의 애창곡이라며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탄다.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노래들로 토요일 저녁시간을 KBS는 채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예상컨대 박근혜 대통령이 8월 15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깜짝 등장해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과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게 아닐까.그 옆에서 PD 조대현 사장은 흐뭇하게 카메라에 비친 대통령의 미소를 보고 있을 것이고.

 

조대현 사장의 연임 여부가 마치 8월 15일 상암 국민대합창에 달린 듯이 앞뒤 안 가리고 달려가고 있다. 무리한 협찬 유치, 모든 사내 역량을 총동원한 한편의 프로그램 제작, 누가 봐도 조대현 연임 프로그램이다.

 

종편과 동행취재 다니는 개념 없는 이사장

 

연임에 목 맨 또 한사람, 이인호 이사장이다. 이 분은 소위 말하는 애국세력(?)들에게도 까이고 있는 형국이다. 6월 24일 보도국의 이승만 망명정부 보도와 관련해서다. 뒤늦게 긴급이사회를 열고 해당 보도간부들을 경질시키며 수습하려 하지만 뉴라이트 진영은 그 정도조치로 자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힘들어 보인다.

 

이 이사장은 보도가 나간 6월 24일, 하필 국내에 없었다. 중앙일보 JTBC와 중국 동행취재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평화오딧세이 라는 중앙일보 창간50주년 행사에 초청돼 정기이사회까지 불참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KBS 이사장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생각하는가? 80 평생 이인호 이사장이 숱하게 맡았을 그 어떤 명예직 중의 하나정도로 여기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이런 분이 또 연임을 위해 뛰고 있다. 이인호 이사장은 KBS에 이념을 들고 들어온 분이다. 이승만을 비롯한 근현대사의 굵직한 인물과 역사에 대한 특정세력의 주장을 대변한다. KBS공영노조, 방통심의위원회, 이인호 이사장, 뉴라이트 시민단체와 언론으로 연결되는 이들의 이념 재생산의 악순환 구조는 KBS 이인호 이사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뿌리 깊은 미래’가 그랬고 ‘이승만 망명정부’ 보도가 그랬다.

 

연임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못할 것인가?

 

조대현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은 연임을 위해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임에 대한 어떤 신호도 주지 않고, 청와대를 향한 구애와 충성경쟁을 즐기고 있다. KBS 보도와 프로그램이 망가지든, 후배들을 중징계해 엄청난 고통을 안기든 연임을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어 보인다.

 

이제부터 11월까지 KBS는 무법천지의 정치행위가 사장과 이사장에 의해 펼쳐지는 불행한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연임시도 행각이 파렴치한 행위이며 KBS를 수렁으로 몰아놓는 개인정치로 규정한다. 지난 1년 조대현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이 보여준 경영행위와 행보로 이미 그들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 미련 없이 KBS를 떠나주는 것이 KBS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길환영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11월 23일까지가 그나마 보장된 조대현 사장의 임기다. ‘생각해본 적 없다’던 연임을 위해서 공영방송의 보도독립성을 내팽개치고, 후배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조대현 사장은 잔여 임기를 믿지 마라.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직원들의 뜻을 뒤로 하고, 스스로의 영달을 위해 계속 달려간다면 우리는 당장이라도 ‘연임 반대 투쟁’을 ‘퇴진 투쟁’으로 즉각 전환할 것이다.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하면서 공영방송을 국민들에게 외면 받게 만든 길환영을 몰아내긴 했지만, 당시 KBS가 받은 상처는 너무 컸다. 우리는 또다시 그런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길환영을 내쫓고 겨우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의 불씨를 어렵게 살려가고 있는 KBS에서 일찌감치 조대현 사장의 자리를 걷어낼 수 있다. 무차별 징계를 하면서 노조와 거리 두기에 나선다고 해서 연임이 가능하겠는가? 연임 반대 투쟁에 이어 양대 노조가 퇴진투쟁에 나서고 조대현 사장의 차를 가로막는다면, 아마 수많은 차기 사장 후보들은 멀리서 미소를 지을 것이다. KBS 사장의 임기는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는 자에게만 보장된다.

 

옳은 길이기에 간다

 

김재철 이후 MBC는 무기력과 패배주의에 휩싸여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 투쟁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KBS운명도 크게 바뀔 것이다. 90년 4월 이후 수많은 선배, 후배, 동료들의 희생을 치루며 그나마 지금의 KBS를 지켜왔다. 몇몇 군상들의 변절과 배신, 회의, 반성 속에 좌절하기도 여러 번, 그럼에도 우리 KBS인들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체제의 존속을 염원해 왔고 아직까지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금의 체제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공영방송의 가치 수호’는 공공성과 독립성을 권력으로부터 지켜내고 언론자유를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켜야 하는 우리의 KBS인의 운명이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배신이, 좌절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을지 모르겠지만 옳은 길이기에 간다. 그 길에 KBS본부가 언제나 앞장 서 깃발을 올릴 것이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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