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을 말한다...이응진 TV본부장
본부장을 말한다...이응진 TV본부장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10.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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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무위의 도’를
즐긴 TV본부장

 

파격적인 인사였다. 퇴직한 지 1년 가까이 된 인사를 본부장으로 발탁하는 것은 공사 창립 이래 희귀한 경우였다. 재직 시설,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성공한 드라마 PD였지만 사생활과 관련해 잡음이 있었던 인물이라 발탁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국장 시절엔 후배 간부들에게 재떨이를 던질 정도로 독선적이라는 등,KBS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등 본부장 인사가 발표되자마자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았다. 진위 여부는 불분명했지만 PD 사회에선 구성원들의 호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개성 있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본부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응진 본부장에 대한 PD사회의 평가는 한 마디로 ‘격렬한 무위’다. 그는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이다. 공과를 평가하기 민망할 정도로, 그는 지난 1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일 멋진 옷을 입고 나타났고, 잘 다듬어진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고 있지만 소문 속의 강력한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격렬한 무위’를 즐겼던 지난 1년 TV본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사장이 연임을 위해 인력과 자원을 광복 70주년 ‘나는 대한민국’ 특집 프로젝트에 대거 투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대개편을 주도한 콘텐츠창의센터장의 상명하달식 독주를 막지 못해 TV본부는 하청 기지로 전락했다.

 

신규 프로그램이 본부장도 모른 채 사장실, 콘텐츠창의센터장과 직거래 되었고 기존 프로그램을 죽이는 것은 편성본부장의 취향에 따라 결정되는 무원칙과 무질서가 난무했다. 이처럼 TV본부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지만 이응진 본부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TV본부의 위상이나 미래보다는 좋은 옷, 멋진 헤어스타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기상캐스터들의 옷을 디자인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인다. 이 프로젝트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되었고 몇몇 PD는 샘플 옷을 감상하기도 했다. 900명의 PD, 2개의 채널을 책임지고 있는 TV본부장이 한 일 치고는 참으로 기괴하다.

 

분명 장점도 있었다. 신관 7층과 9층을 오르내리며 제작 PD들과 소통하는 일에는 열심이었다. 비록 프로그램에 대한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해 매번 대화가 겉돌기는 했지만 최근 10년간 TV본부를 책임졌던 그 어떤 본부장보다 뛰어났다. 특히 소통보다는 호통을 좋아했던 조대현 전 본부장에 비하면 훨씬 친화력이 뛰어났다.

 

우리는 KBS TV본부가 대한민국 콘텐츠 제작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본부장을 원한다. 사장 앞에서 TV본부의 권리와 의무를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본부장, 실세 센터장이 월권을 하면 따끔하게 혼낼 줄 아는 본부장을 원하다. 그리고 최소한 패션보다는 방송에 더 관심이 많은 본부장을 원한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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