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초청을 받아, KBS 예산으로 미국출장을 갔는가?
누구의 초청을 받아, KBS 예산으로 미국출장을 갔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11.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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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이사장과 조대현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 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9월1일(화)자 노보 171호를 통해 이인호 이사장의 부당 해외출장 의혹과 이인호 이사장이 직접 출연한 프로그램의 기획, 편성, 방송과정 전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사측은 KBS본부 노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 ‘허위사실’로 단정하고,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을 요구하였다. 또한 이인호 이사장 역시 이례적으로 코비스 공개서신을 통해 노보 내용의 사실 여부와 게재 경위를 규명해 달라며 감사를 요청하였다. 마치 KBS본부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부당하게 의혹을 제기한 것인 양 치부하고, 사측의 부당한 해외출장과 예산유용 의혹에 대한 노동조합의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소설’로 매도하고 있다. 사측의 해명대로 행사를 주최한 한종우 교수와 이인호 이사장이 평소부터 서로 잘 아는 선후배 관계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관계를 부풀려 말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것이 이번 해외출장의 성격을 ‘공무출장’으로 만드는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이인호 이사장과 조대현 사장은 노보171호를 다시 꼼꼼히 다시 읽어보길 권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역사학자 이인호씨가 왜 미국으로 갔는가?”가 아니다. “이인호 KBS 이사장은 누구의 공식적인 초청을 받아, 1천여만 원 이상의 KBS 예산을 써서 해외출장을 갔으며, 과연 이는 정당한 공무출장인가?” 하는 것이 바로 첫 번째 의혹이다.

 

공식초청이라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공개하라.

 

사측은 “당초 조대현 사장이 초청받았으나, 역사관련 행사인 관계로 이인호 이사장을 대신 가도록 했다”고 해명했다가 이제는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가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전달했다”며 “외부단체의 공식적인 초청에 이인호 이사장이 KBS를 대표해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은 무엇인가? 말 바꾸기 그만하고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라.

이번 사측의 해명에 따르면 ‘한국전쟁유업재단 측이 자신들의 행사에 KBS고위층이 참석해 달라는 ’이메일‘ 요청을 했고, 다시 이를 근거로 조대현 사장이 이사장의 출장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1천여만 원의 비용이 드는 KBS의 해외출장의 근거가 이런 식으로 달랑 ‘이메일’ 한 장으로 처리됐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과연 그 행사의 내용이 과연 KBS와 어떠한 업무관련성이 있단 말인가? 사측은 우선 공식초청이라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누가 언제 받았으며, 그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이사장의 정당한 공무출장이 성립하려면, 내부기안과 일상감사 등 내부의 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출장의 당초 목적과 내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역대 이사회의 많은 해외출장 사례들을 보아왔다. 해외방송시장 견학이나 해외공영방송사 탐방, 해외 KBS 계열사 격려방문 등 해외출장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그 의미를 존중해왔다. 하지만, KBS 이사회의 기본 역할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해외출장마저 용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만약 해외출장을 요청했다는 조대현 사장이나 해외출장을 직접 다녀온 이인호 이사장 스스로 공식초청에 의한 공무출장을 입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는 직위를 남용해 KBS의 예산을 함부로 낭비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역사 강의’가 KBS 이사장의 공무인가?

 

사측은 이인호 이사장의 이번 해외출장이 필요한 내부의 공식적인 절차를 모두 밟은 정당한 공무출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사회 사무국 직원까지 동행한 이번 해외출장에서 KBS 이사장으로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 역사 강의와 만찬 참석, 참전용사 기념비 참배가 일정의 전부다. 출장품의를 했다고 모든 출장이 공무이고 정당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인호 이사장의 미국 내 행적을 보면 과연 KBS이사장으로서 미국을 간 것인지 아니면 역사학자 이인호로 참석한 것인지 전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 앞서 또 한 번의 해외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지난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평화오디세이 2015’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국을 다녀왔다. 전직 외교관, 학자, 예술인 등 저명인사 31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 이인호 이사장 역시 역사학자로서 초청받아 직접 5박 6일간의 일정을 함께 했다. 이 출장은 KBS의 공무출장으로 처리되지 않았고, 이사회 사무국 직원의 동행도 없었으며, KBS 예산 또한 전혀 투입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KBS 이사장으로서가 아니라 역사학자 이인호로서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인호 이사장의 6월 중국출장과 7월 미국출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단지, 내부기안을 거쳤는가 또는 거치지 않았는가의 차이인가? 조대현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은 왜 유독 미국 출장에 대해서만 1천여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KBS가 투입했는지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역사학자 이인호의 활동과 해외출장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할 생각이 없다. 다만 KBS 이사장으로서의 활동이 아니라 역사학자 이인호로서의 활동에 KBS의 예산과 인력 등 자원이 투입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국민의 수신료가 한 푼이라도 엉뚱하게 쓰인다면 이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2015년 9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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