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맙시다. 움츠린 마음을 펴고 일어섭시다!"
"쫄지 맙시다. 움츠린 마음을 펴고 일어섭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5.12.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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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오태훈 제4대 정·부위원장 당선자가 드리는 글
 

출·퇴근길, 회사 앞 30m 대형광고판 위에 농성중인 풀무원 화물노동자를 마주할 때마다 가슴 한편이 시립니다. 지난 주말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도 옛 인권위 건물 옥상 광고판 위에서 농성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단지 그들의 처지가 가엽거나 측은해서가 아닙니다. 세상 곳곳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절규하는데, 재벌들의 곳간엔 유보금이 수백 조씩 넘쳐나는 이 막장과 같은 현실에 분노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 때문입니다. 차별과 불평등과 약자의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고, 권력 앞에 쩔쩔매는 우리 공영방송의 자화상이 너무 슬프기 때문입니다.

 

‘어휴~’, ‘어려운 시기에…….’, ‘힘들 텐데…….’

저희가 지난 선거운동 기간 만난 분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깁니다. 모두가 조금은 지쳐있었습니다. KBS 사장에 취임한 건지, 검찰총장에 취임한 건지 모를 신임 사장의 행보를 보노라면 불안과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희 성재호, 오태훈은 감히 ‘희망’을 말하고자 합니다. 저희 4대 집행부와 함께 할 향후 2년은 ‘민주선거로 위장한 독재 권력’의 마지막 길이자,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KBS의 퇴행을 멈출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우리 내부 힘만으로는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다행히 시민사회는 아직 우리 KBS에 대한 희망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보다 큰 연대를 만들겠습니다. 전 국민적인 관심과 감시로 정권의 방송 통제를 막아내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퇴행을 멈추어 광기가 아닌 이성과 상식이 통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 꽃피는 사회로 거듭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어쩌면 시민 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물론 우리가 처한 상황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사측에 맞서 싸우기 전에 먼저 노-노 간의 차이와 갈등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사실 지난 1년 동안 분기마다 열리는 노사협의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공정방송위원회도 제 역할을 잃은 지 오랩니다. ‘우리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면…….’ 솔직히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누구를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KBS노동조합과 생산적인 연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소모적 다툼을 끝내고 일과 아이디어로 생산적인 경쟁을 하겠습니다. 승리를 위해선 노측과 사측이 일대일 구도여야 합니다.

 

사실 방송의 독립과 공정, 제작의 자율 등은 지난 세기의 과제들입니다. 작금의 현실은 공영방송조차 ‘생존’을 위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밀린 과제를 완수하지 못한 채 지난 세기의 질곡 속에 싸우고 있지만 미래도 준비해야 합니다. 조합 스스로 먼저 준비하겠습니다.

 

내부의 차별, 지역과 본사의 불평등 문제 역시 해묵은 과제임에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향후 예상되는 조직 개편, 구조 합리화라는 미명 아래 더 큰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조합은 단호히 맞설 것입니다.

 

쫄지 맙시다. 움츠린 마음을 펴고 일어섭시다. 희망이 보입니다. 희망이 없다면 이렇게 앞에 서지도 않았을 겁니다. 심판의 날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성재호, 오태훈의 ‘맞불’ 집행부가 차곡차곡 준비하겠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4대 정·부위원장 당선자

성재호, 오태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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