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압 침묵,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청와대 외압 침묵,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6.07.0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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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외압 침묵,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 활동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어제, 2014년 4월 참사 당시 KBS 보도를 유린한 정권 차원의 외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속사포와 같은 고성으로 보도에 개입하고, 구체적인 내용 변경과 편집까지 요구한 사실이 육성으로 생생히 공개됐다. 

 

그러나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KBS에서는 뉴스9를 포함해 어떤 방송 뉴스에서도 관련 소식을 전해들을 수 없었다. 당일 KBS 사회2부 기자가 기자회견장까지 찾아와 취재했고, 기사까지 작성했지만 데스크 과정에서 기사승인조차 떨어지지 않았다.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 여야 대립’이라는 정치공방 기사 속에 몇 마디 말로 처리해 사실상 보도를 누락시킨 것과 다름이 없다.

 

주요 일간지와 통신은 물론 MBC와 SBS까지 메인 뉴스에서 다뤘지만 유독 KBS만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인가. KBS의 세월호 관련 보도에 대해 거리낌없이 외압을 자행하던 당시 KBS의 참담한 위상을 지금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뜻인가? 현 보도국 간부들까지 포함해 KBS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 세월호 보도 개입에 맞서 제작거부와 파업에 나섰고 사장 퇴진을 이룩한 것이 불과 2년 전 일이다.

 

 

 

새누리 보좌관 익명으로 숨겨놓고 더민주 의원 비난

 

그게 전부가 아니다. 어제 ‘KBS뉴스9’에서는 ‘세월호 유족 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주민 더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갑질 자료요구’를 비판하는 뉴스가 별도 로고와 함께 두 꼭지로 방송을 탔다. 우리는 여기서 박 의원의 자료 요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청와대 수석의 KBS 보도 개입의 적나라한 육성이 폭로됐음에도 KBS 보도국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하필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강제로 종료된 어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억울함을 대변해 온 박주민 의원에 대한 비판 뉴스를 메인뉴스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그동안 정부와 여당 편향적이라는 KBS이기에 그 의도의 불순함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리포트에서 박주민 의원의 행태를 비난하는 국회 내부자(국회의원 보좌관) 인터뷰가 음성 변조와 함께 익명 처리돼 방송됐다. 그러나 조합의 조사 결과 해당 보좌관은 더민주당과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는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임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이 같은 사실은 숨긴 채 익명의 그림자 뒤에 선 비판이 과연 정상적인 보도인가? 이러한 보도를 버젓이 메인뉴스에 내보내는 KBS 보도책임자들을 과연 언론인이고 공영방송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해서든 세월호 참사로 인한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축소시키고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흠집 내 정권을 비호하겠다는 속내가 담겼다고 보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식이니 KBS가 국영방송이라는 조롱을 듣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 같은 검은 의도가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착각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이미 어제 종일 모바일과 인터넷에서는 이정현 이름 석 자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수위권을 오르내렸다. 추락한 KBS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보도 개입 폭로를 뭉개고 KBS 보도를 추락으로 이끈 현 고대영 사장과 보도본부 뉴스 책임자들은 그 책임을 온전히 짊어져야 할 것이다.

 

 

2016년 7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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