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팅’, 부·국장부터 실시하라!
오늘 사측이 실시하려던 인사제도 개편 설명회가 끝내 무산됐다. 설명회에 앞서 우리 노동조합은 노사 합의로 인사 제도 개편을 추진할 것을 사측이 먼저 약속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측의 인사제도 개편안은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근로조건 하락)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법과 판례에 따라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얘기다. 앞서 오전에 열릴 예정이던 KBS노동조합 설명회도 무산됐다.
이번 인사제도 개악 역시 조직개악 당시처럼 사측은 졸속, 밀실 추진으로 일관하다가 한차례 노동조합 설명회를 들러리 삼아 시행에 들어갈 속셈임이 뻔하다. 이미 여러 차례 성명과 노보를 통해 지적한 바와 같이 사측의 이번 인사제도 개악의 핵심은 ‘잡 포스팅’을 빙자해 ‘직종폐지’와 ‘부당전보’를 합리화시키겠다는 거다. 사측은 이번 인사제도 개편이 ‘KBS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한 인력 효율화 방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좋다! 그렇다면 일반 직원들의 평가를 토대로 먼저 각 부서장과 국장들을 대상으로 ‘잡 포스팅’을 실시하라! 직원들이 존경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먼저 부서장, 국장 자리에 있어야 일반 직원들도 ‘잡 포스팅’에 응하고 싶을 것이 아닌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일처리보다 오로지 권력의 눈치만 보고, 윗사람에 아부하기에만 급급한 인사들이 대부분인 현 간부들에게 ‘잡 포스팅’은 허울만 좋은 ‘돼지 목 진주목걸이’일 뿐이다.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근무지역의 급격한 변화와 납득할 수 없는 전보, 입사 당시 예상했던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인사 발령 등 막대한 근로조건의 퇴보가 예상된다. 이 같은 결과를 수반하는 불이익한 ‘취업규칙(인사규정 및 제도)’ 변경은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은 근로기준법과 판례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양대 노동조합의 반발로 설명회를 치르지 못한 사측이 이번엔 한 차례 형식적으로 직원 설명회를 연 뒤 이를 핑계로 ‘인사제도 개악안’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 직원 설명회로는 어림도 없다. 더구나 KBS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올 인사제도 개편안임에도 노사합의는 커녕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경영회의를 통해 시행할 가능성마저 높은 상황이다. 불통의 고대영식 경영이 어디 가겠는가? 분명히 경고한다. 만일 이번 인사제도 개악을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강행할 경우 노사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며 이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밝힌다. 또한 고대영 경영진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2016년 10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